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쌤의 언어,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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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학년도 6월 모의수능 - 비문학 ]

※「기술 제재」의 비문학은 여학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원리에 대한 이해와 그 기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남학생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답의 근거를 찾는 노력을 한다면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그 ‘기술지문’을 다 이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답 찾기’만 하면 된다. 그러한 가벼운 마음으로 이 지문을 살펴보자.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은 연료량 대비 운행 거리의 비율인 연비로 나타내며, 이는 자동차의 성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연비는 엔진의 동력이 어떤 조건에서 발생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엔진의 동력은 흡기, 압축, 폭발, 배기의 4행정을 순차적으로 거쳐 생산된다. 흡기행정에서는 흡기 밸브를 열고 피스톤을 상사점에서 하사점으로 이동시킨다. 이때 실린더 내부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져 공기가 유입되는데, 흡입되는 공기에 연료를 분사하여 공기와 함께 연료를 섞어 넣는다. 압축 행정에서는 ㉠실린더를 밀폐시키고 피스톤을 다시 상사점으로 밀어 공기와 연료의 혼합 기체를 압축한다. 폭발 행정에서는 피스톤이 상사점에 이를 즈음에 점화 플러그에 불꽃을 일으켜 압축된 혼합 기체를 연소시킨다. 압축된 혼합 기체가 폭발적으로 연소되면서 실린더 내부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고, 외부 대기압과의 압력 차이에 의해 피스톤이 하사점으로 밀리면서 동력이 발생한다. 배기 행정에서는 배기 밸브가 열리고 남아 있는 압력에 의해 연소 가스가 외부로 급격히 빠져 나간다. 피스톤이 다시 상사점으로 움직이면 흡기 때와는 반대로 부피가 줄면서 대기압보다 내부 압력이 높아지므로 잔류 가스가 모두 배출된다.

이러한 엔진의 동력 발생 주기에서 흡입되는 공기와 분사되는 연료의 혼합비를 어떻게 유지해 주느냐에 따라 자동차의 연비가 크게 달라진다. 일정 질량의 연료를 완전 연소시키는데 필요한 산소의 질량은 일정하다. 한편 실린더 안에서 피스톤의 이동으로 흡입될 수 있는 공기의 부피는 정해져 있으므로, 공기의 밀도가 변하지 않으면 한 주기 동안 완전 연소 가능한 연료량의 최대치는 일정하다. 즉 최대 출력을 얻을 수 있는 공기와 연료의 적정한 혼합비는 이론적으로는 일정하다. 즉 최대 출력을 얻을 수 있는 공기와 연료의 적정한 혼합비는 이론적으로는 일정하다. 혼합비가 적절하지 않으면 출력이 떨어지면서 유해 가스의 배출량이 늘어나는데, 적정 혼합비보다 혼합 기체에 포함된 연료의 비율이 높아지면 산소가 부족하여 일산화탄소, 탄화수소가 증가한다. 반대로 연료의 비율이 낮아지면 공기 과잉으로 질소산화물이 늘어나고 배기가스에 산소가 잔류한다.

이론과 달리 실제 환경에서의 적정 혼합비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이는 대기압, 엔진의 회전수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실린더에 흡입되는 공기의 질량이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의 연비를 향상시키려면 엔진의 운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혼합비를 지속적으로 제어해야 한다.

1.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4행정의 동력 발생 주기를 완료하면 피스톤은 실린더를 2회 왕복한 것이 된다.

② 자동차 엔진은 실린더 내부에서 가스가 외부로 배출되는 단계에서 동력을 얻는다.

③엔진의 운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제어하면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④ 혼합 기체의 흡입과 연소 가스의 배출은 실린더 내부와 외부의 압력 차에 의해 발생한 다.

⑤실제 환경에서 엔진의 회전수는 혼합 기체의 적정 혼합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이 다.

