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AIST 정재승 교수 트위터 제안 전국 동시 진행

지난해 10월 부여도서관에서 진행된 전국 동시
과학강연 기부‘10월의 하늘’행사 모습.
지난해 10월 부여도서관에서 진행된 전국 동시 과학강연 기부‘10월의 하늘’행사 모습.
‘트위터의 기적’은 올해도 계속된다.

전국 소도시에서 펼쳐지는 동시 과학강연 기부 ‘10월의 하늘(October Sky)’이 시즌2를 맞게 된 것이다.

‘10월의 하늘’은 지난해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가 평소 실현해보고 싶었던 아이디어를 트위터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정 교수는 작은 도시의 도서관에서 10월 마지막 주말, 청소년들을 위해 동시에 과학강연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트위터를 통해 이 제안이 확산됐다.

그리고 2010년 10월 30일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연구원을 비롯해 교수, 교사, 의사, 화가, 평범한 직장인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부여도서관과 당진군립도서관, 한밭도서관 등 전국 30개 도서관에서 청소년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강연이 펼쳐졌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 사용자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지만,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이같은 자발적 재능기부가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된 것은 ‘10월의 하늘’이 처음. 본보를 비롯한 언론에서도 “SNS의 대표적인 순기능 사례”라며 크게 주목했다.

올해도 벌써부터 ‘10월의 하늘-시즌2’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10일 이번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작은도시 도서관에서 과학경연을 나누는 ‘10월의 하늘’ 행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0월 29일 오후 2시, 강연기부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나눠주실 분을 기다립니다. 강연기부, 운영기부, 책후원으로 꿈을 나누는 보람을 함께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준비단계부터 모든 참여는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보다 ‘조직적’이어진 것. 이미 별도의 홈페이지(www.nanumlectures.org)가 개설됐고, 준비모임도 조직돼 지난 13일 첫모임을 가졌다. 한국도서관협회를 통해 도서관 모집도 이미 마쳤으며, 올해는 공주시립도서관, 부여도서관, 충남서부평생학습관 등 전국의 43개 소규모 도서관에서 ‘10월의 하늘’이 진행될 예정이다.

작년 행사에 참여했거나, 올해 참가를 앞둔 트위터들은 벌써부터 들뜬 모습이다. “재능기부 신청을 하고 스케줄 입력을 하려고 했는데, 입력이 되어있었다. 이미 작년에 입력해놨을테지. 올해도 기대가 된다(@googkan)”, “올해도 많은 분들과 10월의 하늘이 멋지게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음 모임때 뵈요(@blue177), “올해도 참여를 해야겠네요(@kyuoutae)” 등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찬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정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10월의 하늘, 강연기부 날짜가 다가온다. 강연해주시겠다고, 운영이라도 돕겠다고 멘션을 주신 분들…. 작년 이맘때가 떠오른다”며 “기부를 강요하는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가까운 분들에게 (참여를)부탁드리지 않고 있다. 그저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 고마울 뿐”이라며 참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형석 기자 kimhs@daejonilbo.com

◇‘10월의 하늘’은?=영화 ‘옥토버 스카이(October Sky·10월의 하늘)’에서 착안했다. 1957년 10월 어느 날, 미국 탄광촌에 살던 소년 호머 히캄은 소련에서 쏘아 올린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별(인공위성)’에 관한 뉴스를 보고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소년은 주위의 냉대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마침내 NASA의 저명한 우주 과학자가 된다. 탄광촌 소년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주었던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별’이 보다 많은 이 땅의 청소년들을 향해 날아가길 바라는 취지에서 ‘10월의 하늘’로 명명됐다.

<사진>지난해 10월30일 부여도서관에서 진행된 전국 동시 과학강연 기부 ‘10월의 하늘’ 참가자들이 행사가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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