홍진태 충북대 약대 교수

생명과학이란 1930년대 대두된 학문으로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인간과 자연, 본연의 관계를 해명하는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체를 이루는 세포들의 운동·유전·진화·조절 등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에서 노화현상 연구, 세포치료제 개발 등 의료기술에 관한 연구, 인체정보의 의료에의 응용 등 광범위하게 생명과학의 범주가 보건의료계로 넓어지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 생명과학이 보건의료계로 확산되고 있다.

보건의료산업은 인구고령화의 사회적 변화에 따라 산업 자체가 초고속 성장을 하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전 세계 보건산업 시장은 5000조원 이상으로 자동차산업의 2-3배 규모이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전 세계 7-8% 시장규모에 국내산업을 지탱하는 주요 산업으로 부상했지만 보건산업은 전 세계 시장규모의 1% 남짓이다. 다음 세대의 먹거리 창출산업으로서 보건산업 발전을 위한 특단의 발전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산업발전 근간은 인재 양성과 그 인재들의 투철한 국가 발전을 위한 노력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작금의 보건산업인력의 비정상적 진로 선택에 문제가 있다.

경제 자본주의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한 인생진로의 선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대학 선택에서 소신을 가지고 과학자가 되기보다 돈벌이가 더 좋다는 의학계열의 선택이 당연시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됐다. 의사·약사로서 질병 치료로 사회에 봉사하는 것도 중요한 뜻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만드는 의과학자가 국가성장동력의 중심인물로 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생각해 보건산업계로 나가 생명과학자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해 주기를 사회는 바란다.

단순히 더 좋은 조건에서 자신의 부의 쉬운 축적에 만족하고자 의학계열의 길을 선택한다면 유능한 젊은이로서의 진로 선택에 아쉬움이 남는다.

60-70년대 전자공학도 등 이른바 이공계 출신들이 오늘의 우리나라 먹거리 산업인 전자나 자동차산업 발전의 중심 역할을 했다고 본다면 현재의 보건의료계의 젊은 인재들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국가 경제의 주축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고 개인적인 삶의 영달보다도 국가 전체의 산업발전을 통한 국민적 부의 창출에 기여한다는 애국적 판단에 근거한 현명한 진로 선택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의학계열의 젊은 인재들이 우선 생각하는 것은 개인수입이지 국가 보건산업의 주역이 된다는 의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어려운 사회 모습을 타파하는 혁신적 자기 발전과 산업 발전을 위한 가치관이 예전의 공학자만 못한 사회적 변화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의 문제를 개인적인 사고의 차이로만 간주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기획정책을 통하여 산업의 발전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모범적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도 국방이나 보건 부분의 유도기획경제를 통해 기술우위 산업인 보건산업 등에 연구개발비를 집중하고 기업 생산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제 국가는 기획경제체제를 받아들여 미래를 설계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체제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 핵심산업의 전문가 양성과 기술개발을 계획하고 이외 산업구조까지 유도계획을 통해 국가경제의 미래 모습을 설계하고 지원해야 한다.

보건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미래지향적이고 지원이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차세대 성장 산업임을 누구나 확신하고 있다. 미래 산업의 중심에 서게 될 보건산업 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많은 인재들이 보건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국가가 유도적으로 계획해서 끌어나가야 한다고 본다.

위대한 보건기술 개발과 산업화 경영의 성공을 유도할 수 있는 적극적 지원책, 보건기술인력을 우대하는 풍토 조성, 전폭적인 보건인력양성장학제도를 도입하고 기업에서는 평생직장 보장과 혁기적인 보상체계 구축 및 후생복지 지원의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우리나라가 살아날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산업인 보건산업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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