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음·측우기 형상화 눈길 퇴적물 처리 무인시스템 돋보여
세종보는 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등 그 길이만 348m 정도라는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높이는 2.8-4.0m 수준. 가동보는 개량형 전도식 수문으로, 고정보는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졌다.
세종보가 설치된 곳은 세종1공구. 공사를 총괄 지휘하는 대우건설 박태균 현장소장은 “세종1공구 전체 공정률이 98%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고 했다.
세종보는 24.24m 수준의 계획홍수위를 갖추고 있다. 박 소장은 “세종보 높이 선정 때 상류의 자연습지 보존 및 영향 최소화를 위해 높이를 제한해 반영(EL=11.8m)했다”고 설명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세종보의 디자인이 독특했다. 박 소장은 “세종시의 상징성을 부여해 한글자음 및 측우기를 고정보에 형상화했다”고 했다. 세종보가 세종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타냈다.
세종보 소수력발전용량은 770㎾급 3기가 설치돼 총 2310㎾ 정도다. 세종보나 발전시설물이 설치됐지만 그 이후의 유지·관리·보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궁금했다. 하지만 박 소장은 “소수력발전을 통해 월 1억2000만원 정도의 수입이 발생하고, 세종보 관리 등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보 자체를 관리하는 인력도 필요없다고 했다. 무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관리자가 상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문도 생겼다. 상류나 각 지천 등에서 떠내오려는 퇴적물이 또 다시 강 바닥에 쌓인다면. 박 소장은 “보의 저층수 배제를 통한 퇴적물이나 오염물질 등 배출이 가능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면정화 시설(폭기장치)를 설치해 고정보 전면부의 퇴적물이나 고인물의 순환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종보 건설에 담긴 사연도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현장을 따라다니며 설명하는 박 소장의 혈색이 어두워 보였다. 현장의 다른 관계자는 “2년 여 전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약물치료로 버텨오다 3일전에 수술을 마쳤다”며 “준공 일정 때문에 병원에 누워 있을 수만은 없어 곧바로 현장에 나와 업무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매 식사 때마다 별도로 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해결한다고도 했다. 관계자들의 피와 땀과 열정이 담긴 결과물로 보이자 세종보가 단순한 설치물 그 이상의 느낌이 들었다.
이날 오후 현장을 둘러보고 떠나면서 아쉬움도 남았다. LED 조명이 설치돼 있다는 세종보가 야간에 연출하는 경관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24일 오후 5시 금남면 대평리 현장에서 ‘금강새물결 세종보 개방 축제한마당’을 벌인다. 각 지역 단체장 및 주민 2000여명이 참석해 3-4시간에 걸쳐 사전·공식·축하행사로 진행된다.
최태영 기자 tychoi@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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