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Up! 영어의 정상에 서다

불공평한 이야기지만 학생들의 학습역량은 제각각 정말 다르다. 아이들을 지도할 때 교사는 타고난 학습역량에 따라 학생들의 배우는 속도가 다른 것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학습속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 학생의 경우 똑같은 시간을 공부하고도 친구보다 나쁜 결과가 나오면 울어버리는 때도 종종 있다. 놀았던 친구보다 내가 더 열심히 공부했는데 어떻게 결과가 나쁠 수 있는지 아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 부모는 아이마다 각각 잘하는 부분이 다르고 영어공부도 언어적성 여부에 따르다는 것을 잘 설명해줘야 한다. 같은 시간에 함께 배웠어도, 또 개인이 각자 노력을 해도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해 아이가 영어 학습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도와줘야한다.

영어는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영어를 자신의 언어로 만들 수 있다. 언어습득의 결정적 시기인 만 13세 이전의 황금시간대만 놓치지 않는다면, 세계 어느 나라에 태어나도 그 나라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원리와 같다. 다만, 영어습득 속도는 대부분 모국어인 한국어 습득 속도와 비례해 아이마다 서로 다르다는 사실만은 이해해야 한다. 영어 학습에 대한 성급한 실망감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살 정도에 모국어를 빨리 구사하는 아이는 음성파악, 의미 연결, 구강 발화 등에서 타고난 언어적성이 좋은 편이다. 이것은 남보다 빨리 영어를 습득하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4세 정도에 늦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아이는 선천적으로 남보다 언어센서가 덜 발달되어 영어를 배우는 데도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가 모국어 습득에 걸린 시간과 과정을 바탕으로 영어 학습 과정을 꾸준히 지켜봐줄 수 있다면, 자녀를 좀 더 지혜롭게 지도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언어 적성이 늦은 아이라도 영어 노출시간과 노력을 자신에 맞게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다. 시간을 들여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누구나 영어를 자연스럽고 쉽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 적성이란 무엇일까? 언어적성에는 발음, 악센트, 억양 등의 소리를 듣고 말하는 소리구분능력, 상황 속에서 말의 의미를 눈치껏 파악하여 단어와 문장 등을 습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의미파악 추론능력은 물론 자신의 입으로 언어를 구사하는 언어종합력 등까지 두루 아우른다. 영어를 가르칠 때 한국어와 떼놓고 영어만을 잘 가르치는 것은 성공적인 언어 습득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우리 아이가 한국어 발음이 나쁘면 영어 발음도 나쁠 수 밖에 없다. 귀로 들리는 한국어 음소 수가 남보다 적게 들리므로 영어음소 구분에도 정확도가 떨어져 영어 발음의 정확도 역시 떨어지는 것이다. 이 때 한국어 책을 정확한 발음으로 소리 내어 읽도록 지도하면 덩달아 영어 발음도 정확해 진다. 본인이 정확히 듣고 발음하는 음소의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언어습득의 결정기인 만 13세 이전에 적어도 5000시간 이상 (5년 연속적 노출을 요구하는 제 2모국어 ESL 습득의 필수시간) 노출되면 누구나 영어를 잘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아이는 3000-4000시간 노출에도 영어에 재능을 보이는가 하면, 우리 아이는 꼬박 5000시간 되었을 쯤에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는 안다. 우리 아이가 언어적성이 발달되었는지, 약간은 더딘지. 옆집 아이의 언어 적성에 우리 아이를 맞추지 말자. 옆집 아이 2살 때 말하고, 우리 아이 4살 때 말했어도 지금은 똑같지 않은가? 남의 집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오직 우리 아이의 영어 습득 속도에 맞추어 끊임없는 노출시켜주고 자기 속도의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자.

김선희 대전정상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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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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