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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이어 55년째 '사랑의 빵' 나누기

2011-12-16기사 편집 2011-12-15 21: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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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진 성심당 대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인기를 모으자 55년 제빵 명가 '성심당'의 매출이 껑충 오른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듯 싶다. 누군가는 제빵왕=성심당의 등식을 떠올렸을 법도 하다. 성심당을 아는 이들은 빵을 먹으면서 성심당의 역사와 그 안에 녹아 있는 장인정신과 범상치 않은 철학을 떠올리곤 한다. 늘 신선하다는 것과 늘 이웃과 나누고자 한다는 것을 한결같이 지키고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성심당이 8년 만에 다시 분점을 낸다. 제빵왕과 유통 명가 롯데백화점이 '의기투합'해 대전점 1층에 성심당 분점을 연다. 드라마에서의 제빵왕 김탁구보다 더 드라마틱한 제빵 인생을 걷고 있는 '임탁구'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성심당이 단지 유명 빵집 만이기 때문은 아닌 듯 싶다. 반세기를 넘어 한 세기를 풍미할 제빵 명가를 꿈꾸는, 임영진 로쏘(주) 대표를 만나 성심당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비전을 들어 봤다.



-대전 롯데백화점 입점의 의미는.

"백화점 내 성심당이 입점하는 자리는 세계적인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이 있던 자리다. 성심당은 대전 사람이 어릴 때부터 먹어온 익숙한 맛, 지역에 맞는 맛과 정서로 고객을 맞을 생각이다. 분점을 내면 성심당의 매출이 느는 것은 물론이지만 우선 고객의 편의를 생각해 좋은 기회라고 봤다. 성심당에서 오랫동안 함께 한 직원의 비전을 생각해도 희망적인 일이라 판단했다."

-롯데백화점 분점의 성공 전략은.

"새롭게 문을 여는 성심당에는 우리밀을 직접 갈아서 빵을 만들 수 있는 제분기를 들였다. 지금 매장이 젊은 고객 위주라면 백화점 주 고객인 주부는 일상생활에서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조리용 빵을 많이 찾을 거라고 판단했다. 완성품이 다소 거칠고 익숙하지 않지만 주부고객을 공략해 성심당으로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손으로 반죽하듯, 절구를 찧듯 반죽하는 기계를 도입해 떡처럼 쫄깃한 식감의 식빵을 선보일 계획이다. 주부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백화점 매장이지만 지금 매장과 똑같은 가격을 받을 생각이다."

-대전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입점 제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동안 프랜차이즈를 만들자는 러브 콜은 많이 있었지만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매장을 늘리면 이익을 남기기 위해 가격을 올려야 하고 대량생산을 하면 손 맛이 없어져 성심당의 빵 맛을 제대로 선보이기 어렵다. 빵을 직접 만드는 윈도우 베이커리와는 완전히 달라져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롯데백화점 분점 이후의 경영 목표가 있나.

"일단 이번 분점이 성공해야 한다. 성공을 전제로 여건이 된다면 추가 확장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늘 신선하고 맛있는 빵이라는 성심당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대부터 빵에 사회적 가치와 철학을 담아온 듯 싶다. 앞으로의 변화는.

"처음 문을 연 55년 전부터 매일 팔고 남은 빵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왔다. 극적으로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온 선친이 덤으로 얻은 인생을 남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대를 이어받으면서 경영방식이나 인테리어 등 젊은 감각에 맞게 손봤지만 봉사만큼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든 다는 생각으로 이어왔다."

-젊은 시절부터 빵집에 몸담았는데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업을 물려받고 군대를 갔는데 휴가 중에 부산에 있는 유명한 빵집을 찾아갔었다.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 배우고 싶은 마음에 찾아갔지만 주인의 냉랭한 태도에 몹시 상심한 적이 있다. 재밌는 사실은 15년 후 그 빵집 사장이 성심당에 견학을 왔다는 거다. 그 사람은 날 기억하지 못했지만 알아 볼 수 있었다. 더욱 성심을 다해 노하우를 알려줬다. 누구에게나 쓰라린 경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덕을 많이 봤다. 언론에서 빵을 많이 다루면서 대형 회사가 아닌 오래된 동네빵집이 주목을 받았다. 대전 지역 이외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이전보다 두 배나 늘었다.

올해 중순에는 투명한 경영으로 아름다운 납세자 상을 받았다. 이달 초에는 대전 지역 2만5000여개의 가게 중 3대 30년을 이어온 가게 20곳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중국이나 대만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오기도 하는데 단순히 빵 만드는 법이 아니라 성심당의 운영방식, 기업이념에 오히려 감탄해서 돌아간다."

-가장 성심당 다운 것은 무엇인가

"성심당의 최우선 가치는 돈이나 기술이 아니다. 음식은 신선하게 따뜻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고객이 그 걸 알고 많이 많이 찾아주는 그런 노력과 고객의 사랑이 합쳐져 다시 좋은 회전의 고리로 흘러가는 것. 그것이 성심당이 추구하는 가치다.

성심당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 싶지 않다. 빵을 팔면서도 우리의 정신이 번져간다면 그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하는 거라 생각한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데 더 따뜻하고 서로를 편하고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을 만드는 거다. 세상을 바꾸는데 한 몫 한다면 성심당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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