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2012년 재테크 전

올 한해 금융시장 기상도는 대체로 '먹구름'이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국가 부채 확산에 따른 세계경제의 위기 증폭, 국내에선 물가 고공행진으로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신세를 면치 못했다. 김정일 사망에 따른 북한발(發)리스크는 투자자의 불안감을 더욱 확산 시켰다. 재테크를 통해 기대수익률을 높게 잡았던 투자자 대다수가 고개를 떨궈야 했던 한해였다. 시장에선 투자금을 까먹지만 않아도 올해 재테크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설까지 돌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위기 탈출도 장기간의 시간이 요구된다고 전망한다. 재테크 험로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1%의 수익률이 아쉬운 서민의 입장에선 재테크를 등한시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새해를 앞두고 올 한해 각종 리스크를 진단해 보고 재테크 고수로 거듭날 수 있는 노하우를 살펴본다.

◇주식·부동산 더 이상 황금알이 아니다?

대표적인 투자종목인 주식과 펀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한 해였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각종 리스크가 산적한 때에는 기대수익률을 낮추라고 권고한다.

실제로 올해 주식을 들고 있었던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을 봤다.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경우 손실은 5%에 머물렀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경우 손실은 평균 10%로 늘어났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손실은 평균 17.5%로 추정된다.

안전 투자 종목인 부동산 수익률도 안 좋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역 주택매매가격은 작년 말 대비 지난달 말까지 0.5% 상승하는데 그쳐 1986년 이후 평균상승률 4.9%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대전을 포함한 5개 광역시의 주택매매가격은 작년 말 대비 15.5%, 아파트매매가격은 21.1% 뛰었다.

예전에는 부동산을 사고 팔아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부동산 자산의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대는 갔다고 입을 모은다.

자산시장이 불확실해진 만큼 기대수익률은 낮추고 시장의 변동성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종 리스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현금화가 부담스러울 경우 변동성을 활용해 단기간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매도하는 식으로 운용하면 된다.

◇가계부 작성부터 차근차근

스마트한 시대에 가계부 작성이 웬말이냐고? 재무설계보다 중요한 것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가계부다.

가계부 작성 초보자는 일단 편안하게 적고 싶은 내용만 적으면 된다.

예를 들면 1월 3일 햄버거세트 5000원, 생수 1200원, 신문 600원, 1월 5일 중국집 외식 1만 2000원(친구 경식) 등이다.

이때 사용한 금액 뒤에는 알아볼 수 있도록 카드나 현금으로 사용했다는 표식을 달아두면 좋다. 영수증 첨부는 필수다.

마찬가지로 경조사나 현금을 송금한 것 등도 자신만의 표식을 개발하면 편리하다.

또한 잔액 맞추기에 연연해하지 말아야 한다. 엑셀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가계부를 쓸 때는 자동적으로 계산이 나올 수 있는 데 이때 잔액이 맞지 않으면 몇 번 시도하다가 답답함을 느끼고 가계부 쓰기를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

가계부의 목적을 잔액 맞추기보다 언제 무슨 용도로 돈을 썼는지, 그리고 항목별로 월 또는 연 합계가 얼마나 되는 지를 파악하고 앞으로 조절해 가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예결산을 꼭 점검해야 한다.

불필요한 지출이 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교육비나 노후 대비한 예금 등 소득 대비 저축금액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이때 매월 날짜를 정해놓고 평가하는 것이 좋다.

지출 부분은 분야별로 살펴보는 게 현명하다. 식비, 문화생활비, 통신비 등 분야별로 계산하면 어느 분야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줄일 수 있는 비용을 뽑아보고 내달 예산을 조정할 수 있다.

◇금융시장 알짜상품 알면 수익 두배

금융기관 특판상품을 이용하면 플러스 알파 수익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보통 은행은 연중 몇 차례씩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를 벌인다.

예금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한편 대출을 할 경우에도 현 기준보다 낮은 금리로 받거나 대출 수수료를 피해갈 수 있다. 또 환전·수수료 면제 등 각종 쿠폰도 덤으로 챙겨둘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수수료를 피해갈 수 있는 월급통장은 필수다. 인터넷폰·모바일뱅킹 등 수수료 면제는 물론 타행 ATM기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수수료 면제혜택을 받는 상품도 있다.

여기에 월급통장은 금리를 높게 적용받거나 자사 적금 가입시, 우대금리를 제공 받을 수도 있다.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주거래 은행을 찾아 월급통장의 혜택에 대해서 알아본 후, 자신이 수수료를 가장 쉽게 절약할 수 있는 통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 상품마다 특별한 금리를 우대해 주는 잔액 구간이 있거나 이자 지급 시 선입선출 방식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밖에 CMA(Cash Management Account, 어음관리계좌) 상품도 주목할 만 하다. 이 상품은 예금통장과 투자상품의 혼합형이다.

보통예금 이자는 연 0.2%이지만, CMA는 하루만 맡겨도 연 3% 안팎의 투자수익(이자)을 안겨준다. 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과 이체도 할 수 있고, 월급통장 등록 등 각 회사가 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입출금 수수료 및 이체수수료가 면제가 된다.

현재 15개 증권사에서 판매중이며 은행 월급통장처럼 자동납부, 자동이체, 인터넷뱅킹 등 부가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통신비, 신용카드 대금, 공과금,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까지 편리한 자동납부 서비스를 CMA계좌 하나에서 모두 제공한다.

안전한 예·적금에 대한 의존도 좋지만 적립식 펀드 가입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적립식 펀드는 매달 지정한 날짜에 일정액의 주식을 매입하는 구조다.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내는 게 특징이다.

 강대묵 기자 mugi100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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