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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학년도 9월 모의수능-고전소설

2011-07-26기사 편집 2011-07-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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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쌤의 언어 그 이상!

첨부사진1


이날 사향이 틈을 타 부인의 침소에 들어가 금봉차*와 옥장도*를 훔쳐 낭자의 사사로운 그릇 속에 감추었더니 그 후에 부인이 잔치에 가려고 봉차를 찾으니 간 데 없는지라. 괴이하게 여겨 세간을 내어 살펴보니 장도 또한 없거늘 모든 시녀를 죄 주었다.

이때 사향이 들어오며 말하기를,

“무슨 일로 이렇게 요란하십니까?”

부인이 말하기를,

“옥장도와 금봉차가 없으니 어찌 찾지 아니하리오?”

사향이 부인 곁에 나아가 가만히 고하여 말하기를,

“저번에 숙향이 부인의 침소에 들어가 세간을 뒤지더니 무엇인가 치마 앞에 감추어 가지고 자기 침방으로 갔으니 수상합니다.”

부인이 말하기를,

“숙향의 빙옥 같은 마음에 어찌 그런 일이 있으리오?”

사향이 말하기를,





“숙향이 예전에는 그런 일이 없더니 근간 혼인 의논을 들은 후로는 당신의 세간을 장만하노라 그러하온지 가장 부정함이 많습니다. 어쨌든 숙향의 세간을 뒤져 보십시오.”

부인이 또한 의심하여 숙향을 불러 말하기를,

“봉차와 장도가 혹 네 방에 있나 살펴보라.”

숙향이 말하기를,

“소녀의 손으로 가져온 일이 없사오니 어찌 소녀 방에 있겠습니까?”

하고 그릇을 내어 친히 찾게 하니 과연 봉차와 장도가 있는지라. 부인이 대로하여 말하기를,

“네 아니 가져왔으면 어찌 네 그릇에 들어 있느냐?”

하고 승상께 들어가 말하기를,





“숙향을 친딸같이 길렀으나 이제 장도와 봉차를 가져다 제 함 속에 넣고 종시 몰라라 하다가 제게 들켰사오니, 봉차는 계집의 노리개니 이상하지 않으나 장도는 계집에게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라 그 일이 가장 수상합니다. 어찌 처치하면 마땅하겠습니까?”

사향이 곁에 있다가 고하기를,

“요사이 숙향의 거동을 보오니 혹 글자도 지으며, 외인이 자주 출입하니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승상이 대경하여 말하기를,

“제 나이가 찼음에 필연 외인과 상통하는 것입니다. 그냥 두었다가는 집안에 불측한 일이 있을 것이니 빨리 쫓아내십시오.”

(중략)

숙향이 천지 아득하여 침소에 들어가 손가락을 깨물어 벽 위에 하직하는 글을 쓰고 눈물을 뿌리며 차마 일어나지 못하니, 사향이 발을 구르며 숙향을 이끌어 문밖으로 내치고 문을 닫고 들어가며 말하기를,





“근처에 있지 말고 멀리 가라. 만일 승상이 아시면 큰일 나리라.”

하거늘, 숙향이 멀리 가며 승상 집을 돌아보고 울며 가더라.

한 곳에 다다라 문득 보니 큰 강이 있으니 이는 표진강이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강변을 헤매다가 날은 저물고 행인은 드문지라 사면을 돌아봐도 의지할 곳이 없는지라,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다가 손에 깁수건을 쥐고 치마를 뒤집어쓰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행인이 놀라 급히 구하려 하였으나 이미 어쩔 수 없는지라 모두 탄식하며 그 곡절을 알고자 하더라.

이때 숙향이 물에 뛰어드니 검은 소반 같은 것이 물 밑으로부터 숙향을 태우고 물 위에 섰는데 편하기가 반석 같았다. 이윽고 오색구름이 일어나며 사양머리를 한 계집아이가 연엽주를 바삐 저어 앞에 다다라 말하기를,

“부인은 어서 배에 오르십시오.”

하니 그 검은 것이 변하여 계집아이가 되어 숙향을 안아서 배에 올리고 아이 둘은 숙향을 향하여 재배하여 말하기를,

“귀하신 몸을 어찌 이렇듯 가벼이 버리십니까? 저희는 항아의 명으로 부인을 구하러 오다가 옥하수에서 여동빈 선생을 만나 잠시 술을 마셨는데 하마터면 부인을 구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하고 용녀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어디로부터 와서 구하셨습니까?”



