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역사스페셜’
조선 최고의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김정희는 안동 김문과의 10년에 걸친 권력투쟁에 밀려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된다. 그에게 자신의 제자였던 역관 이상적은 변함없는 후원으로 김정희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김정희는 이런 이상적의 의리를 소나무와 잣나무의 늘 푸름에 비유하여 세한도를 그리게 된다.
세한도를 그릴 당시 추사는 이상적이 곧 베이징에 갈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베이징 학자들이 자신이 그린 세한도를 본다면 자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1844년 역관 이상적은 이 그림을 가지고 베이징으로 건너갔고 예상대로 청의 쟁쟁한 인사 13명의 글을 받게 된다. 한 장의 그림으로 김정희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대륙에 드높이게 된 것이다.
유배생활에 지치고 무력감에 사로잡혔던 김정희, 그런 그에게 세한도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었다. 추사의 정신과 학문, 그리고 제자 이상적과의 아름다운 우정이 담긴 세한도는 영원한 걸작으로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이다. 정민아 기자 mina@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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