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은의 학습상담

Q 얼마 전 학교에서 인성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결과 아이의 행복지수가 걱정할 만큼 낮게 나와서 왜 행복하지 않은지 알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창의적이고 사교적이며, 모험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크면서 타인의식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몇 주전에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툼이 있었는데 "너도 똑같은 놈이야"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친구한테 맞고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어느 날은 집에 들어가려고 전화를 했는데, "엄마, 지금 사람을 보는 게 너무 힘들어요. 나중에 오세요!"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아이의 심리상태는 어떤지 그리고 나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싶습니다. 

A 일방적 명령 대신 자신 감정 표현할 기회 주세요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부모로서 해야 할 일도 많아지고, 지혜로운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가슴으로 아이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능력이 우선시되는 사회에 살게 되면서 혹시 내 아이만 뒤처지면 어쩌나 해서 불안해하며, 부모들은 미리부터 아이들에게 넘쳐나는 교육적 관심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들의 충동성과 공격성을 부추기게 됩니다. 부모들이 주로 호소하는 것은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내놓았지만 실제적인 것은 아이의 지나친 경쟁과 타인의식을 호소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아이 스스로 한다기 보다는 주변의 반응으로 인해 만들어진 부적절한 자기인식과 감정억제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억압된 정서는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인 공격성으로 표출되고 있었고, 이런 결과물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죄책감과 자존감 하락을 가져오게 됩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엄마들 간의 경쟁도 시작하게 됩니다. 옆집아이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면 엄마들은 불안해 하게 되고 아이들은 학원을 순회하게 되다가 과부하 상태가 됩니다.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는 방식에 따라 부모의 유형을 나누기도 하는데, 내담아동의 부모님의 경우 '전제형'의 부모로서 막강한 힘을 행사하며 자신이 내린 명령을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주기를 바랐을 수 있습니다. 아이는 질문을 하거나 도전하며 반대의견을 내놓을 수도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또래관계에서도 적절한 자기표현이 어려워 외면당하기 쉽고, 늘 기가 죽어 있어 포기하기 쉽습니다. 대부분 이런 경향의 아이들이 십대가 되었을 때는 부모와 맞서 싸울 만한 힘이 생기기 때문에 반항하기 쉽다는 점도 나타납니다.

요즘처럼 부모로서의 역할이 중요시되었던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문제가 행복이든, 공격성이든 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먼저 아이의 생각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서로간의 신뢰성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의 권위적인 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지움상담심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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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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