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하면 한우와 삼겹살로 양분되는 시대는 지났다. 특별한 맛을 위해 다양한 육류를 찾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냄새에 관한 편견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양고기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지며 재평가 되고 있는 추세다.

근세 약초 연구서 ‘본초강목’에 의하면 양고기는 복부를 따뜻하게 하고 식욕 증진과 정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기록돼 있다. 또 양고기는 칼로리와 지방이 적은 반면 단백질과 우리 몸에 이로운 무기질·비타민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다.

대전시 서구 월평동에 작년 2월 개점한 양고기 구이 전문점 ‘조기천양고기’는 양갈비, 양삼각 구이 이외에도 양전골, 양갈비탕 등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특별한 한 끼 식사와 보양식을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통 식당에서 냄새가 어느정도 있는 생후 20개월 이상된 어른 양 ‘머튼(mutton)’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조기천양고기’에서는 뉴질랜드산 1년 미만의 어린 양 ‘램(lamb)’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갓김치, 파김치, 매실고추장아찌, 고사리무침, 깻잎, 양파절임 등 갖가지 밑반찬들이 푸짐하게 한상 가득 수놓는다. 모두가 가게주인 허수경 씨가 정성을 다해 직접 담그거나 만든 것들이라 그런지 고향집에서 만날 수 있는 정갈한 맛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명품 양고기’와 환상궁합을 이루며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맛을 창출한다.

우선 양갈비와 양삼각 구이 한 점을 차례로 입에 넣는 순간 고기 육질의 담백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그 맛이 소고기 저리가라다. 또 전혀 질기지 않고 촉촉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양고기라는 생각이 완전히 사라진다. 소금에다 찍어 먹어도 맛있고 커리의 원재료인 향신료 ‘쯔란’에 쿡 찍어 먹어도 이국적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특제소스를 곁들인 양파절임과 같이 먹으면 노릇노릇 잘 구워진 양고기와 달콤새콤 상큼한 채소의 절묘한 만남으로 인해 그 맛이 일품이다.

양전골은 양 뼈를 48시간 푹 고아 끓여내는데 구수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쫄깃하고 담백한 고기와 상큼한 채소가 푸짐하게 어울린 전골을 먹고 나니 뜨끈한 열기와 은은한 향기가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퍼지면서 온몸이 ‘후끈후끈’ 몸에 좋은 보약을 먹은 듯 힘이 ‘불끈불끈’ 든든하다.

특히 ‘백김치국수’는 시원한 감칠맛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 집만의 여름철 별미음식이다. 콩나물, 파프리카, 당근, 백김치 등 아삭아삭 채소와 함께 건져올린 ‘탱글탱글’ 냉수욕한 면발 ‘후루룩’ 새콤한 국물 단 번에 마시고 나니 더위가 ‘싹’ 여름이 두렵지 않다.

△양 삼각(200g) 1만6000원 △양 갈비살(200g) 1만2500원 △양전골 大 3만5000원·中 3만원 △양푼이 묵사발 1만원. ☎042(488)0842. 80석 가게앞주차.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조기천양고기’ 집주인 허수경(54) 씨는 식당을 찾은 손님에게 직접 고기를 최적의 상태로 초벌구이 해주며 양고기에 대한 편견 없애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자천타천 ’양고기 마니아’다. 웬만한 반찬은 손수 만들며 특히 직접 담근 집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게 맛에 반한 손님들이 하나 둘 늘어 즐겁기만 하다고 말한다.

허 씨는 “끊임없는 맛을 지켜나가기 위해 아들과 함께 정성을 다해 식당을 운영하면서 직영점을 점점 늘려 양고기를 보다 대중화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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