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나승연 대변인처럼… 영어말하기 잘하려면

지난달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김연아 선수와 나승연 대변인 등의 유창한 영어 프레젠테이션이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낳으면서 초등학생 사이에서 영어 프레젠테이션과 말하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당장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으로 영어회화 수업 증가 등 교과부의 실용영어 교육 강화를 위한 방침들이 늘어나, 성적을 위한 영어가 아닌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영어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여름방학 동안 초등학생의 영어 말하기 실력 향상을 위한 학습법에 대해 알아보자.

△온 가족과 함께 집에서 ‘영어 놀이’

영어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영어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 영어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 영어 퍼즐 등과 같은 아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 아이가 영어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영어 학습법으로는 퍼즐을 이용한 영어 단어 맞히기 놀이나 정해진 공간에서는 영어만 사용하는 EOP(English Only Policy) Zone 등 다양하다.

영어 퍼즐 놀이는 먼저 밑그림이나 단어가 없는 빈 퍼즐 틀을 준비하고 사전에 준비한 문장에서 동사, 명사 등을 하나씩 적은 후 퍼즐을 맞히는 놀이다. 맞춘 단어는 노트에 옮겨 쓰고 전체 문장을 조합한 뒤 읽도록 한다.

아이가 학교나 학원에서뿐 아니라, 집에서도 영어로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집의 한 공간을 EOP(English Only Policy) Zone으로 설정하고 공간에 있는 가구나 사물 등에 영어 플래시 카드를 붙여놓고 가구나 사물을 사용할 때 영어로 이야기하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영어 학습은 아이들에게 학습을 게임으로 유도할 수 있어 학습 참여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아이가 규칙을 잘 지킬 때는 칭찬이나 적절한 보상을 통해 영어에 더 흥미를 갖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단순 암기가 아닌 ‘영어 사고력’ 키우는 것이 관건

어떤 학습이든지 이해가 우선 되야 하지만 학습이 이해에서 끝나면 응용하거나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데에는 부족할 수 있다. 이해력이 뛰어난 아이는 읽은 내용을 요약해 낼 수 있지만, 응용력과 사고력 없이는 자신의 논리를 하나의 의견으로 정리해 표현하기 어렵다. 한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사물을 보는 훈련이 필요한 것.

영어 학습도 마찬가지. 기존의 말하기, 쓰기, 읽기 등 기능 위주의 학습이 아니라 영어를 도구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회 시간에 여름에 먹는 음식을 배웠다면 우리나라의 여름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왜 여름에 뜨거운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그런 음식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보고 영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단어와 문장을 단순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영어 말하기 실력을 키울 수 없다. 대개 아이들은 짧은 시간에 암기한 내용은 시험이 끝나면 곧 잊어버리기 때문에 외운 단어와 문장을 활용해 아이가 주도적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문장을 읽고 주제를 찾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결론으로 달하기까지 과정이나 다른 결말 등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영어 발표하기

영어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발표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좋다. 아이가 혼자 발표를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옆에서 부모나 교사가 적극적으로 묻고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발표는 영어 표현력을 키우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영어로 들은 내용을 요약하고 발표하는 수준에서 직접 과학 실험을 해보고 실험의 가설, 과정,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발표까지 해본다면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 다른 과목을 활용해도 좋다. 수학 문제 해결 방법을 영어로 발표하거나 분리수거의 필요성과 같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친근한 소재의 시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발표, 토론해 보는 것도 유익하다. 영어 발표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 영역의 용어나 표현, 지식을 폭넓게 익힐 수 있어 효과적이다. 하지만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면 영어로 토론하거나 대화를 할 때 ‘말할 거리’가 없어 영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주제와 그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하게 담긴 영어 동화책이나 교재를 활용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때 사회나 과학 등 학교에서 실제로 배우는 내용이 함께 포함된 교재라면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

강시현 랭콘잉글리시 본부장은 “영어가 서툰 아이에게 처음부터 영어로만 말하게 하면 부담을 느껴 오히려 영어를 거부하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영어와 우리 말을 섞어 사용하면서 서서히 영어 비중을 늘리고 무엇보다 영어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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