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인 통해 日 문화·지식·생활 탄생 잃어버린 백제 찾는 것 나라현의 역할”

아라이 쇼고 지사는 누구
△1945년 1월 18일 생.
△나라현(奈良縣) 야마토코오리야마시(大和郡山市) 출신.
△도쿄대학(東京大學) 법학부. 미국 시라큐스대 맥스웰 행정대학원 졸업.
△1968년 운수성(현 국토교통성) 입성. OECD일본정부대표부 참사관. 운
수성 관광부장. 운수성 자동차교통 국장. 해상보안청장관. 참의원 외무대
신 정무관. 참의원 문교과학위원장 등 역임.
△2007년 나라현(奈良縣) 지사 취임.
아라이 쇼고 지사는 누구 △1945년 1월 18일 생. △나라현(奈良縣) 야마토코오리야마시(大和郡山市) 출신. △도쿄대학(東京大學) 법학부. 미국 시라큐스대 맥스웰 행정대학원 졸업. △1968년 운수성(현 국토교통성) 입성. OECD일본정부대표부 참사관. 운 수성 관광부장. 운수성 자동차교통 국장. 해상보안청장관. 참의원 외무대 신 정무관. 참의원 문교과학위원장 등 역임. △2007년 나라현(奈良縣) 지사 취임.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한국의 동일본 대지진 피해 돕기로 훈훈해졌던 양국의 관계는 일본 우익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동해 표기 문제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와 일본 나라현의 우호 협력은 바람직하다. ‘백제’를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적 친교는 구호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세계대백제전에 전세기를 띄워 수백명의 일본인 관광객을 모아 온 나라현의 모습은 올바른 역사관을 통한 한·일 양국의 협력과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

지방 정부간 친선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고 있는 일본 나라현(奈良縣)의 아라이 쇼고(荒井 正吾) 지사를 만나 역사, 문화, 지방행정 등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들어봤다.<편집자 註>

-지난해 나라현은 평성(平成) 천도 1300년 기념식을 했습니다. 한국 백제와 나라현의 뿌리는 밀접합니다. ‘나라’라는 이름도 의미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는 국가를 나라라고 합니다. 한·일 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나라현의 글로벌 구상을 듣고 싶습니다.

“평성 천도1300년 기념식은 ‘과거로부터 미래를 향하여’가 주요 콘셉트였습니다. 결국 일본의 국가와 문화가 형성된 것은 한반도로부터 유입돼 온 것이며 현재 일본이 세계에 공헌하는 역할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나라현 아스카(明日香) 지역에 다카토리쵸라는 지역이 있는데 도래인이 집단 이주한 곳입니다. 고분도 많이 발견되고, 고고학적 성과도 높습니다. 한반도 교류에서 나라현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백제문화와 아스카(飛鳥)문화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앞뒤와 같다고 봅니다. 이러한 인식에 대한 견해는 무엇입니까.

“일본은 백제로부터 매우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문화로드, 역사거리 등 하드웨어를 만들어 후세 사람들에게 역사를 인식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인터넷 세대 가운데 과거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긴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는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교류 거점이었던 곳이 나라현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여러가지 고고학적 발견이나 문헌해석 등을 통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역사 밸트의 중계 중심지는 역시 백제였습니다. 이런 실체를 명확하게 하고, 잃어버린 백제의 의미를 찾는 것이 나라현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6-9세기 교류는 일본에서 그다지 중요시되고 있지 않지만 백제 도래인을 통해 오늘날 일본의 높은 문화·지식·생활이 탄생한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고대 백제는 일본의 문화창조지, 중계지로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공주시를 중심으로 구다라-아스카무라(明日香村)나 구다라 아스카 큰길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거꾸로 아스카무라에도 비슷한 거리를 조성할 생각은 없는지요.

