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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도심 물줄기 따라 오늘도 옛이야기 흐른다

2011-08-29기사 편집 2011-08-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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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하천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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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의 도시 대전= 국가하천인 갑천, 유등천과 지방 1급 하천인 대전천이 200여리의 물길을 만들고 있으며, 여기에 매노천, 진잠천, 유성천, 탄동천, 관평천, 대동천 등 지천들이 더해지며 모두 100여개의 크고, 작은 하천이 대전 도심을 감싸 안는다

‘한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도 3대 하천이 분지를 흐르면서 형성한 충적 지형이 일찍부터 발달했기 때문이다.

18세기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는 ‘공주(현재 대전)의 갑천들은 영원한 가거지가 될 만한 곳’이라며 전국의 수많은 하천 마을 가운데 갑천 주변 마을이 가장 살기 좋다고 기술하고 있다.

남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분지지형의 대전은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둘레산과 3대 하천이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전은 타 도시보다 비교적 높은 녹지율을 나타내는 데 실질적으로 둘레산을 제외하면 도심 안의 녹지공간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이때 부족한 녹지공간의 욕구를 채워주는 곳이 바로 대전의 3대 하천이다.

하지만 하천을 젖줄 삼아 도시가 꽃을 피우는 동안 하천의 소중함과 함께 흐르던 이야기는 잊혀졌다. 도심의 더러움을 정화하고 개발의 수단으로 머무르더니 이제는 4대강 사업 등으로 급격한 변화에 직면했다.



◇우두머리 하천, 갑천(甲川)= 대전 도심을 가로지르는 3개의 하천 가운데 가장 물이 많고, 하천 폭도 넓다.

때문에 예부터 우두머리천이라 불렸다. 첫째를 뜻하는 갑(甲)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도 이 덕이다.

갑천은 충남 논산 대둔산 자락 신고운 마을 상류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국가 하천’ 갑천이 시작되는 곳은 대둔산 벌곡천과 계룡산 두계천이 만나는 대전 서구 용촌동 야실마을에서다.

마을 앞 봉곡 2교에서는 두개의 지천이 하나로 만나 갑천을 형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데, 발원지가 다른 두 하천의 색에 미묘한 차이가 있어 합류 모습이 쉽게 눈에 든다.

갑천 상류지역은 자연 하천 본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 물 길이 돌아가며 비옥한 퇴적층을 형성한 노루벌, 대추벌 지역이 그것이다.

이 지역은 널찍한 터와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일찍이 물놀이 장소로 각광을 받았다.

갑천과 장태산 휴양림에서 흘러드는 매노천이 만나는 지점에 흑석 유원지, 노루벌의 장평 유원지와 상보안 유원지가 대표적이다.

갑천이 다음으로 닿는 마을은 서구 괴곡동이다. 수령 65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수호목으로 버티고 있는 마을은 농업 용수 확보를 위해 일찍이 ‘보’가 설치되면서 아래 4km에 걸쳐 하중도와 하천 습지가 발달해 황조롱이, 논병아리 등의 대표적인 조류 서식지로 꼽힌다.

또 하천과 마을 사이 제방 바로 밑에는 저류지 역할을 하는 작은 둠벙들이 여러 곳 있어 다양한 생물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괴곡동 아래 가수원교를 지나면 바로 대전의 허파, 월평공원이 펼쳐진다. 월평공원은 갑천과 도솔산이 만나 육상생태계와 수상생태계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습지 생태지역이다. 면적도 399만 4734㎡( 120여만평)에 이른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미꾸리과 어류 미호종개를 비롯해 한국특산종어류 10여종이 서식하며,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도룡뇽, 두꺼비 등 양서류와 이삭귀개와 같은 식충식물도 만날 수 있다.

정천귀 시민환경교육센터 소장은 “월평공원이야말로 도심 속에서 자연의 생태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학습장이며, 우리가 각별히 보존해야 할 생물종의 보고”라고 말했다.

월평공원 이후 유성천과 갑천의 합류부부터 엑스포과학공원까지 구간은 대표적 친수공간이다. 도심 개발과 함께 호안 정비와 고수부지 내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의 친수공간 조성 사업이 진행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동안 인공의 손을 거친 하천은 유성구 탑립동 탑립돌보 지점에 이르러 조류 서식지로서 기능한 뒤 대덕구 문평동에서 금강과 만난다. 금강합류부 지역은 최근 맹꽁이 집단 서식지로 조사돼 향후 보존 방안을 놓고 지역 사회의 공방이 뜨겁다.





◇버드나무가 넘실거리던 버드내, 유등천= 유난히 하천주변에 버드나무가 많아 버드내, 유등, 유천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동국여지승람 제 17권 공주목조를 보면 유포천(柳浦川)으로 기록되며, 일제시대 대전지도에는 일명 애천(艾川. 쑥내)로 등장한다.

충남 금산 월봉산 자락에서 시작된 유등천이 대전과 처음 마주하는 곳은 중구 침산동이다. 침산동 지역은 자연하천구간으로 멸종위기 보호동식물 1급인 감돌고기와 꺽지, 점줄종개의 주요 서식처이다.

