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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엄마 VS 자녀 ‘사춘기 전쟁’

2011-09-27기사 편집 2011-09-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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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뒷전? 퉁명·짜증·까칠한 아이… ‘엄마는 고민중’

#1.대전 서구에 사는 주부 김경희(43)씨는 요즘 중학교 1학년인 딸 아이 때문에 고민이 많다.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부쩍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 염색은 애교인데다가 파마를 하고 싶다고 하더니 다음날 바로 미용실로 직행했다. 한 번은 친구의 화장품을 맡아주기로 했다며 김 씨도 잘 사용하지 않는 페이스프라이머 등 색조화장품 세트를 들고 왔다. 아침이면 인사도 하지 않은 채 화장한 얼굴로 학교로 향한다. 중학교에 입학한 지 한 학기가 지났지만 딸아이의 변한 모습 때문에 김씨와 딸의 갈등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김 씨는 “얼마 전에는 어른이 신는 하이힐이 중학교에서 유행이라며 사달라는 통에 말리느라 진이 다 빠져버렸다”면서 “아빠나 오빠가 말해도 듣지 않아 어떻게 해야할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2. 또다른 학부모 권영(45)씨는 중학교 2학년인 아들 녀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춘기를 겪나 싶어 상담센터를 함께 찾아가 상담도 나눠봤다. 하지만 매번 도로아미타불. 생활태도가 바뀌기는 커녕 최근에는 부모가 혼내면 입버릇처럼 욕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등 사춘기 증상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담임교사가 호출해 학교에 갔다가 아들이 친구들과 같은 반 친구를 괴롭혀왔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됐다. 어느 날은 형이 동생을 타이르겠다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가족하고는 말이 안통한다”면서 집을 뛰쳐 나갔다. 매일 아들과 싸우며 신경전을 벌이다보면 불안하고 한숨만 나온다. 권 씨는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태로운 사춘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득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몸도 마음도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 사춘기. 사춘기의 1차적인 증상은 신체 변화로 시작된다. 남자아이들은 골격이 커지고 변성기가 와 수염도 자란다. 여자아이들은 월경을 경험하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호르몬 분비로 이성에 눈을 뜨고 감성이 예민해 지면서 외모에 신경을 쓰게 된다. 가족보다는 또래집단에 소속감을 느끼면서 그들과의 유대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쉽게 짜증을 내고 불만을 보이면서 부모에게 반항한다. 가족과 겉돌면서 부모와 갈등의 골만 깊어간다. 성적은 뚝 떨어지는데다 거짓말이 부쩍 늘고 비밀을 만드는데다 방문을 걸어잠그지 않으면 부서져라 쾅 닫아버리는 것도 사춘기를 겪는 학생들의 일상적 일과이다. 부모는 그런 아이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해 호통치거나 강압적으로 바로 잡아보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부모와 아이는 더 이상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감정적 골이 깊어져 평행선으로 내달릴 뿐이다.

박계진 대전둔산 주인공공부습관 트레이닝센터장은 “현 부모세대가 과거에 겪고 세월이 흐르면서 학습된 기억으로 남는 사춘기는 그저 감수성이 예민해서 2차 성징에 낯설고 낯을 붉혔던 것이 전부였던 것 같다고 한다”면서 “사춘기라고 소리를 지르며 말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이해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강요를 하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사춘기를 겪는 시기는 보통 중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이지만 요즘에는 시기가 빨라졌다. 남자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여자아이는 초등 5학년부터 사춘기가 오기 시작한다.

사춘기가 오게 되면 대부분이 말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거칠게 불어오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처럼 스스로 도저히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없는 혼돈의 시절)’를 겪게 된다. 남녀학생 모두 이성에 눈을 뜨고 의식하게 되면서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된다. 여학생은 화장이나 옷 등을 어른과 비슷하게 꾸미려고 하면서 자신의 수준을 한층 높은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염색이나 파마, 하이힐, 화장, 짧은 치마 등으로 자신을 두각시키고 싶어 한다. 남학생은 다른 학생과의 마찰이 생기면 순조롭게 넘어가지 않고 힘으로써 제압하려는 성향을 내보이려고 한다. 거친 모습에서 자신의 우위를 내보이고 싶다는 심리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사춘기에서 나타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과거에는 호르몬에서 찾았다. 몸에 흐르는 호르몬 수치가 변화하고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몸이 성장하면서 그에 따른 마음 역시 반항적이 되거나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파악했다.

최근에는 사춘기 행태의 원인을 ‘뇌’에서 찾고 있다. 사춘기 시절 청소년들의 충동적인 행동은 판단과 사고를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부분이 발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두엽은 뇌의 가장 앞쪽에 자리잡은 뇌로 문제가 생겼을 때 합리적으로 판단, 생각하는 기능을 한다. 이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하면 이성적으로 판단하거나 행동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이 밖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사춘기에는 상대방이 감정을 건드리거나 툭 내뱉은 말에도 자신의 상황에 이입시켜 불쾌하게 여기게 된다. 이는 뇌관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인데 사춘기 시절 뿐 아니라 이런 행동은 전두엽이 성숙해지는 20대까지 이어지게 된다.

뇌의 판단, 사고력과 성숙도의 차이는 사춘기 시절 몸에 흐르는 호르몬 뿐 아니라 행동의 원인이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가 된다.

박 원장은 “부모는 사춘기를 아이에게 오지 않도록 강하게 바로잡으려고 하거나 혹은 그저 지나가는 시기로만 보고 내버려 두려고 한다. 하지만 그 시기는 학생에게는 큰 사건처럼 성숙하고 안정적으로 보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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