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 만난 매운갈비찜 변신은 무죄

김치, 불고기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중의 하나인 갈비찜은 조선시대 궁중 음식으로 수라상에 올라오던 음식이었다. 조선후기 명성 있는 음식점들이 궁중음식인 갈비찜을 손님상에 올리면서 비로소 일반인들에게 전파됐다.

이런 전통적인 갈비찜이 해물을 만나 새로운 변신을 했다. 대전시 유성구 궁동 로데오거리 인근 먹자골목에 위치한 `해신갈비찜`에 가면 매콤한 맛이 특색인 눈물 쏙 빼는 매운해물갈비찜을 만날 수 있다.

이 집의 인기메뉴는 해물갈비찜. 옥천, 영동에서 매일 공급받은 100% 국내산 돼지의 등갈비만을 골라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매운고추를 넣어 조린 이 곳의 갈비찜은 보통 접할 수 있는 갈색이 아니라 `빨간색`이다. 살이 꽉 찬 돼지갈비를 한 입 베어 물자 퍽퍽한 느낌은 전혀 없고 입안 사르르 녹아드는 부드러운 고기 맛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또한 얼큰하고 맵고 입에 짝짝 붙는 맛이 구미를 당긴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나고 입안이 뜨거운 것은 물론. 함께 나오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로 얼얼한 혀끝을 달래기 바쁘다. 매콤해서 그런지 혀끝에 착착 달라붙고 갈비에 붙은 뼈도 깨끗이 발라가며 먹으니 땀도 살짝 나는 게 왠지 시원하고 개운하다.

꽃게, 새우, 홍합 등 각종 해물하고 어울려 돼지 냄새도 나지 않고 해물 비린내 또한 느껴지지 않는 게 맛이 일품이다. 다른 갈비찜과 또 다른 하나는 국물이 용기에 잦아들 정도로 적게 넣는다는 것이다. 육수가 약간 줄어들 만큼 졸이면 그때가 가장 맛있는 순간이다. 적당하게 우려낸 국물 덕분에 시원하고 담백하면서도 매콤달콤고소한 맛이 난다.

해물갈비찜은 똑같이 매운 맛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덜 매운 맛, 보통 맛, 순한 맛 등 다섯가지 단계를 손님이 원하는 대로 맞추어 서비스한다. 매운맛을 잘 즐기지 못하는 손님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인 셈이다. 또 조미료 사용을 전혀 하지 않고 간을 짜게 하지 않아 자극적이지도 않다.

매워도 다시 한 번 자꾸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것은이 집만의 특제양념에서 나온다. 사과, 배 등을 갈아넣고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섞어 일주일간 숙성시킨다. 숙성시킨 탓에 매운 것으로 그치지 않고 달콤한 뒷맛이 난다. 또 각종 한약재를 넣고 삶아낸 갈비살은 퍼석거리지 않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목으로 살살 넘어간다. 자꾸만 입맛이 당기는 이유는 해물의 시원한 맛도 한몫한다. 해물 자체가 시원한 맛이 있어 마지막까지 심심하면서도 개운하게 먹을 수 있다.

갈비찜을 다 먹은 다음에 남은 양념에 볶아 먹는 밥맛도 일품. 또 손님들이 직접 만들어 먹는 주먹밥, 계란프라이 등 맵지 않은 메뉴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나온다. 김가루, 날치알, 단무지 등으로 몽글몽글 주먹밥을 만들어 갈비찜 국물에 찍어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의 맛이다.

△해물갈비찜 大 2만8000원 中 2만1000원 小 1만4000원 △낙지갈비찜 大 2만8000원 中 2만1000원 小 1만4000원 △주먹밥 2000원 △볶음밥 1500원 ☎042(484)4828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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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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