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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로 정치할 생각 말라

2012-01-17기사 편집 2012-01-16 21: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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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위 곧은소리- 부화뇌동식 개혁 민심 왜곡 정도정치로 국민신뢰 회복을

사전상으로만 보면 '꼼수'란 말은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이라고 되어 있다. 필자는 이에 더하여 '잔꾀로 남을 속이거나 남의 환심을 사려는 수법'쯤으로 해석하고 싶다.

민주통합당이 새롭게 출범하는 과정에서 노상 함께 정치를 해 왔던 사람들끼리 별도의 당을 만들어 통합하는 모양을 갖추는 것도 흥행 효과를 노리는 꼼수요, 한나라당이 과거 부패한 사람이나 국가의식이 불분명한 사람이나 27살짜리 청년을 비대위원으로 선정하고 나서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말을 삭제하자고 주장했던 것도 꼼수로만 보일 뿐이다. 어느 정당이건 그 진정성과 역사적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흥행 효과를 극대화시킬 전략의 일환으로 선택한 모바일선거 때문에 정당의 기능은 사라지고 그 형해(形骸)만이 남게 되었다.

모바일선거란 무엇인가? 주로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SNS선거가 아니겠는가? 누가 후보인지도 모르고 당과의 일체감도 없이 투표한다. 한때의 젊은 표를 얻기 위해 모바일선거를 하는 것이 결국에 가서는 국민 전체의 의사를 왜곡시키고야 말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국민적 불신은 쌓여가고 당의 정체성은 사라지며 책임정치는 실종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꼼수 정치로 일시적 인기를 얻어 다음 총선거에서 표를 얻을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치를 실종시켜 스스로 정치무대에서 사라질 운명의 함정을 파는 것이 된다. 꼼수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이유다.

민주통합당이 모바일선거를 한다니까 그 방식을 따라하겠다고 나서는 한나라당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남이 장에 간다니까 거름지고 장에 가는 격'이다. 집권당쯤 되면 야당과 같은 흥행에 신경 쓸 일이 아니라 당과 나라를 살리는 일이 무엇인가에 고민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비상대책위의 인적 구성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그들이 구상하고 있는 당 개혁의 목표도 분명하지가 않다. 이는 한나라당이 맞고 있는 위기가 어디서부터 연유하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누구를 당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로부터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말을 빼자는 말에 이르기까지 문제의식의 공유(共有)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말을 빼자고 주장하는 것도 일종의 꼼수다. 보수라는 말을 넣느냐 빼느냐 하는 문제는 본질문제가 아니다. 복지문제를 들고나오면 진보고 그렇지 않으면 보수라는 공식도 있을 수 없다. 복지는 보수 세력이냐 진보 세력이냐와 관계없이 돈이 있으면 하는 것이고 없으면 못하는 것이다. 돈도 없으면서 복지정책을 확대하자는 것은 좌파건 우파건 꼼수에 불과한 정책이다. 꼼수에 능한 세력이 좌파 세력이기 때문에 복지는 마치 좌파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되어온 측면이 강할 뿐이다.

엄밀히 말해 한나라당의 위기는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에 바로 근원적인 위기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보수의 기본가치라 할 청렴과 변화에 대한 천착이 부족한데다가 중도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종북 좌파들에게까지도 단호함을 보여주지 못한 데에서 시작된 위기다. 어떤 국민에게도 신뢰감을 주지 못한 것이다.

국민을 설득하고자 하는 용기도 신념도 없이 무기력하게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면서 웰빙족처럼 비친 데에서 위기는 깊어졌다고 본다. 수도 없는 우파 단체들이 생겨난 연유와 그 단체들이 하나같이 한나라당에 대해 아무런 희망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위기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왜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도 가지지 못하고 있는 비대위라면 한시바삐 해산하고 다시 구성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본다. 돈 봉투 사건이 더 깊은 낭떠러지로 한나라당을 밀어 넣은 이상 비대위원들은 더 높은 이상으로 더욱 높은 쇄신을 요구하는 것이 옳다.

그러려면 비대위원들의 위치와 역할이 종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정립될 것이 요구된다. 비대위는 단순한 한나라당만의 비대위라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사회적 존경과 신뢰를 받는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비대위에서 우리나라의 정치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작업을 한다는 자세와 철학으로 나라의 비전을 담은 처방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로 하여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간다면 한나라당도 살고 나라도 발전될 것이 아니겠는가? 꼼수로 위기를 타개할 수는 없다. 더더구나 꼼수로 정치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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