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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수능 -현대시

2011-10-11기사 편집 2011-10-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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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쌤의 언어 그 이상!

[2006년 수능 - 현대시]

이번 호에서는 2006년 수능에 출제된 현대시를 살펴보도록 하자. 무엇보다도 현대시는 ① 시적화자 ② 상황 ③ 시적화자의 태도와 정서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한 후 근거에 따라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중요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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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노주인의 장벽(腸壁)에

무시로 인동(忍冬) 삼긴* 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어 붉고,



구석에 그늘 지어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서리다가

바깥 풍설(風雪) 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冊曆)*도 없이

삼동(三冬)이 하이얗다.

- 정지용,「인동차(忍冬茶)」-



* 삼긴:삶긴. 물에 삶아 우려낸.

* 덩그럭 불:장작의 다 타지 않은 덩어리에 붙은 불.

* 잠착하다:어떤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골똘하게 쓰다.

* 책력:달력.



(나)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 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넘엇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 어릴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 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 박두진,「청산도(靑山道)」-



(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조그만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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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가)는 ①시적화자인 ‘내’가 ②‘삼동’(추운 겨울)의 상황에서 (반영론적 관점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상황) ③‘인내’하고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나)는 ①시적화자인 ‘내’가 ②‘산’(이상향)을 보는 상황에서 ③‘산’과 ‘너’를 그리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다)는 ①시적화자인 ‘내’가 ②‘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은’(이별) 상황에서 ③마치 저 흩날리는 ‘눈’처럼 정처 없이 방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제풀이>

1.(가)~(다)의 공통점으로 알맞은 것은?

①영탄적 표현을 통해 고조된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②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③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화자가 대상을 관찰하고 있다.

④경쾌하고 발랄한 어조를 통해 생명감을 드러내고 있다.

⑤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화자의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각각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 문제인데, 답지를 보면 모두 표현법과 관련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이 ②번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임을 파악할 수 있다. (가)의 2연에 ‘붉고’, 3연에 ‘파릇하고’, 5연에 ‘하이얗다’라는 시각적 이미지가 나오고 (나)의 1연에 ‘푸른’과 ‘금빛’이 나오고 (다)의 7행에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라든지 9행에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라는 시각적 이미지가 나온다. 그리고 (가)(나)(다)의 이러한 시각적 이미지는 모두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2. (나)의 ⓐ와 (다)의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와 ⓑ는 모두 화자가 추구하는 초월적 존재이다.

②ⓐ와 ⓑ는 모두 화자가 두려워하고 있는 부정적 존재이다.

③ⓐ는 화자로 하여금 과거를 잊게 해 주는 존재이고, ⓑ는 화자와 반목하는 존재이다.

④ⓐ는 현실의 모순을 심화하는 존재이고, ⓑ는 삶의 허무함을 깨닫게 해 주는 존재이다.

⑤ⓐ는 화자를 슬픔에서 벗어나게 해 줄 존재이고, ⓑ는 화자의 방황을 유발하는 존재이다.



[문제읽기를 통해] ⓐ‘볼이 고운 나의 사람’과 ⓑ‘그대’라는 시어의 상징적 의미에 관한 질문이다. 시를 읽을 때 잘 유념해서 어디에 밑줄 칠 것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이 ⑤번임을 알 수 있다. ⓐ는 3연에서 ‘보고 지운 나의 사람’, 4연에서 ‘난 너만 그리노라’라는 표현을 통해 화자를 슬픔에서 벗어나게 해 줄 존재임을 파악할 수 있다. ⓑ는 11행에서 ‘땅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와 12행에서 ‘한없이 떠다니는’의 표현을 통해 ‘화자의 방황을 유발 한다’고 볼 수 있다.



3. (나)의 ㉠~㉤ 중, <보기>의 밑줄 친 내용이 모두 나타나는 것은?





<보 기>



원시시대의 인간은 주술적(呪術的) 언어를 통해 자연과 교감하였다.

박두진의 <청산도>에는 이러한 주술적 언어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그 근거로는 자연을 의사소통의 대상으로 삼는 것, 시어를 반복·변용하는 것,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①㉠ ②㉡ ③㉢ ④㉣ ⑤㉤



[문제읽기를 통해] <보기>의 밑줄 친 내용에 번호를 붙여 (나)의 시와 1대1 대응을 하면 쉬워 진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1대1 대응을 하면 정답이 ①번임이 바로 드러난다. 즉, <보기>에서 ① 자연을 의사소통의 대상으로 삼는 것 - ‘산아’ ② 시어를 반복하는 것 - ‘산아, 산아, 산아.’ ③ 시어를 변용하는 것 - ‘산아, 푸른 산아, 짙푸른 산아’ ④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는 것 - ‘철철철’로 1대1 대응을 하고 있다.



4.(다)의 특징을 빌려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려고 한다. 창작 구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작품 중간에 감정을 직접 드러낸 표현을 넣는다.

②냉소적 어조로 대상과의 거리감을 드러낸다.

③마지막 행을 명사로 끝맺어 여운을 준다.

④조사와 구두점을 적절히 생략한다.

⑤계절감을 주는 소재를 활용한다.



[문제읽기를 통해] (다)와 관련된 특징들을 중심으로 시를 해석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②번이 적절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문제 2번에서 살펴보았듯이 ‘그대’는 내게 방황을 유발하게 하는 존재이며, 특히 8행에서 ‘사랑한다. 사랑한다.’라는 표현을 통해 아직도 그 사랑의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냉소적 어조로 대상과의 거리감을 드러낸다.’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이다.



[어휘력 tip]

1. '최대 조회수를 기록하다‘가 맞아요?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다‘가 맞아요?

- ‘최대’는 ‘최고로 크다’의 뜻이고 ‘최다’는 ‘최고로 많다’의 뜻이므로 ‘최다 조회수’가 맞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최대 득표’가 아니라 ‘최다 득표’, ‘최대 관객’이 아니라 ‘최다 관객이 맞는 표현이겠죠?



2. ‘적을 쳐부수다’가 맞아요? ‘적을 처부수다’가 맞아요?

- ‘적을 쳐부수다’가 맞습니다. ‘쳐부수다’는 ‘세차게 때려 무찌르다, 공격하여 무찌르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쳐들어가다, 쳐내다’등의 표현이 있죠.



3. ‘잠을 자려고 한다.’가 맞아요? ‘잠을 잘려고 한다.’가 맞아요?

- 기본형인 ‘자다’에 ‘(으)려고’가 붙으므로 ‘자려고’가 맞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를 들어보면 ‘찰려고’가 아니라 ‘차려고’, ‘갈려고’가 아니라 ‘가려고’가 맞는 표현임을 알 수 있죠.

<이상 언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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