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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는 천하의 것이거늘

2011-09-27기사 편집 2011-09-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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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한사람의 정치행각으로 세상이 한순간 소용돌이쳐

의사, CEO, 대학교수!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이것뿐인 안철수라는 한 사람의 정치행각으로 세상이 한순간 소용돌이쳤다. 알 수 없는 것은 민심이고 흔들리는 것은 여론이다. 예로부터 백성은 물로 비유되었다. 지금의 국민시대에도 이러한 비유는 틀리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국민이라는 물이 소용돌이치면 물 위에 떠 있는 정권은 흔들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그 정체도 밝혀지지 않은 한 사람이 던진 돌수제비 하나로 정치가 소용돌이친다면 물의 깊이가 얕거나 정권이 허약하다는 얘기밖에는 안 된다. 물의 깊이가 얕다는 뜻은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적 성숙도가 낮다는 뜻이고 정권이 허약하다는 뜻은 국민적 지지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뜻이다.

안철수가 서울 시장 출마를 놓고 고민한다면서 내뱉은 첫마디는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세력은 현 집권 세력이고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할 정당은 한나라당이라고 하였다. 야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응징의 대가로 혜택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평가절하하였다. 그렇다면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역사의 물결은 어떤 물결일까? 스스로 말한 적이 없으니 그의 행동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그는 역사의 흐름에 도움이 되는 자신의 파트너로는 박원순밖에는 없다고 하였으니 박원순을 통해 그가 바라는 역사의 물결을 가늠해 볼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박원순은 세상에 알려진 좌파 시민운동가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서 법원에서조차 이적단체로 판결된 단체를 변호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주장을 한다고 하여 반드시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런 것이었던가? 자신이 주도적으로 창립 발전시킨 참여연대는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을 담은 편지를 유엔안보리 이사국들에게 보냈다. 정부의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반기를 들면서 반국가적인 이적활동을 벌인 것이다. 자신이 개혁대상으로 삼은 재벌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거나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수입의 상당액은 좌파 시민단체의 활동자금으로 보내고 우파 정치인들을 죽이기 위해 낙선운동을 벌이면서 선거법을 무자비하게 유린한 사람이다.

박원순이라는 사람이 친북주의자인지 아닌지는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최소한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데에는 소극적이면서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데에는 적극적이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은 없지 않다. 대한민국체제를 부정하고 헌법을 파괴하려는 세력들을 끈질기게 변호하고 헌법상의 영토조항까지도 문제 삼는 것을 보면 그런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내의 인권문제는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어 잘 모르겠다는 식이라면 어찌 함께 나라를 걱정할 수 있을 것인가?

안철수라는 사람이 인식하고 있는 역사의 물결이 이런 것이라면 필자는 그 역사의 물결에 단호히 거스르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본다.

정치의 본령은 나와 다른 존재와 타협하고 화합하면서 공통의 목표인 국가를 영위하자는 것이다. 여야 간의 이전투구(泥田鬪狗)보다도 더 진한 원색적인 비난을 발판으로 새로운 정치를 시작한다면 그의 장래가 얼마나 희망적일 것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안철수의 행보를 보면서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무리 국민적 인기가 있다손 치더라도 어찌 그렇게도 가볍게 처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자신의 출마를 포기하고 박원순에게 후보 기회를 주는 과정을 보면 세상을 여간 우습게 보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일부 보도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라고도 하였다. 말하자면 진정성이 없었다는 얘기다. 백두대간을 종단했다고 하면서 수염을 깎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난 박원순의 경우나, 처음부터 서울 시장에 나가려는 의지도 없이 출마하려는 듯한 몸짓으로 언론을 대한 것이나, 박원순을 만나기 위해 미리 그 장소를 물색해 둔 것이나, 만나자마자 20분도 안 돼 서로가 얼싸안으면서 출마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말이다.

정치의 출발선에서부터 기존의 정치세력에 대한 저주와 국민을 우롱하는 사람을 우리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천하는 천하의 것이지 한두 사람의 잘 짜여진 각본으로 움직여지는 천하가 아니다. 그래서 이회창 전 대표는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말한 것이 아닐까? 앞으로 태어날 수많은 신진들과 기성 정치인들이 이들을 본받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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