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음·측우기 형상화 눈길 퇴적물 처리 무인시스템 돋보여

지난 8월 31일 전국 최초로 상업
발전을 개시한 세종보 모습.
사진=`대전지방국토관리청 제공
지난 8월 31일 전국 최초로 상업 발전을 개시한 세종보 모습. 사진=`대전지방국토관리청 제공
지난 21일 오전 10시,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일원에 도착하자 3년여의 공사를 마치고 개방을 준비 중인 세종보가 한눈에 들어왔다. 세종보는 전국 4대강사업지구에 설치되는 16개의 보(洑) 가운데 24일 가장 먼저 일반에 개방된다.

세종보는 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등 그 길이만 348m 정도라는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높이는 2.8-4.0m 수준. 가동보는 개량형 전도식 수문으로, 고정보는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졌다.

세종보가 설치된 곳은 세종1공구. 공사를 총괄 지휘하는 대우건설 박태균 현장소장은 “세종1공구 전체 공정률이 98%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고 했다.

세종보는 24.24m 수준의 계획홍수위를 갖추고 있다. 박 소장은 “세종보 높이 선정 때 상류의 자연습지 보존 및 영향 최소화를 위해 높이를 제한해 반영(EL=11.8m)했다”고 설명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세종보의 디자인이 독특했다. 박 소장은 “세종시의 상징성을 부여해 한글자음 및 측우기를 고정보에 형상화했다”고 했다. 세종보가 세종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타냈다.

세종보 소수력발전용량은 770㎾급 3기가 설치돼 총 2310㎾ 정도다. 세종보나 발전시설물이 설치됐지만 그 이후의 유지·관리·보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궁금했다. 하지만 박 소장은 “소수력발전을 통해 월 1억2000만원 정도의 수입이 발생하고, 세종보 관리 등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보 자체를 관리하는 인력도 필요없다고 했다. 무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관리자가 상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문도 생겼다. 상류나 각 지천 등에서 떠내오려는 퇴적물이 또 다시 강 바닥에 쌓인다면. 박 소장은 “보의 저층수 배제를 통한 퇴적물이나 오염물질 등 배출이 가능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면정화 시설(폭기장치)를 설치해 고정보 전면부의 퇴적물이나 고인물의 순환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종보 건설에 담긴 사연도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현장을 따라다니며 설명하는 박 소장의 혈색이 어두워 보였다. 현장의 다른 관계자는 “2년 여 전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약물치료로 버텨오다 3일전에 수술을 마쳤다”며 “준공 일정 때문에 병원에 누워 있을 수만은 없어 곧바로 현장에 나와 업무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매 식사 때마다 별도로 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해결한다고도 했다. 관계자들의 피와 땀과 열정이 담긴 결과물로 보이자 세종보가 단순한 설치물 그 이상의 느낌이 들었다.

이날 오후 현장을 둘러보고 떠나면서 아쉬움도 남았다. LED 조명이 설치돼 있다는 세종보가 야간에 연출하는 경관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24일 오후 5시 금남면 대평리 현장에서 ‘금강새물결 세종보 개방 축제한마당’을 벌인다. 각 지역 단체장 및 주민 2000여명이 참석해 3-4시간에 걸쳐 사전·공식·축하행사로 진행된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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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지구 내 16개 보 가운데 세종보가 가장 이른 24일 일반에 개방된다. 23일 금강1교에서 바라본 세
종보와 금강2교,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호철 기자
4대강 사업지구 내 16개 보 가운데 세종보가 가장 이른 24일 일반에 개방된다. 23일 금강1교에서 바라본 세 종보와 금강2교,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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