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유통업계 뉴스·전망

올해 유통업계는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그대로 소비패턴의 변화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 시장은 좀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조금이라도 싼 값에 구매하려는 욕구로 급성장했고 식품구입 패턴도 대형마트 위주에서 저렴한 가격과 사은품, 덤을 앞세운 TV 홈쇼핑으로 옮겨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백화점, 대형마트의 판매수수료율 인하와 신용카드사와 대기업·중소 자영업자 간 수수료율 인하를 둘러싼 갈등은 유통업계에도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먹고 살기 힘든 서민도 함께 살길을 찾아 나가기 위한 진통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올해 유통업계 핫이슈와 분기별 뉴스, 내년 유통업계 전망을 살펴본다.

◇올해 유통업계 10대 뉴스=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의 '2012년 유통업 전망 및 2011년 유통 10대 뉴스'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통전문가들은 올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백화점 판매수수료 갈등'을 꼽았다.

정부가 고 물가 속 물가안정과 동반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자 대형유통기업과 중소유통기업 간 갈등이 고조된 것인데 유통전문가 10명 중 6명에 달하는 63.9%가 이 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선택했다. 관련 이슈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46.3%)과 '공정거래화법 입법화'(23.1%) 등도 이름을 올렸다.

대한상의는 올해 유통업계를 갈등(Conflict)과 변화(Change), 기회(Chance), 경쟁(Competition)의 앞글자를 딴 4C로 요약했다. 10위 안에 든 이슈 중에는 백화점 판매수수료율 문제 외에도 '한-EU FTA'는 50.9%나 38.9%를 차지한 '드링크제 슈퍼판매' 등은 기회이자 변화로 작용한 요소들이 자리했고 얼어붙은 소비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심화된 경쟁을 나타내듯 '소셜커머스 유행'도 50.0%를 차지했다.

◇1·2분기 이슈 분석=일본 대지진이 있은 지난 3월 11일 이후 물가 부담으로 TV홈쇼핑의 식품판매가 급증했다. 관련 상품 시장도 요동쳤다.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해 떨어지지 않는가 하면 우리 수산물과 대만 및 노르웨이 등에서 잡힌 수산물의 수입량이 급증하는 등 일본산 제품 전체에 대한 거부감도 극에 달했다.

2분기에는 지난해 유통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던 소셜커머스의 붐이 다소 가라앉았다.

지난 1년 새 200여곳의 소셜커머스 업체가 생겨났다 문을 닫았다는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6월 시정명령을 무시한 소셜커머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11월 말 벌금 등 시정조치 처분까지 이르게 된다. 백화점은 명품이, TV 홈쇼핑은 식품이 먹여 살렸다는 평이 나온다. 휴가철을 맞아 캠핑용품의 판매가 급증한 것도 새롭게 등장한 현상이다.

◇3·4분기 이슈 분석=7월부터 이어진 지리한 장마에 홈쇼핑업계의 매출이 30% 오르는 등 홈쇼핑 업체만 웃었다. 온라인 쇼핑의 매출이 지난해 34조3000억원으로 백화점 25조원, 대형마트 33조7000억원을 앞질렀다. 공정위는 유통업체에 판매수수료율 인하 압력을 넣기 시작했고 결국 4분기 3개 대형백화점과 대형유통업체 일부에서 판매 수수료율을 인하키로 하는 결과를 낳았다.

생색내기 인하에 불과하다는 평부터 판매수수료율 인하는 소비자에게 득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결국 중소상인의 배만 채울 것이라는 등 우려도 있어 눈여겨 볼 부분이다.

4분기에는 스티브잡스의 사망 소식과 애플의 아이폰 4GS 출시에 스마트폰 업계가 술렁였다. 스마트폰 중에도 LTE시장이 열리고 갤럭시 노트, 슬레이트 PC 등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며 IT업계의 경쟁은 한 층 뜨거워졌다.

11월 초에는 수많은 이웃을 지닌 파워블로거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척 하며 특정 브랜드와 손잡고 공동구매를 진행한 뒤 수억원대의 수수료를 챙기거나 상품 이용후기를 허위로 작성해 구매를 유도하는 등 사실상 상업행위를 벌여온 사실이 공정위에 의해 적발돼 논란을 빚었다.

◇내년에는 편의점과 홈쇼핑이 강세=내년 유통업계 성장폭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대한상의는 국내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내년은 3% 대 중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실질성장률은 3%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야말로 유통업계가 저성장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도 방송 채널을 신설한 TV홈쇼핑과 편의점은 각각 19.9%와 17.1%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TV홈쇼핑은 다양한 상품개발과 신규 홈쇼핑채널 진입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고 편의점은 소비자와 가까운 거리와 1인가구에 맞춘 소규모 소비패턴, 공격적인 출점 등으로 매출액 10조원 시대를 전망했다.

인터넷 쇼핑몰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편의추구 경향과 합리적 소비성향, 스마트폰 확산이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슈퍼마켓은 규제 강화와 타 업태와의 경쟁 심화로 성장률이 6.0%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고 전통시장이나 소형점포의 경우 대형유통업체와 온라인시장의 선전 탓에 -2.4%의 성장률이 예상됐다.

내년의 10대 소비 키워드로는 '가치 소비'(18.6%), '모바일'(17.7%), '절약'(13.4%), '다채널소비'(10.5%), '가격'(9.6%), '친환경'(8.1%), '안전·안심'(7.2%), '소량구매(7.2%)', '웰빙'(4.4%), '문화·여가'(3.3%)를 꼽았다.

김무영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소비심리 위축현상으로 내년에는 합리적 소비추세가 한층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런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해 판매전략을 세우는 유통기업만이 내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pe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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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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