[A]

용녀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전에 사해용왕이 수정궁에 모여 잔치를 할 때 저의 사랑하는 시녀가 유리종을 깨트렸기에 행여 죄를 얻을까 하여 감추었더니 부왕이 아시고 노하여 첩을 반하수에 내치시매 물가로 다니다가 어부에게 잡혀 죽게 되었습니다. 이때 김 상서*의 구함을 입어 살아났으니 그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습니다. 어제 부왕이 옥경에서 조회할 때 옥제 말씀을 듣사오니 ‘소아*가 천상에서 득죄하여 김 상서 집에 적강*한 뒤로 도적의 칼 아래 놀라게 하고, 표진강에 빠져 죽을 액을 당하고, 갈대밭에서 화재를 만나고, 낙양 옥중에서 죽을 액을 지낸 후에야 태을*을 만나게 하라.’ 하시고 물 지키는 관원을 명하여 ‘기다렸다가 죽이지는 말고 욕만 뵈어 보내라.’ 하시기에 제가 특별히 김 상서의 은덕을 갚고자 하여 자원하여 왔습니다. 이제 그대가 또 구하시니 저는 가겠습니다.”

- 작자 미상, 「숙향전」 -

* 금봉차: 금으로 만든 봉황 모양의 비녀.

* 옥장도: 옥으로 만든 장식용 칼.

* 김 상서: 숙향의 아버지.

* 소아: 달나라에 사는 선녀. 숙향의 전생의 이름.

* 적강: 죄를 지어 인간계로 쫓겨남.

* 태을: 숙향의 장래 배우자인 이선의 전생의 이름.



1.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부정적 인물에 대한 적개심이 드러나 있다.

② 서술자가 직접 인물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③ 대화와 행동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④ 배경 묘사를 통해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⑤ 율문투를 사용하여 비극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위 글의 특징과 관련된 정답을 찾아내어야 하는 문제유형이다. <중략> 부분을 중심으로 앞부분과 뒷부분의 특징을 나누어 파악해보자.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③번이다. 앞부분에서는 주인공 숙향과 사향, 부인, 승상이라는 인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을 통해 숙향에 대한 「음모」라는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뒷부분에서는 숙향과 용녀의 대화를 통해 「도움주기」라는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2. 위 글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정리했다. ㄱ~ㄹ에 들어갈 말로 바르게 짝지은 것은?





<보 기>









인물

역할

사건의 내용

사향

( ㄱ )

도둑질의 누명을 씌움

( ㄴ )의 누명을 씌움

승상

심판자

( ㄷ )

숙향

피해자

( ㄹ )





ㄱ ㄴ ㄷ ㄹ

① 공모자 부정한 행실 체벌 허락 무죄를 탄원함

② 공모자 내통 추방 지시 집에서 쫓겨남

③ 음해자 밀고 체벌 허락 무죄를 입증함

④ 음해자 밀고 체벌 허락 무죄를 탄원함

⑤ 음해자 부정한 행실 추방 지시 집에서 쫓겨남



[문제읽기를 통해] 도식화 문제는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유형이다. 각 인물의 역할과 사건의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⑤번이다. ‘사향’은 부정적 인물로서 숙향을 모함하는 ‘음해자’이다. 그리고 그 모함의 내용은 ‘부정한 행실’이며, 그것을 들은 승상은 ‘숙향의 추방을 지시’한다. 그 결과 피해자인 숙향은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3. <보기>를 참고하여 [A]를 이해할 때, 독자의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숙향이 겪는 고난은 그 당시 ‘숙향전’의 향유층이 겪었을 법한 현실적인 경험이다. 그런데 고난의 해결은 초현실적이다. 당시 독자들이 숙향과 같은 고난에 부딪혔을 때, 현실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숙향과 자신들을 동일시하였던 당시 독자들은 숙향의 패배와 죽음을 자신들의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이것이 숙향의 고난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초월적 존재를 설정한 까닭이다. 요컨대, 숙향의 고난에 동화된 사람들은 고난에 공감하면서 비감(悲感)을, 숙향이 고난을 이겨내는 과정에서는 쾌감을 맛보게 된다. ‘숙향전’에 여러 고난이 반복되는 것은 향유층의 미적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① 숙향의 적강은 당시 독자들의 현실적인 경험을 반영한 것이군.

