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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9월 모의수능 - 현대소설

2011-08-02기사 편집 2011-08-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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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쌤의 언어 그 이상!

[A]

어둠이 쪽 깔려 간 밤하늘에는 별들이 빙판(氷板)에 얼어붙은 구슬들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찬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지나갈 때마다 낙엽이 우수수 발밑으로 떨어져 흩어졌다. 그는 지금 가로수에 기대어 서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거운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가 않았다. 그는 즈봉 포켓 속에 구겨 넣은 신문지를 다시금 손으로 구겨 쥐었다. 어머니―-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 순간 ‘아래는 아들의 소식을 듣고 실신한 노모’라는 ㉠신문 구절과 함께 노파의 주름진 얼굴이 어머니 얼굴과 겹쳐서 떠올랐다. 그러나 곧 ‘모두가 조국을 위해서다.’ 하는 음성이 그의 마음을 뒤덮고 지나갔다.

‘이미 우리는 ㉡조국을 위해서만이 있는 몸이다. 지금의 네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보다 더 보람 있는 하나를 위해서 하나를 버려야지.’

약 이 개월 전 일이었다. 그가 투신하고 있는 비밀결사에서는 한 사람을 암살하지 않으면 안 될 경지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바로 계획된 그날 밤 오랜 신병 끝에 오직 한 분밖에 없는 그의 어머니가 숨져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클랙슨 소리가 짧게 밖에서 또 한 번 울려 오고 있었다. 정각에서 삼십 분 전. 야광 초침이 파란 빛깔을 그으면서 아라비아 숫자가 나열된 동그란 원반 위를 움직이고 있었다. ㉢클랙슨 소리가 다시 짧게 울렸다. 그는 묵묵히 고개를 들고 어둠과 마주 섰다.



[B]

“연기는 안 돼. 생각해 봐. 우리가 오늘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 얼마나 시간과 정력을 소비했나를……. 그것뿐만이 아니라 오늘 실패하는 경우엔 이미 우리들의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야 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야. 지금 우리들은 삼이라는 성공 숫자 앞에 와 있다. 알겠지? 어머니는 우리가 맡을 테다. 조국을 위해서 이미 모든 것을 버리기로 한 우리들이 아니냐.”

나직하면서도 몹시 초조한 음성이었다. 그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어머니의 신음 소리가 무겁게 방 안에서 울려 나오고 있었다.

(중략)

의식을 잃고 누워 있던 어머니는 방문이 부시시 열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천장이 축 처져서 내려앉은 ㉣방 안은 더욱 답답하고 어두웠다. 그는 어머니 앞으로 조용히 다가가서 꿇어앉았다. 고개를 약간 모로 눕히면서 아들 모습을 더듬어 가고 있는 그 눈빛은 다 꺼져 가는 모닥불처럼 희미하게 등잔불 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어머니….”

노파는 아들의 음성을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간신히 흔들어 보이는 것 같았다.

“어머니, 의사가 왔댔어요?”

그러나 노파는 가만히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말귀를 못 알아들었는가 하여 다시 한 번 어머니 귀 가까이에 입을 대고 물어보았다. 그리고 나서 어머니 표정을 조용히 지켰다. 험하게 주름져 간 입술이 움직거리는 것 같았다. 어머니 손이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는 듯하므로 그는 어머니의 손을 마주 잡으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아들의 손만을 꾹 움켜쥐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곧 아들의 손을 끌어당겨 자기 뺨 위로 가져갔다. 그리고 이미 시선과 손의 감각만으로써는 아들을 느껴 볼 수가 없는 듯이 아들의 손을 자기 입술에 가져다 대어 보는 것이었다. 그는 가슴이 뭉클 뜨거운 물결 속에 휩쓸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는 순간 며칠 전 집을 나갈 때 간신히 입을 열고 중얼거리던 어머니 말씀이 눈앞에 또렷이 아로새긴 것처럼 떠오르는 것이었다.

“언제 돌아오냐?”