“그런 타운이나 거리를 만드는 것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백제계 도래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일본 불교의 아버지인 교기(行基)스님도 백제 도래인입니다. 긴테츠(近鐵) 나라(奈良)역에 동상을 세웠습니다. 단순 시설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본 최고(最古) 역사서인 일본서기도 나라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열린 ‘백제·아스카 문화를 생각하는 시민모임’ 같은 민간 학술 모임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앞서 말한 조성 제안은 적극 검토하고, 일본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유물을 한국에 알리는 작업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올해는 무령왕릉 발굴 40주년 되는 해 입니다. 지난 2004년에 무령왕릉에 일본 왕족의 참배가 있었는데 아직 일왕의 참배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당숙인 아사카노미야(朝香宮)가 비공식 방문한 것으로 압니다. 수행원과 친척 등 2명과 함께 무령왕릉을 찾아 직접 가져간 술과 떡, 과자류, 향을 차려놓고 일본 왕실의 전통 예법으로 절을 하는 등 조상에 대한 극진한 예를 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왕도 지난해 10월8일 나라현에서 일왕계와 백제의 인연을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일왕의 조부가 출생한 지역이 나라현이고, 무령왕의 어머니가 도래인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직접 말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정치적인 판단이 필요한 발언이었지만 한국과의 교류에 대해 아주 이해가 깊었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일왕의 한국 방문에 대해서는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충청남도와 대전일보는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을 잇는 백제문화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충남의 백제문화유적은 아직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지 못했습니다. 나라현과 일본이 본등재를 위해 지원할 생각은 없습니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갖고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경주(신라)는 이미 세계유산이 됐는데 백제 유적이 아직도 세계문화유산이 되지 못했다는 것은 유감입니다. 백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는 일조하고 싶습니다.”

-요즘 독도나 동해 표기 문제로 한·일 관계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지사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동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와 일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나라현은 충남도 등과 함께 동아시아 지방정부회합을 열고 있습니다. 올해가 2회째인데 섬머스쿨에 한·중·일 지방정부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서로 배우고 의견교환을 하고 있습니다. 충남도는 특히 지난 2009년 개회식에 이완구 전 지사와 홍만표(당시 동아시아팀장)씨가 참석해 이해와 연결고리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열리는 섬머스쿨의 메인 테마는 ‘글로벌 상황에서 동아시아 역할’입니다. 동아시아의 한·중·일 관계에 대한 통찰력있는 강연을 통해 창조적 동아시아의 역할을 생각합니다. 나라현은 동아시아를 함께 학습하고, 함께 나가고 싶습니다.”

-지방정부회합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동아시아 지방정부회합은 한국과 일본, 중국을 너머 아시아 각국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정치적인 선언을 하기도 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실무자회의가 열리는데 충남도의 제의로 마련됐습니다. 실무자들이 지속적으로 만나 공통 테마를 정합니다. 고령화 문제나 에너지, 원전 등등 동아시아 현안을 토론할 계획입니다.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지방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촛점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 나라현은 분권을 주제로 한 간사이(關西) 광역연합이 이슈가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간사이 광역연합은 지난 2003년 간사이 경제연합회를 모델로 한 지방 분권 개혁입니다. 나라현은 추진 당시부터 참가를 보류했습니다. 간사이 광역연합은 새로운 자치단체를 복수의 자치단체 위에 포개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의 소재가 애매하고, 의사결정 수속이 복잡해져 업무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의회를 설치하는 것 같은 큰 조직을 만들게 되고, 새로운 경비도 생깁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참가 결정을 미룬 상태입니다. 광역연합의 조직에 들어가지 않아도 주민들의 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간사이 광역연합과도 ‘연계 단체’라는 입장에서 발언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 문제도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분권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경우 충남과 대전, 충북을 아우르는 500만 광역 거버넌스를 주창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광역연합에 비춰 조언을 한다면.

“개인적 입장으로는 지자체 업무를 광역화하는 것은 분권이 아니고 집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에의 행정은 될 수 있는 한 주민에게 가까운 행정조직이 해야 한다는 지방 자치, 지방 분권의 사고방식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광역연합은 새로운 행정조직입니다. 참여하는 부현(府縣)으로부터 권한을 옮겨받습니다. 상위단체에 권한이 이양되는 것 자체가 분권이 아닌 집권인 셈입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나라현이 앞장서서 진흥해온 나카미나미(中南) 화합 문제가 간사이 광역연합으로 이양되면 이는 지방 자치나 지방 분권의 사고방식을 뒤집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생각하는 초광역 거버넌스의 경우 조직을 만드는 논의가 우선하지 않고, 지방자치 본질에 더 접근하길 바랍니다.”

일본 나라현=권성하 기자 nis-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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