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재배’는 인간의 손길을 거쳐 탄생하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씨를 뿌릴 뿐이지 사실상 대자연이 키워내는 것이다. 자연스레 농약 같은 유해 성분이 접근할 여지가 없다. 이렇게 재배된 산삼 진액은 항암 및 당뇨 치료, 면역력 강화에 특히 효과가 있다.

대전시 유성구 원내동에 지난 5월 오픈한 ‘계룡산농원’은 인삼 대신 산삼을 오리와 닭에 넣어 만든 산삼백숙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역시 한번 맛보면 일주일은 거뜬한 산삼삼계탕, 산삼닭·오리백숙, 큼지막한 그릇에 충북 청원에서 매일 공급받는 살이 튼실한 토종닭이나 토종오리를 넣고 뜨끈뜨끈하게 끓여내는데 쫄깃한 토종닭과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국물이 한데 어우러져 이 집만의 특별한 맛을 자아낸다. 백숙은 4명이서 충분히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양이 푸짐한 게 특징이다.

이 집 맛의 비밀은 육수. 일단 닭을 삼배주머니에 넣고 삶는 과정을 거쳐 닭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기름기를 쏵 빼 느끼함은 최소화하고 담백함은 한껏 살렸다. 대추와 밤, 흑미·녹두·호박씨·강낭콩 등이 들어간 영양찹쌀밥을 고기 안에 미리 넣어 영양을 한층 높인다.

먼저 산삼삼계탕을 주문하면 이파리·뿌리째로 ‘생산삼’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뿌리부터 시작해 이파리까지 차례로 씹으니 알싸하고 씁쓸한 향이 코끝을 타고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음식을 약으로 먹는다는 특별한 느낌이 한층 배가된다.

산삼삼계탕은 역시 쫄깃쫄깃하고 푸짐한 맛이 가장 큰 매력. 닭다리를 뚝 떼어내 한 입에 뜯으니 제맛이다. 국물은 진하면서도 담백하고 개운하고 산삼이 뿌리째로 충분히 들어가 쌉싸름하면서도 깊고 은은한 맛을 더해준다. 개운하고 진한 국물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면 속이 은근하게 따뜻해지면서 어느새 송글송글 이마에 땀방울이 저절로 맺힌다. 이것이 바로 보양식을 먹는 참맛.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더 이상의 영양식은 없을 듯하다.

영양만점 토종닭에 견줄 만한 토종오리는 근래에 들어 그 맛과 영양은 물론 의학적 효능까지 재평가 되면서 현대인들의 건강과 미용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몸에 좋은 토종오리를 깨끗하게 손질한 뒤 푹 고아 낸 진한 육수를 넣고 산삼, 대추, 밤 등을 한꺼번에 끓여 내기 때문에 육수가 오리고기에 깊이 배어든다. 우선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약재와 고기에서 우러난 맛으로 간을 맞춰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또한 고기가 풀어지지 않고 쫄깃하면서도 고기 사이에 은은한 산삼의 맛과 향이 배어 있다. 끓일수록 진해지는 국물 한 수저 들이켜면 온몸에 온기가 확 퍼져 벌써부터 힘이 불끈불끈 생기는 느낌이다.

여기에 산삼잎 장아찌, 산삼뿌리 가지무침, 산삼부추상추무침, 갓 무쳐 낸 고소하고 매콤한 배추겉절이 등 정갈하고 깔끔한 반찬들이 한층 입맛을 돋운다. 하나 더 산삼을 갈아 3일정도 숙성시켜 만든 산삼동동주도 더불어 즐기면 별미가 따로 없다. △산삼오리백숙 6만원 △산삼닭백숙 6만원 △산삼삼계탕 1만3000원 △산삼막걸리 1만원. 50석. 가게앞주차. ☎042(546)0515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이 저렴하게 건강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산삼삼계탕을 더욱 대중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계룡산농원’ 주인 조성순 씨는 음식은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마음이 정성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산삼 등 약용작물 재배에 관심이 있으니 재료 하나하나 맛과 향에 매료돼 일이 즐겁다.

나갈 때 진심으로 잘 먹었다 인사를 받으면 정성을 다하니 손님과 내가 서로 공감하는 구나 느끼며 용기와 보람을 느낀다. 산삼 등 좋은 재료만 보면 항상 무엇을 만들어 드릴까 고민한다는 조 씨, 정갈한 음식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의 예쁜 마음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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