“오늘은 못 돌아올 것 같아요. 저 옆집 아주머니한테 부탁을 했어요. 그리고 좀 돌봐 달라고 돈도 드렸으니까 근심 마세요. 의사도 이따 저녁에 다시 한번 들를 거예요.”

“오냐.”



[C]

그리고 나서 어머니는 잠시 멍하니 허공에 눈 주고 있다가 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아들만을 위해서 있단다. 나이 들면 들어 갈수록……. 그러나 아들이야 그럴 수 있겠니, 제 할 일이 더 중한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노쇠한 어머니의 애틋한 기대를 깨닫지 못하는 바 아니었으나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던 것이었다.

그는 지금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힌 채 자기 손을 끌어당겨다 입술 위에 대고 어루만지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후 자기 손을 어루만지던 어머니의 손은 맥없이 그대로 멈추어졌다. 그는 뼈만이 앙상한, 여윈 어머니의 손가락으로부터 어머니 눈 위로 시선을 옮겼다.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희미한 어머니의 눈빛, 마치 그것은 먼지 속에 퇴색하여 버린 ㉤유리알처럼 빛을 잃고 있었다. 그 순간 어머니는 지금 아들의 모습을 바라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마음속에서 느끼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그의 마음에 어두운 선을 그으며 지나갔다.

다음날 그는 밀회 시간을 어기고 그대로 어머니 곁에 있었다. 정오가 가까워서였다.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집 앞에서 급히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났다.

-오상원, 「모반」-



1. 위 글의 서술상의 시간을 <보기>와 같이 정리했다. 이와 관련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지금(1) → 그날 밤 → 며칠 전 → 지금(2) → 다음날



① ‘지금’(1)과 ‘지금’(2)는 공간적 배경이 다르다.

② ‘그날 밤’과 ‘지금’(2)는 시간적 배경이 동일하다.

③‘그날 밤’과 ‘며칠 전’ 장면은 서술자의 시점이 서로 다르다.

④ 실제 시간 순으로 배열하면 ‘며칠 전’이 가장 먼저이다.

⑤‘다음날’에는 새로운 사건의 발생이 암시되어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선택지 ①, ②번은 시공간적 배경이, ③번은 서술자의 시점이, ④번은 시간의 순서가, ⑤번은 사건에 대해 설명이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③번이다. 「그날 밤」뒷 부분에 ‘그의 어머니가’가 있고 「며칠 전」 앞부분에 ‘그는 순간’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둘 다 전지적 작가가 ‘그’라는 인물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므로 서술자의 시점은 같다.



2. ㉠∼㉤ 중 <보기>에서 설명하는 ‘이것’에 해당하는 것은?





<보 기>



‘이것’은 주체와 타자, 주체와 세계를 연결하는 사회적 통로이다. ‘이것’을 매개로 주체는 타자와 세계에 대한 앎을 확장하며, 그럼으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재인식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동시성과 공공성을 특징으로 하는 ‘이것’은 현대소설에서 중요한 서사적 기능을 갖는 장치로 활용된다.



① ㉠ ② ㉡ ③ ㉢ ④ ㉣ ⑤ ㉤



[문제읽기를 통해] 주어진 <보기>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처한 상황을 재인식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 기능을 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①번 ‘신문’이다. 그는 신문에 난 ‘아들의 소식을 듣고 실신한 노모’라는 타이틀을 보며 자신의 어머니 얼굴을 떠 올리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조국을 위해서’라는 당위성을 부여하며 애서 부인하려 한다. 또한 <보기>에서 ‘동시성과 공공성을 특징으로 하는 이것’이라고 했으므로 ‘신문’이 답이 된다.



3. <보기>의 ⓐ∼ⓓ 중 [A]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만을 있는대로 고른 것은?

