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더블딥 가능 여파로 코스피 2010선대로 추락

미국발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과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의 여진이 3일 연속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힘입어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2010선까지 밀려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올랐으며 채권 값은 또 급등했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7.79포인트(2.31%) 내린 2018.47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23일 이후 최저치로 사흘 연속 2% 이상 하락해 153.84포인트나 빠졌다.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이 정도 하락한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23일부터 3거래일 동안 188포인트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사흘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도 무려 86조4479억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올해 복지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91포인트(0.04%) 내린 2067.17에 출발해 오전 장중 2071.03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1시간30분 만에 30포인트 넘게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장중 고가와 저가의 차이는 55.8포인트에 달했다.

코스피의 이런 흐름은 간밤 미국 정부가 3차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0.89% 오르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반등한 것과는 뚜렷이 대조됐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특별히 새로운 악재가 등장한 것도 아닌데 코스피가 급락했다”며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급락한 것은 외국인의 투매에 가까운 ‘팔자’ 때문이다.

외국인은 443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기관도 1198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저가매수에 나서 4747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다수 포함된 화학 업종이 5.35%나 급락하며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기계(-3.67%), 서비스업(-3.44%), 운송장비(-3.03%)도 3% 이상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음식료품(1.05%), 통신업(0.81%), 은행(0.52%) 등 내수 업종이 오르긴 했으나 상승 폭은 작았다.

코스닥지수도 오전 장중 반등하더니 하락세로 돌아서 9.84포인트(1.85%) 내린 522.07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원 오른 1061.70원에 장을 마쳤다.

한종구 기자 sunfl1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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