② 용녀의 보은은 당시 독자들에게 인과응보의 이치를 알리고자 했던 것이군.

③ 숙향이 여러 고난을 겪는 것은 당시 독자의 비감을 증대시키려는 것이군.

④ 옥제가 등장하는 것은 당시 독자들이 타고난 운명을 비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군.

⑤ 숙향과 태을이 만나는 것은 당시 독자들에게 안정된 현실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군.



[문제읽기를 통해] <보기>를 통해 ‘숙향’의 고난이 단지 그녀만의 고난이 아니라 독자층의 고난으로 까지 이해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즉 독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숙향에 이입했음을 파악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③번이다. <보기>의 3번째 문장에 ‘숙향과 자신들(독자들)을 동일시하였던 당시 독자들은 숙향의 패배와 죽음을 자신들의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또한 5번째 문장에서 ‘숙향의 고난에 동화된 사람들은 고난에 공감하면서 비감(悲感)을, 숙향이 고난을 이겨내는 과정에서는 쾌감을 맛보게 된다.’는 표현도 나온다. 이로 말미암아 숙향이 겪는 고난은 감정 이입된 독자들의 고난이 되어 비통함을 더욱 증대시킨다고 볼 수 있다.



4. ⓐ에 나타난 숙향의 처지를 표현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기호지세(騎虎之勢) ② 고립무원(孤立無援)

③ 혈혈단신(孑孑單身) ④ 사고무친(四顧無親)

⑤ 진퇴유곡(進退維谷)



[문제읽기를 통해] 고사성어 문제이다. 문맥의 의미를 잘 살펴보고 두 글자씩 나누어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①번이다. ⓐ에서 ‘사면을 돌아봐도 의지할 곳 없는 처지’는 ‘기호지세(騎虎之勢)’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원래 ‘기호지세(騎虎之勢)’는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형세’의 뜻으로서 ‘이미 시작해 버린 일을 중도에 포기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5. <보기>의 ‘전기수’처럼 위 글을 읽다가 멈추고자 할 때, 가장 적절한 곳은?





<보 기>

전기수(傳奇)는 ‘숙향전’, ‘소대성전’ 등과 같은 국문소설을 장소를 바꿔가며 사람들에게 읽어 주었다. 그들은 책을 읽어 가다가 사람들이 꼭 더 듣고 싶어 할 만한 부분에 이르러 갑자기 읽기를 멈추었다. 사람들은 그 다음 대목을 듣고 싶어서 다투어 돈을 던져 주었다. 이것이 이른바 요전법(邀錢法)이다. 전기수의 이런 수법은, 한 장회를 끝낼 때 새로운 사건의 첫 부분만 짧게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고소설의 장회 나누기 방법과 같은 원리이다.



① ㉮ ② ㉯ ③ ㉰ ④ ㉱ ⑤ ㉲



[문제읽기를 통해] <보기>를 통해 ‘전기수’가 읽기를 멈추는 부분은 곧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임을 파악해야 정답찾기가 쉬워진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⑤번이다. ⑤번의 ㉲는 ‘숙향이 물속으로 뛰어드는’장면이다. 그 이후 숙향의 생사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이 ‘전기수’를 채근했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므로 정답은 ⑤번이다.



[어휘력tip]

1. ‘최우수 연기자 부분’이 맞아요? ‘최우수 연기자 부문’이 맞아요?

- ‘최우수 연기자 부문’이 맞습니다. 명사인 ‘부문’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거나 나누어 놓은 낱낱의 범위나 부분’의 뜻으로서 ‘사회과학부문’ ‘소설부문’처럼 어떤 분야나 영역을 말합니다.



2. ‘교차로 끼어들기 금지’가 맞아요? ‘교차로 끼여들기 금지’가 맞아요?

- ‘교차로 끼어들기 금지’가 맞습니다. 명사 ‘끼어들기’는 ‘차가 옆 차선에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서는 일’을 뜻합니다. 그러나 발음은 [끼어들기]와 [끼여들기] 둘 다 맞고, 표기는 ‘끼어들기’가 표준어입니다.



3. ‘어리바리하다’가 맞아요? ‘어리버리하다’가 맞아요?

- ‘어리바리하다’가 맞습니다. ‘어리바리하다’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을 말하는데 ‘그는 어리바리해서 잘 알아듣지 못한다.’에 쓰입니다.

<이상 언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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