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태 충북대 약대 교수

2011년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5000억 달러를 넘었다. 조선과 반도체, 자동차 등의 호황에 따른 것으로 세계 7-8위권이라 한다.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수출 지향적으로 국가성장을 주도해 나가야 하는 국가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경쟁력은 2005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다. 국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연구개발비를 급속도로 높이고 있다. GDP 대비 연구개발비는 세계 4위 수준까지 계속 늘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기술경쟁력이 밀리고 있다 하니 연구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지속적인 산업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는지 걱정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연구비는 늘어도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는 것은 선진국만을 쫓아가는 과학기술이었고 근시적으로 눈앞의 경제발전에 필요한 단기적 과학기술에 중점해서 투자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연구정책 방향을 이제는 응용과학에서 기초과학 위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차세대 새로운 조선과 반도체, 자동차 개발을 위한 기초기술 및 기초과학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신사업도 숨어져 있던 기초기술 과학이 탄생시키는 것이라는 걸 새삼 각인해야 할 것 같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연구를 통해 창조적 지식 및 미래원천기술을 확보해 국가 성장동력을 지속하기 위한 사업이다. 글로벌 인재가 참여하는 기초과학 종합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창조적인 연구환경 조성을 통해 세계적인 과학인들을 육성하고 기초과학과 비즈니스가 융합한 국가성장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가 선진국을 모방해서 성장해 왔지만, 모방 전략만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기초연구 역량을 강화해 창조형 국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기초과학을 획기적으로 진흥시키고 기초과학 역량에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 예술, 인문학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설립하게 되었고 2011년 5월 16일 확정됐다. 대전에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을 두어 과학벨트의 거점으로 하되 대구·경북과 광주 등에 `연합캠퍼스`를 만들어 연구 기능을 분산 육성하도록 했으며, 수도권 대학 등 전국에 연구단 일부가 배치되고 거점지구와 연계해 응용연구 개발연구 사업화 등을 수행할 기능지구를 청원(오송·오창), 연기(세종시), 천안에 각각 두기로 했다.

충청권에 과학벨트 거점과 기능지구를 두게 됨에 따라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초과학의 장을 열게 된 것이다. 과학벨트의 거점지구에서 학교와 연구소가 주도하는 기초연구가 진행된다면, 기능지구에서는 기업 등 산업계가 기초연구를 응용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등 연구 기반을 제공한다.

기초과학은 정부나 풍부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들이 먼 장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당장 사업화가 되는 분야에 투자와 지원이 집중되었으며 기초과학에 많은 투지를 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것이 기술경쟁력을 떨어뜨린 결과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고, 노벨 문학상 수상 가능성도 매년 이야기되고 있지만 물리학상·화학상·생리학/의학상 등 기초과학 부문은 아직 강력한 후보도 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의 현실이다. 노벨상은 연구를 묵묵히 수행하여 과학지식을 새로운 방향으로 길을 열거나 한 단계 높여준 성과를 달성한 과학자에게 돌아간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기반으로 하여 기초과학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되길 바라며 대한민국의 기초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고 자연스레 산업경쟁력과 연계되길 기대한다. 충청권이 앞으로 미래의 과학의 산실이며 국가 신성장 산업 창출의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다. 정부의 미래지향적 투자의지와 기초과학자의 열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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