[문제읽기를 통해] 가장 대표적인 문제 유형인 `지문 내용과의 일치, 불일치‘ 유형이다. 선택지들이 각각 어느 문단에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②번이다. 2문단에 보면 ‘폭발행정’에서 ‘동력이 발생’하고 ‘배기 행정’에서 ‘연소 가스가 외부로 빠져 나간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②번은 ‘가스가 외부로 배출되는 단계(=배기 행정)에서 동력을 얻는다(=폭발행정)’고 하였으므로 일치하지 않게 된다.

2. 다음 그래프는 엔진이 작동할 때의 실린더 내부 압력과 피스톤의 위치 및 이동 방향을 나타낸 것이다. 위 글의 ㉠에 해당하는 구간은?

① ㉮ ② ㉯ ③ ㉰ ④ ㉱ ⑤ ㉲

[문제읽기를 통해] 그래프가 응용되는 문제이다. 이런 유형은 수험생들이 많이 힘들어 하지만 하나씩 따지다 보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y축이 ‘실린더 내부의 압력’이고 x축이 ‘피스톤의 위치 및 이동방향’임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②번 ㉯이다. ㉠은 ‘합축 행정’인데 ‘피스톤을 다시 상사점으로 밀어’라고 했다. 그러면 피스톤의 이동방향이 상사점으로 화살표시 되어 있어야 하는데 ㉯와 ㉲가 그렇다. 그리고 ㉠에서 ‘압축한다’라고 한 것은 ‘실린더 내부의 압력을 높이는 것’으로서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 최종 정답이 된다.

3. <보기>의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는 것은?

<보 기>

해발 고도가 5,000m 정도인 고원 지역에서는 대기압과 공기의 밀도가 해수면 인접 지역에 비해 절반정도 줄어든다. 이로 인해 해수면 인접 지역에서 에너지 효율이 최고가 되도록, 한 주기 동안 분사되는 연료량을 고정시킨 자동차를 고원 지역에서 운행하면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자동차 엔진은 흡입 공기의 압력을 감지하여 공기와 연료의 혼합비가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설계한다.

① 탄화수소의 발생량이 증가한다.

② 엔진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③ 배기가스의 배출 속도가 느려진다.

④ 배기가스에서 잔류 산소가 검출된다.

⑤ 동일 양의 연료에서 얻는 출력이 커진다.

[문제읽기를 통해] 지문을 다 읽고 이해한 뒤 <보기>에 제시된 사례에 적용해 보는 문제이다. 탄화 수소, 엔진의 에너지 효율, 배기 가스의 배출 속도와 잔류 산소, 출력의 세기 등에 주목해서 읽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①번이다. <보기>에서 1번째 문장에 ‘고원 지역에서는 대기압과 공기의 밀도가 해수면 인접 지역에 비해 절반정도 줄어든다.’라고 했다. 이것을 3문단 마지막 부분에서 ‘산소가 부족하여 일산화탄소, 탄화수소가 증가한다.’에 일대일 대응을 하면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즉 ‘산소가 부족하면(=공기의 밀도가 줄어들면) 탄화수소의 발생량이 증가한다.’라고 말한 ①이 정답이다.

※이번 주부터 중요 소설의 줄거리를 게재합니다. 잘 보고 원작까지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닳아지는 살들 -이호철 >

* 작품의 줄거리

초여름이 느껴지는 5월의 어느 저녁, 밤 열두 시에 돌아온다는 맏딸을 언제나처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조용하고 썰렁한 집안에는 은행에서 은퇴, 명예역으로 남아 있으면서 거기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살림을 이끄는 늙은 주인이 있다. 그리고 딸처럼 충실히, 귀 멀고 반백치인 시아버지를 부양하는 정애, 그리고 막내딸 영희가 응접실 소파에 앉아 있다.

‘꽝당꽝당’ 어디선가 들려오는 쇠 두드리는 소리가 이상하게 신경을 자극하면서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그 소리를 피하려는 듯 영희는 억지로 지껄인다. 정애는 선재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음을 상기시킨다. 선재는 이북에 시집 간, 20년 가까이 만나지 못한 언니의 시사촌 동생으로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늙은 어머니가 몹시 아꼈었다. 그러는 사이 이층의 구석방을 차지하기까지에 이른 사람으로, 영희와는 약혼까지는 안 갔지만 그렇게 되리라고 피차간에 그리고 주위에서도 그리 알고 있었다.

