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무수씨, 입력프로그램 ‘꽃잎한글’ 개발화제

경무수 씨가 만든 `꽃잎한글` 자판 화면
(위)과 모음 입력방법(아래).
경무수 씨가 만든 `꽃잎한글` 자판 화면 (위)과 모음 입력방법(아래).
“과학적인 한글 제자(製字)원리가 새 입력 프로그램 개발 원동력이죠.”

부산의 한 직장인이 기존 휴대전화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글 입력 시스템보다 쉽고 간편한 입력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글의 과학적인 제자원리가 다른 언어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간단한 입력 시스템 개발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새 한글 입력 프로그램을 개발한 화제의 인물은 부산의 한 선박엔진설계 업체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 경무수(49) 씨. 경 씨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한글 입력 프로그램 ‘꽃잎한글’을 개발하기 시작해 거의 완성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현재 꽃잎한글은 특허가 출원된 상태며 이미 꽃잎한글 앱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3천 건 이상 다운로드되는 등 그 편리함이 입증되고 있다.

꽃잎한글 프로그램의 핵심은 9개의 버튼 터치와 드래그를 이용해 자음 19개(단자음 14개, 쌍자음 5개)와 모음 21개(단모음 10개, 겹모음 11개)를 만들어내는 것. 9개의 버튼은 ‘ㄱ(ㅋ), ㄴ(ㄹ), ㄷ(ㅌ), ㅁ, ㅂ(ㅍ), ㅅ(ㅊ), ㅇ(ㅎ), ㅈ’의 기본 자음과 ‘·’으로 구성돼 있는데 ㄹ, ㅊ, ㅋ, ㅌ, ㅍ, ㅎ을 입력하고 싶을 경우 미리 ‘·’을 누른 뒤 기본 자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쌍자음은 버튼을 길게 누르는 방식이다.

모음 입력 방식은 더욱 독특하다. 기존 입력 시스템에서 모음을 입력하려면 모음 버튼을 눌러야 하지만 꽃잎한글에는 드래그 방식이 도입돼 모음 버튼이 필요 없다. 모음 ‘ㅏ, ㅓ, ㅗ, ㅜ, ㅡ, ㅣ’를 입력한다면 화면상에서 ‘우, 좌, 상, 하, 좌하 또는 우하, 좌상 또는 우상’으로 드래그하면 되고 ‘ㅑ, ㅕ, ㅛ, ㅠ, ㅢ’의 경우 각각 ㅏ, ㅓ, ㅗ, ㅜ, ㅡ와 같은 방향으로 왕복 드래그한다. 겹모음 입력시 ‘ㅣ’를 추가하려면 다시 아래로 드래그하면 된다. 예를 들어 ‘ㅒ’를 입력하고 싶다면 오른쪽으로 왕복 드래그해 ‘ㅑ’를 만든 뒤 아래로 드래그 하면 ‘ㅒ’가 나타난다.

이와 같이 독창적인 입력방식을 가진 꽃잎한글은 기존 입력방식 보다 적은 버튼으로 쉽고 간편하게 한글을 입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엄지손가락 하나만 사용해도 입력 속도가 빠르고 앞 글자의 받침과 다음에 오는 첫 글자가 같을 경우 커서를 이동해야만 하는 불편함도 개선했다.

경 씨는 “애플의 아이폰에도 꽃잎한글이 사용될 수 있도록 아이폰용 앱도 제작할 예정”이라며 “꽃잎한글은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태블릿PC 등 한글 입력이 필요한 모든 디지털 장비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 씨가 개발한 꽃잎한글과 같이 나날이 개선된 형태의 한글 입력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는 배경에는 한글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제자원리가 있다. 기본 자음에다 획을 더하고 ‘·, ㅡ, ㅣ’(천지인)을 결합해 다양한 자음과 모음을 만들어내는 원리는 한국이 IT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고 한글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글학회 하치근(동아대 명예교수) 이사는 “과학적인 한글 덕분에 우리 IT 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며 “다가오는 한글날 한글을 가진 게 우리 민족의 큰 축복임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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