이들 물고기가 풍부한 덕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뿌리공원을 거점으로 살고 있기도 하다. 메기, 가물치, 미꾸리 등을 좋아하는 수달은 야행성으로 쉽게 눈에 띄지는 않으며 반경 10km 이상을 생활권으로 한다.

최근 이 지역에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침산여울(보)이 조성되면서 수달이 이를 피해 하천 상류로 올라갔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이후 뿌리공원에서 안영교, 복수교까지 1.4km구간은 유등천이 대전 도심을 만나기 전 마지막 자연 하천구간이다.

대전시는 지난 2003년부터 진행해 2006년 수립한 3대 하천 정비계획에서 이 구간은 자연하천구간으로 남겨두고 보존에 초점을 맞췄으나 현재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서 인공습지를 비롯한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 조성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이후 유등천은 도마동, 태평동을 거쳐 삼천동에서 대전천과 만난다. 대전천을 만나 품을 넓힌 물길은 한밭대교에서 다시 갑천과 만나 100리 물길의 여정을 마친다.

3대 하천이 만난다고 해 삼천리, 삼천동으로 이름이 이어진 이 지역은 그러나 최근 둔산 3동으로 바뀌면서 하천과의 인연에서 조금 멀어졌다.

한밭대교부터 갑천까지 구간은 갈대밭과 버드나무 군락, 작은 습지들이 형성되며 생태계를 풍부하게 한다.

좌안의 갈대밭은 조류들의 집단 서식지이며, 우안의 대화공원 앞 습지는 과거 맹꽁이가 집단 서식했으나 천변고속화도로 조성 뒤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향수를 간직한 대전천= 유일하게 대전에서 물줄기가 생성되는 하천이다. 동구 하소동 만인산 봉수레미골 봉수샘에서 발원한다. 모래 하천인 갑천이나 유등천과 달리 하천 구간 대부분이 암석층으로 형성된 점이 특징이다.

물길이 원도심을 관통하며 도심의 성장과 함께 해 온 대전천은 이 때문에 지역민들의 향수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하천이기도 하다.

멱을 감고 천렵을 하던 추억의 대상이자 대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이 담긴 대전천은 그러나 도심 개발에 따른 주차장, 하상도로 건설이 진행되면서 3대 하천 가운데 가장 인공적인 하천으로 자리매김했다.

길이가 짧은데다 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하천에 개발이 더해지며 하폭을 더욱 좁혔고, 흐르는 물도 더욱 마르게 했다.

만인산 봉수샘에서 시작된 대전천이 자연형 하천의 모습을 유지하는 지역인 산내천 구간이다.

만인산에서 낭월동에 이르는 구간에는 갈대, 억새 등 강변식물군락이 형성돼 왜가리, 쇠백로 등 조류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대전천이 도심으로 접어들며 마주하는 곳은 옥계동이다. 대전천이 용머리를 적시는 데 이것이 옥계수와 같다고 해 붙여진 지명이다.

이 지역에 유명한 애바우는 옛날 어린아이가 낚시질을 하다 커다란 고기가 낚싯대를 끌고 가자 물속으로 뛰어들어 빠져 죽은 바위라는 구전이 있다.

이 바위를 정성들여 위하면 자손 없는 이들은 자손을 들고, 자녀들은 건강하게 자란다는 전설이다.

옥계교 하류에는 대전천의 건천화를 막고 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관로를 매설해 물을 끌어올리는 역펌핑 시설이 설치됐다.

옥계교 아래에는 돌다리가 놓였다하여 이름 붙여진 석교동이 있다.

조선 광해군 때 판결사에 올랐던 남분봉이 낙향해 대전천이 보이는 봉소루를 짓고 후진을 양성하는 데 하루는 낚시하다 놓아준 잉어가 꿈속에 나타나 다리의 형태를 닮은 큰 돌이 있는 곳을 알려줘 돌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석교동은 고성 남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석교, 애바우 등에서 보이듯 하천 주변에 크고 작은 암반이 자리한다.

조선시대 큰 벌판이 자리한 지역이라 하여 한밭이라고 불린 지역은 본래 대전역과 대전천 사이, 지금의 정동, 중동, 원동 일대를 이른다.

이 지역에는 일제시대 폭 5.45미터, 길이 70미터에 이르는 나무다리가 놓였다. 이후 다리가있던 부근을 복개해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를 지었다.

하지만 복개 구간을 떠받히기 위해 수많은 받침대가 하천에 생기면서 유속을 방해해 여름철 홍수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 하상도로, 하상주차장 등 인위적 시설물 설치로 대전천 구간 중 가장 심하게 훼손된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부터 대전천생태복원사업의 일환으로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가 철거되고 작년에는 거대한 규모로 목척교가 복원됐다.

국가 하천인 갑천, 유등천과 달리 지방하천인 대전천은 대전시가 정비 사업을 진행 중이며 어느 곳보다 생태하천복원의 과제를 크게 안고 있다.

백운희 기자 sudo@daejonilbo.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수행했습니다.’



도움 주신분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부장. 정천귀 시민환경교육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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