마침 이층에서 내려오는 오빠 성식의 여위고 파자마 차림인 늘 같은 모습을 영희는 비꼰다. 차가운 안경알만 반짝이는 오빠와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정애는 우수에 젖은 얼굴이다. 이북에 있는 언니가 열두 시에 돌아온다는 것은 따져 볼 성질도 못된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모두가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거기에 익숙해져 있다. 늙은 주인의 고집으로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은 아직은 그 귀가 먼 늙은 주인이 이 집안의 주인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집안 전체를 통제해 나가는 줄이 끊어지면서, 식모는 자유스럽고 활달하고 뻔뻔해졌다. 식모는 선재가 돌아왔음을 영희에게 알리고, 술 취한 선재를 부축하면서 이상한 그리움과 흥분을 느낀 영희는 그의 어두운 방에서 스스로 안기며,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무언가로부터 저녁 내내 도망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방에 들어가 있는 오빠에게 막 결혼했음을 알리는 영희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성식에게 쓰디쓴 웃음을 보인다. 여전히 쇠 두드리는 소리가 투명하게 조급해진 듯 들려 오고, 영희는 왜 우리가 자지 않고 이렇게 앉아 있느냐, 어쩌다가 우리 집이 이렇게 되었느냐는 둥 이것저것 자꾸 지껄인다. 점점 열두 시는 가까워지고, 늙은 주인은 푸념을 하는 어린애처럼 코의 사마귀를 마지면서, 기묘하게 예리한 것을 담고 있는듯한 눈빛으로 두리번거린다. 혼자 있기가 힘들었는지 다시 내려온 성식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몸짓을 보이자, 영희는 정애에게 이야기하던 잔잔한 목소리 대신 신경질적으로 오빠를 대한다.

순간, 시계가 열두 시를 치고, 모두의 시선이 시계와 노인의 얼굴로 향하는데, 복도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기묘한 웃음을 띤 식모가 서서히 나타나 변소에 갔었다고 말한다. 발작이나 일으킨 듯 영희는 식모를 가리키며, 아버지에게 언니가 정말 왔다고 소리치고, 적의를 가득 담은 영희의 눈길과 아버지의 허우적거림,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식과 정애도 엉거주춤 일어서 있었다.

[어휘력tip]

1. ‘친구를 꼬시다’가 맞아요? ‘친구를 꼬이다’가 맞아요?

-‘친구를 꼬이다’가 맞습니다. 동사 ‘꼬이다(=꾀다)’는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끌다’의 뜻으로서 ‘나는 친구를 꾀어 여행을 갔다’에 쓰입니다.

2. ‘그는 찌질하다’가 맞아요? ‘그는 지질하다’가 맞아요?

- ‘그는 지질하다’가 맞습니다. ‘지질하다’는 ‘보잘 것 없고 변변하지 못하다’의 뜻으로서 ‘드라마가 너무 지질하다’에 쓰입니다.

3. ‘급정차한 버스 때문에 차들이 충동했다’가 맞아요? ‘급정차한 버스 때문에 차들이 추돌했다’가 맞아요?

- ‘급정차한 버스 때문에 차들이 추돌했다’가 맞습니다. 명사 ‘추돌’은 ‘자동차나 기차 등이 뒤에서 들이받음’의 뜻으로서 ‘추돌사고’ ‘삼중 추돌이 일어났다’에 쓰입니다. 반면 ‘충돌’은 ‘서로 맞부딪치거나 맞섬’의 뜻으로서 ‘자동차 충돌’ ‘의견충돌’등에 쓰입니다.

‘추돌’의 ‘추(追)’가 ‘쫒을 추’임을 알면 좀 더 쉬워지겠죠?

<이상 언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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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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