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숙의 학습상담
부모의 지나친 기대가 '잠만 자는 백설공주' 만든다
A 특정 시점에서 피곤함을 많이 느끼거나 잠을 많이 잔다면 우선적으로 신체적 문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합검진에도 특별한 이상이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심리·정서적 문제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잠은 일상의 생활로부터 휴식을 취하는 시간입니다. 또한 잠은 현실에서의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습니다. 온갖 걱정, 불안, 염려 등을 불러일으키는 환경으로부터 철회(잠시 떨어져 있기)를 하기 때문에 잠자는 순간만큼은 행복한 시간, 편안한 시간입니다. 결국 심리·정서적 문제가 잠으로 나타날 때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 스스로 무력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막막함과 체념 등의 허무적인 감정과 현실에서의 불안과 두려움을 잠시라도 잊기 위한 소망이 잠으로 나타납니다.
현실로부터 눈을 감는 순간 잠으로의 세계로 빠져들면서 나와 현실을 분리합니다. 나에게 고통과 힘겨움을 주는 현실보다는 잠을 자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잠을 자야만 '내가 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위의 학생처럼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는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여학생의 부모님은 자녀에 대한 기대가 높았기 때문에 좀처럼 칭찬하지 않고 늘 '더 잘 하라'는 질책만 하셨습니다. 자녀는 인정을 받지 못하자 잠으로 일관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부모님이 자녀를 칭찬하고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공부에 방해되는 잠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정서적인 측면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백미숙진로학습상담연구소(www.bms130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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