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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가벼운가 생각이 모자라는가?

2011-08-30기사 편집 2011-08-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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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정책발표 난무 실현 가능성 있는지 의문

요즈음의 정치권을 보면 깊은 생각 없이 언론의 이목이나 한번 끌어 보려고 하는 말인지 모를 정책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본다. 입이 가벼운 것인지 생각이 짧은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의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표로 당선되자마자 대학생 반값 등록금을 불쑥 끄집어내더니 대표 취임 100일을 기해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영유아 무상보육을 선포하였다. 그의 그러한 정책이 실현성이 있느냐 하는 것은 둘째로 치고라도 우선 그가 그런 정책을 불쑥 내뱉을 위치에 있는지부터 필자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당의 정책을 대표가 최종적으로 결정해서 발표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하등의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런 경우는 공식 발표의 경우에 해당한다. 공식 발표란 당이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논의하고 의결한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황 대표의 경우처럼 당의 공식 논의나 의결도 없이 개인적 의견에 불과한 정책을 느닷없이 불쑥 기자들에게 발표하는 것은 그의 대표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대해 당의 공식 정책기구는 있는지 없는지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다는 것도 우리를 의아스럽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다. 아무 의견이 없는 정책위 의장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적 입장으로서는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공짜 등록금 제도라면 더욱 좋고 초등학생에 대한 무상급식이나 영유아 무상보육 정도가 아니라 모든 학생과 모든 아동에 대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아파트 값은 반값, 자동차 유류는 공짜, 무직자와 독신녀에게는 생활비 지급, 실업자는 수당 지급, 미혼모와 이혼모에게는 양육비 지급, 노령자는 모든 의료비 공짜, 암환자는 무료 치료, 참으로 그랬으면 좋을 정책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그것이 좋은 줄 몰라서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예산을 심의하는 정기국회가 다가올수록 과연 그동안에 천명한 정책들을 어떻게 소화해 낼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입이 가벼운 것인지 생각이 짧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홍준표 당대표도 어느 날 갑자기 독도에 해병대를 보내 주둔시키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초선의원도 하기 어려운 얘기를 불쑥 해 버리고 말았다. 듣는 이들이 모두 가슴이 섬뜩하였다. 평생을 일본에 있으면서 한국학 자료발굴에 헌신해 온 최서면 씨는 어떤 기자를 향해 “경찰이 지키면 치안이고 군대가 지키면 분쟁”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라고 일갈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는다.

분쟁지역으로 만들려고 갖은 수단을 다 쓰는 일본의 속셈을 모르지도 않을 집권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분쟁을 자초하는 듯한 말을 앞뒤 가리지 않고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입이 가벼운 것인지 생각이 모자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독도 문제에 있어서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경우에도 결코 신중한 처신이었다고 평가받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가 특임장관이 아니고 일본의 의원들처럼 별 볼 일 없는 의원이라면 어떤 처신을 했더라도 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다. 특임장관이라는 제도가 전에 없던 것이어서 잘은 모르지만 대통령의 비밀스러운 사명을 띠고 이를 수행하는 위치에 있는 특별 국무위원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렇다면 그는 대통령의 밀명으로 독도 문제를 풀기 위해 큰 틀의 외교에 나설 위치에 있는 사람이지 일본의원에 맞서 싸우겠다는 자세로 총을 들고 보초 서는 행위는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좋게 보아지지 않는다. 일본사람의 눈으로는 또 얼마나 왜소하게 보였을까를 생각하면 부끄럽기 한량없는 일이다. 마치 무슨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일국의 장관이 군복을 입고 소총을 든 채 설치는 꼴을 보고 통쾌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 듯싶은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선거구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나라의 지도자들의 언행이 이다지도 가벼운가 하는 생각에 세상이 서글퍼지는 요즈음이다, 이런 국민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도자들도 서글퍼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회에 박근혜 전 대표의 입은 어떤가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말이 없다. 좋게 보면 입이 무겁다는 얘기다. 입이 가벼운 것보다는 물론 무거운 입이 높이 평가해 줄 만하다. 그러나 반드시 말을 해야 할 시점이나 사안(事案)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입이 무거워서인가 아니면 생각이 깊어서인가 아니면 책임회피인가? 지도자가 보이지 않으니 이래저래 국민만 서글퍼지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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