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신선한 야채 생각이 절실하다. ‘오늘은 뭔가 색다른 걸 먹어야겠다’ 마음을 먹고 나서보지만 늘 그곳이 그곳. 이럴 땐 대전시 둔산동 시청 인근에 위치한 ‘쌈꾼’을 찾아보자.

이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케일, 근대, 치커리, 청경채, 신선초 등 30여 가지 넘는 쌈채소. 비타민, 미네랄, 효소 등 영양분이 풍부한 살아있는 생명에너지. 계룡, 옥천 등지에서 친환경 유기농 공법으로 재배한다니 한여름을 지내면서 부족했던 영양소를 재충전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이다.

‘쌈밥정식’은 이런 쌈채소의 신선함을 식사로 즐길 수 있다. 상큼함과 고소함, 매콤함이 한데 어우러져 미각을 절로 자극한다. 우선 대패삼겹살에 고등어무조림, 계란찜, 갈치속젖 등 푸짐하면서도 먹음직스러운 상차림엔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고향의 맛, 어릴 적 어머니의 손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또 강된장에 갈은 돼지고기를 볶아 이집만의 특별양념을 곁들인 쌈장은 이 집만의 자랑. 싱그러움이 듬뿍 담긴 상추에 쌈추 한 잎 올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술 떠서 삼겹살 한 점, 쌈장을 척 발라 한입에 쏙 넣으면 새콤쌉쌀한 맛과 알싸한 향이 그대로 느껴진다. 먹을수록 부드럽고 담백함 속에 생야채의 신선한 맛과 향, 그리고 그 안에서 어울려 씹히는 고기가 은은하고 색다른 맛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먹는다기보다는 음미하고 감상한다는 표현이 더 나을 듯. ‘생식의 즐거움이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해준다.

이 집의 마지막 숨겨진 맛의 매력은 바로 ‘생삼겹살’. 일단 고기를 굽기 시작하면서부터 코끝을 스치는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뭔가 예사롭지 않은 예감을 전해준다. 노릇노릇 잘 익은 삼겹살을 입에 넣으면 순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온몸에 전율이 타고 흐르는듯 하다. 와인이니 허브니 전혀 다른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정말 연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가득 배어있다.

익기가 무섭게 젓가락이 저절로 가기 시작하는데 먹어도 먹어도 느끼하거나 물리지 않는다.

△쌈꾼정식(2人이상 주문 가능) 쌈밥정식+대패삼겹살+공기밥 9000원 △쌈돌정식(2人이상 주문 가능) 쌈밥정식+대패삼겹살+돌솥밥 1만2000원 △쌈밥정식+생삼겹살(국내산) 1만2000원 △돌솥 쌈밥정식+생삼겹살(국내산) 1만5000원 △쌈밥정식+생오리(국내산) 1만원 △돌솥 쌈밥정식+생오리(국내산) 1만3000원 ☎042(477)2255 110석, 공용주차장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항상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신선하고 정갈한 손맛이 살아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음식에서 건강함을 찾고 약이 되는 밥상을 만들겠습니다”

‘쌈꾼’ 송완식 사장은 무엇보다 손님을 위한 정성어린 음식 만들기를 철칙으로 삼아 화학조미료를 사용한 인위적인 맛을 배제한 자연 그대로의 맛을 내기위해 천연양념만을 고집한다. ‘쌈꾼’은 아마도 행복을 나눠주는 집인 듯싶다. 음식을 먹는 손님들 얼굴마다 기쁨으로 화사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에 행복한 기운을 담기 때문일까. 단순히 끼니를 위한 식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내 몸과 마음을 위한 건강한 식사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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