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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농어촌의 미래를 위해

2011-09-24기사 편집 2011-09-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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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장>

최근 충남도는 올해부터 4년간 11개 분야 347개 시책에 총 4조309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농어업·농어촌 혁신계획’(이하 혁신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 혁신계획에 대해 주형로 대전·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언제 이렇게 농업에 관심이 있었는지 모를 만큼 농어업에 대한 충남의 깊은 관심에 감사하고 기대가 된다”라고 평가하였다.

기대가 큰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어떤 사람은 충남도가 3농 혁신이라고 거창하게 내세우지만, 농정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고, 예산의 절반가량이 국비인데, 무슨 충남의 3농 혁신이냐고 따지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처음부터 충남도가 농정 예산을 대폭 늘려서 3농 혁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그건 애당초 잘못이다. 작년 충남도의 농정 사업비는 1조원이지만, 거의 대부분이 중앙정부 관련 사업이고, 도가 독자적으로 편성하여 시·군에 내려보내는 예산은 600억원에 불과하다. 충남도가 3농 혁신을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한다고 해도 늘릴 수 있는 예산은 기껏해야 100억~200억원도 쉽지 않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왜곡된 지방자치의 현실이고, 도(道)가 지니는 한계이다.

이러한 예산상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번 충남도의 ‘3농 혁신’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이유에서 혁신이라는 이름값을 하기에 충분하다.

첫째, 농정 혁신을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였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충남도는 수많은 농정대책을 수립하였지만, 농어업과 농어촌의 희생을 전제로 한 성장제일주의 정책 추진으로 발생한 문제를 뒤치다꺼리하는 농정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성과를 낼 수 없었다.

반면에 이번에 충남이 추진하는 3농 혁신은 양적 성장 중심의 충남도정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여 충남의 발전전략을 질적 발전을 위한 내발적 발전으로 전환하고, 그 핵심적 과제로서 3농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이는 우리 농정 사상 초유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다.

둘째, 기본계획이 민-관의 협력에 의해서 수립되었다. 이번 혁신계획은 충남발전연구원이 밑그림을, 6개월 이상에 걸쳐 17차례의 세미나와 11개 분야별 검토회 등을 통해 도와 시·군 공무원, 그리고 학계, 농어민 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여 논의한 결과이다.

지금까지 충남도가 많은 농정 대책을 수립하였지만, 이처럼 관이 민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다. 그만큼 현장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였기 때문에 현실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중앙정부의 농정 기조와 달리 도의 독자적 농정 이념과 목표를 수립하였다. 민선 4기까지 충남 농정은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의 국제경쟁력 지상주의 농정 기조에 따라 ‘세계시장과 경쟁하는 강한 농수산업’을 비전으로 설정하였다. 이처럼 경쟁력이 농정의 최고 가치가 되면, 국제경쟁력이 없는 농어업 부문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

혁신계획은 “농어업인, 도시민, 소비자가 공생하는 지속가능한 농어업·농어촌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농어업인을 비롯한 농어촌 주민의 소득 및 삶의 질 향상과, 도민·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기본권 실현, 도시와 순환·공생하는 농어촌 공동체 만들기 등을 3대 목표로 정하고, 친환경·지역순환 식품체계 수립과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내발적 발전, 농어촌 주민의 역량 강화 등을 3대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는 경쟁력 지상주의 농정을 거부하고, 농어업·농어촌이 갖는 본래의 가치를 국민들의 요구에 기초하여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방이다.

넷째, 농어민과 농어촌 주민을 농정의 주체로 분명히 하고 있다. 혁신계획 가운데 76개 신규 사업은 기본적으로 충남의 농어촌을 삶터, 일터, 쉼터로서 통합적 발전을 추구한다. 그 가운데 핵심적인 사업은 친환경농어업, 로컬푸드, 농어업 6차 산업화, 살기 좋은 희망농어촌 만들기, 도농교류 등인데, 어느 하나 농어민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수립했던 수많은 농정 대책이 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농어민을 농정의 주체가 아니라 농정의 대상, 즉 수혜자로 취급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는 농어민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그러한 농어민의 사업을 지원하는 데 도정의 에너지를 집중하려고 한다.

다섯째, 도민 전체가 농어업·농어촌을 떠받치는 사회 창조를 제창하고 있다.

오늘 우리 농어업과 농어촌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농어민의 혼자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농어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 국민적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체적인 응원 참여 방안으로 농어업·농어촌 가치 및 역할 홍보, 식료자급률 향상을 위한 식생활운동, 농어촌지역 활성화를 위한 도농교류활동 등의 전개를 제안한다.

이처럼 충남의 농어업·농어촌 혁신계획은 충분히 ‘혁신적’이지만, 그 실현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충남도가 혁신계획을 추진한다고 해서 충남의 농어업·농어촌이 하루아침에 나아질 수는 없다. 무엇보다 우리의 강한 의지와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될까?’가 아닌 ‘된다!’라는 믿음으로 보다 나은 농어업·농어촌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을 때다.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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