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은의 학습상담

Q 고1의 남학생을 둔 부모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공부 잘하는 친구들과 미국으로 함께 언어유학을 다녀왔어요. 1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귀국했는데, 귀국 후 3년이 지났지만 현지의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힘들어합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께도 함부로 말을 해 정학을 몇 번 받았고, 고등학교 들어와서도 몇 차례 학교를 옮겨야 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부모 잘못인지, 부모가 너무 억압한건 아닌지, 유학가기 전에는 제법 공부도 잘하고 착했었는데 지금은 학교도 다니기도 싫다고 합니다.

A 한걸음 뒤에 서서 아이 선택 기다려주세요

대부분의 부모는 없는 살림에 아이의 장래를 위해 본인들이 희생을 무릅 쓰고 보낸 것이었는데, 유학을 다녀온 아이의 모습이 기대만큼 미치지 못할 때 실망스런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유학에 대해 부모와 자녀 간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는 "왜 갔다 왔는지 모르겠어요. 가서 여행은 많이 했어요"라며 오히려 부모에 대한 원망의 감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어 하자, 학교를 두 차례 옮겨주었고, 지금도 새로운 학교를 탐색 중에 있었지요.

부모가 자녀에게 옳고 그른 것의 차이를 가르쳐주고, 어렵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옳은 일을 하려는 의지를 주입시키는 것은 부모에게 매우 도전적인 일 중의 하나입니다. 옳고 그른 것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방법은 시간을 내서 자녀에게 일상생활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너는 어떤 게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니?"라고 질문하는 것은 옳은 것을 분별해 내려고 실천하려는 의지를 말합니다.

청소년 시기는 부모가 조언자로서 청소년 스스로가 선택하고,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시기에 선택하지도 않은 유학생활로 인한 문화적 혼란과 정서적 고립은 자녀들의 예측된 문제행동을 가져오게 됩니다.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부모가 직접적으로 해결을 해주는 것보다는 청소년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 행동의 결과를 경험하도록 허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김영은 지움상담심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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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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