<보 기>



소설 읽기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한 일종의 여행이다. 우리를 안내하는 작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의 여행을 돕는다. 그는 ⓐ상황을 요약하여 제시해 줌으로써 우리의 수고를 덜어 주기도 하고, ⓑ개념적인 언어로 자신의 사상을 직접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을 떠난 여행이 그렇듯이 소설을 읽는 여정 역시 순조롭지만은 않다. 작가는 ⓒ외부 사물의 묘사로 복잡한 심리 상태를 암시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극적인 반전으로 우리를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① ⓐ, ⓑ ② ⓐ, ⓒ ③ ⓑ, ⓒ ④ ⓑ, ⓓ ⑤ ⓒ, ⓓ



[문제읽기를 통해] 보기 ⓐ~ⓓ의 특징을 잘 읽고 본문에서 해당되는 부분을 찾아 밑줄 쳐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②번이다. ⓐ는 ‘약 이 개월 전의 일이었다.’에서 과거의 상황과 사건을 요약 제시하고 있으며 ⓒ는 외부 사물의 묘사 (찬바람 불고 낙엽이 흩어지는 모습)을 통해 복잡한 심리( ‘무거운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가 않았다’)가 드러난다.



4. [B]와 [C]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B]에서는 ‘그’가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②[B]에서는 ‘비밀결사’가 ‘그’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③[C]에서는 ‘그’의 ‘할 일’에 대한 어머니의 불신을 읽을 수 있어.

④[C]에서는 ‘그’를 만류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심정을 읽을 수 있어.

⑤[B]와 [C]의 두 목소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의 심리를 읽을 수 있어.



[문제읽기를 통해] 각 구절의 의미를 이해하는 문제이다. 인물의 처한 상황과 심리를 중심으로 정답 찾기를 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③번이다. [C]에서 아들의 일을 어머니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가 ‘그’의 ‘할 일’에 신뢰 혹은 불신을 가질 수가 없다. 어머니는 아들을 떠나보내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을 뿐이다.





[어휘력tip]

1. ‘유행에 뒤쳐지다’가 맞아요? ‘유행에 뒤처지다’가 맞아요?

- ‘유행에 뒤처지다’가 맞습니다. 동사 ‘뒤처지다’는 ‘어떤 수준이나 대열에 들지 못하고 뒤로 처지거나 남게 되다’의 뜻으로서 ‘성적이 남들보다 뒤처지다’에 쓰입니다.



2. ‘용수철을 늘이다’가 맞아요? ‘용수철을 늘리다’가 맞아요?

- ‘용수철을 늘이다’가 맞습니다. 동사 ‘늘이다’는 ‘본디보다 더 길게 하다’의 뜻으로서 ‘고무줄을 늘이다’ ‘엿가락을 늘이다’에 쓰입니다. 반면 동사 ‘늘리다’는 ‘늘다’의 사동사로서 ‘수나 세력 등이 더 많아 지거나 나아지게 한다.’는 의미이고, ‘가구 수를 늘리다’ ‘실력을 늘리다’에 쓰입니다.



3. ‘그는 응큼하다’가 맞아요? ‘그는 엉큼하다’가 맞아요?

- ‘그는 엉큼하다’가 맞습니다. 형용사 ‘엉큼하다’는 ‘엉뚱한 욕심을 품고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고자 하는 태도’의 뜻으로써 ‘그에게는 다른 엉큼한 욕심이 있었다.’등에 쓰입니다.



4. ‘야단법석’이 맞아요? ‘야단법썩’이 맞아요?

-‘야단법석’이 맞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 5항>에 따르면 ‘ㄱ,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여기에 따르면 ‘야단법석’ ‘납작하다’가 맞는 것이죠.



5. ‘기억이 어슴프레하다’가 맞아요? ‘기억이 어슴푸레하다’가 맞아요?

- ‘기억이 어슴푸레하다’가 맞습니다. 형용사 ‘어슴푸레’는 ‘ ①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어둑하고 희미하다. ② 기억이나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희미하다’의 뜻으로서 ‘밖이 아직 어슴푸레하다’ ‘어슴푸레한 기억이 되살아 났다’등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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