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회무침, 달짝지근 조림 “입맛 도네”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입맛을 잃기 십상. 달아나는 입맛을 붙잡고 여기에 영양까지 보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성업 중 올해 4월 탄방동 개나리아파트 인근에 직영점을 연 ‘오천항간제미 밴댕이’는 간제미 무침과 밴댕이 조림으로 ‘단골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집이다.

간제미는 서해안에서 사시사철 잡힌다. 간제미는 홍어의 사촌쯤 된다고 생각하면 될 듯. 큰 체구에 주둥이가 삼각형인 홍어에 비해 간재미는 작은 몸집에 입모양이 둥그스름하다. 간제미는 주로 회무침으로 이용되지만 찜이나 찌개로도 먹을 수 있다. 단백질, 칼슘, 인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연골 구성성분인 콜라겐이 많이 함유돼 있어 관절염, 신경통,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영양식이다.

이 집 간제미 요리 대표는 뭐니뭐니 해도 ‘회무침’. 새콤달콤 오감을 자극하는 양념맛과 오돌오돌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에 남녀노소 인기만점이다. 껍질을 벗겨내고 뼈까지 길쭉길쭉하게 썬 간제미에 미나리, 깻잎, 오이, 양파, 배 등을 큼직하게 썰어서 경남 하동의 농가에서 직접 공수해 온 감식초와 매실청, 참기름, 참깨, 고추장을 듬뿍 넣어 버무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매콤달콤새콤한 맛을 낸다. 향긋하고 상큼한 미나리와 부드럽고 쫄깃한 간제미 속살, 달콤한 배·양파와 새콤한 양념장이 입안에서 한데 어울려 풍미를 더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간제미 무른 뼈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 ‘밴댕이 조림’. 밴댕이는 전어와 비슷하나 옆으로 납작하며 다소 가늘고 길며 특히 칼슘과 철분성분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도 좋으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이나 허약체질에도 효과가 있다. 음력 5-6월에 밴댕이 맛을 본 식객이라면 부드러우면서도 뛰어난 감칠맛에 금세 반하게 된다.

이 집 밴댕이 조림의 특징은 국물이 넉넉하다는 점. 한참 팔팔 끓는 국물을 한 입 떠 넣었더니 비린내도 나지 않고 달짝지근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그 깔끔한 국물 맛에 숟가락을 입안에 옮기기에 쉴 틈이 없다. 밴댕이 머리부분을 젓가락으로 잡고 가볍게 앞뒤로 훑으니 단 번에 뼈만 남고 살만 발라진다. 상추에다 밥을 얹고 그 위에 밴댕이 살과 국물 맛이 푹 밴 마늘잎과 갈치속젖을 얹어 먹으니 별미다. 노릇노릇 알맞게 익혀낸 ‘밴댕이 구이’도 바삭바삭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시간이 갈수록 혀끝이 중독된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구이’에 견주어도 전혀 그 맛과 영양이 뒤지지 않는다.

△간제미 무침 大 4만원 中 3만원 △밴댕이 조림 2만5000원 △병어조림 4만원. ☎042(471)4123. 70석. 가게앞주차.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문춘란 사장)

“충남 보령과 인천 강화도에서 매일 공수하는 품질 좋은 간제미와 밴댕이를 식재료로 사용해 조미료는 전혀 첨가하지 않고 천연재료에서 우러난 맛으로 승부하고 있어요. 그만큼 음식은 손님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거짓이 들어가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문춘란 ‘오천항간제미 밴댕이’ 사장은 한정식 실장, 대천 음식점 운영 등 조리경력만 18년째인 베테랑이다. ‘진짜 맛있게 잘 먹었다’는 손님들의 말을 듣고 다 비운 빈상을 물끄러미 쳐다본다는 문 씨는 손님들에게 푸짐한 양으로 정성껏 서비스한 것만큼 보람과 열정으로 상이 다시 채워지는 기분을 느낀다고. 앞으로도 “계속 맛으로 평가 받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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