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Up! 영어의 정상에 서다

요즘 영어 학습에서 말하기와 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배운 것을 자기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영어를 배우는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과목은 많은 지식의 양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다. 가령, 과학자는 연구실에서 놀랄만한 발견을 혼자 할 수 있고 이런 성과는 논문 등을 통해 발표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게 된다. 즉, 다른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않고도 성공한 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어 학습은 무엇으로 성과를 판단해야 하는가? 아무리 단어, 문장, 문법, 듣기, 독해 등의 능력이 훌륭하다 하여도 그것이 단지 머릿속 지식으로만 저장되어 밖으로 표출될 수 없다면 그런 지식을 쌓는 것은 헛수고일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현재 배우고 있는 지식의 정도나 양이 비록 낮은 수준이라 하여도 머릿속에 쌓아두지만 말고 자꾸 말하고 쓰는 훈련을 해야만 나중에 좀 더 높은 수준의 것을 습득할 때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학생이 자발적으로 말하고 쓰기에 참여할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발적 참여이다. 타인의 강요로 인한 참여는 스트레스와 불안감만을 증폭시킬 뿐 자신을 표현하는 성취감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의무감으로 완벽하게 외워 말하는 것보다 좀 틀리더라도 스스로 상황에 맞게 생각해낸 단어와 문장을 말할 때 무척 큰 기쁨을 느낀다. 부모가 비싼 레스토랑에서 사준 음식보다 아이 자신이 만든 요리에 애착과 성취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과 같다.

학생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학생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와 어렵지 않은 난이도를 가진 학습 자료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쉬운 주제나 학습 자료를 가지고 자신이 소화한 내용을 다룰 때 창의적인 생각이 솟아나고 말하고 쓰는 작업이 재미있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용 스토리 북보다 말하기나 쓰기용 책은 보다 쉬운 수준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힘써서 이해해야 하는 내용은 학생의 뇌에 새로운 정보를 input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뇌가 무거워지고 창의력이 떨어지며 부담감을 갖게 되어 자유로운 말하기와 쓰기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수업의 방식에 있어서도 학생이 말하고 싶은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학생의 심리를 이용한 수업전개 기술이 필요하다. 같은 약효를 지닌 약이라도 쓴 약보다는 달콤한 캡슐에 싸인 약을 아이들이 잘 먹는 것처럼 같은 수업 목표를 지니고 있더라도 학생이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학습 분위기 조성은 교사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 때 경쟁을 즐기는 아이들 심리를 이용한 팀별 경쟁이나,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학습 자료들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제 영어학습의 주인공은 학생이다. 선생님은 주인공인 학생이 좀 더 빛날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고 옆에서 도와주는 지도자이며 코치이다. 그러므로 수업에서는 학생의 발표가 많아야 하고 선생님은 학생이 새로운 언어적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교수방법을 연구하고 제시해야 한다.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통해 이 세계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날을 꿈꾸며, 우리 선생님들이 무한한 자부심으로 교육적 사명을 잘 감당하길 바란다.

김선희 대전정상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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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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