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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학년도 수능-고전시가·수필

2011-07-19기사 편집 2011-07-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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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쌤의 언어, 그 이상!

첨부사진1
(가)

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 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 계랑의 시조 -



(나)

이 몸이 녹아져도 옥황상제 처분이요

이 몸이 죽어져도 옥황상제 처분이라

녹아지고 죽어져서 혼백(魂魄)조차 흩어지고

공산 촉루(空山)*같이 임자 없이 구르다가

곤륜산(崑崙山) 제일봉에 만장송(萬丈松)*이 되어 있어

바람비 뿌린 소리 임의 귀에 들리기나

윤회 만겁(輪廻萬劫)하여 금강산 학(鶴)이 되어

일만이천 봉에 마음껏 솟아올라

가을 달 밝은 밤에 두어 소리 슬피 울어

임의 귀에 들리기도 옥황상제 처분일세

㉠한이 뿌리 되고 눈물로 가지 삼아

임의 집 창 밖에 외나무 매화(梅花) 되어

설중(雪中)에 혼자 피어 침변(枕邊)*에 시드는 듯

월중 소영(月中疎影)*이 임의 옷에 비치거든

㉡가엾은 이 얼굴을 네로다 반기실까

- 조위, 「만분가(萬憤歌)」 -



*공산 촉루: 사람 없는 산중의 해골.

*만장송: 만 길이나 되는 소나무.

*침변: 베갯머리.

*월중 소영: 달빛에 언뜻언뜻 비치는 그림자.



(다)

우리 집 이웃의 늙은 부부는 늦게야 아들 하나를 얻었는데, 자기네가 목불식정(目不識丁)*인 것이 철천의 한이 되어서 아들만은 어떻게 해서든지 글을 시켜 보겠다고, 어려운 살림에도 아들을 서당에 보내고 노상 “우리 서당 애, 우리 서당 애.” 하며 아들 이야기를 했었다. 그의 집 단칸방에 있는 다 깨어진 질화로 위에, 점심 먹으러 돌아오는 예(例)의 서당 아이를 기다리는 따뜻한 토장찌개가 놓였음은 물론이다. 그 아들이 『천자문』을 읽는데, ‘질그릇 도(陶), 당국 당(唐)’이라 배운 것을 어찌 된 셈인지 ‘꼬끼요 도, 당국 당’이라는 기상천외의 오독을 하였다. 이것을 들은 늙은 ‘오마니’가, 알지는 못하나마 하도 괴이하여 의의(疑義)를 삽(揷)한즉*, 늙은 영감이 분연(憤然)히,

“여보 할멈, 알지도 못하면서 공연히 쓸데없는 소리 마소. 글에 별소리가 다 있는데, ㉢‘꼬끼요 도’는 없을라고.”

하였다. 이렇게 단연(斷然)히 서당 아이를 변호한 것도 바로 질화로의 찌개 그릇을 둘러앉아서였다. 얼마나 인정미 넘치는

태고연(太古然)한 풍경이냐.

사랑에 놓인 또 하나의 질화로는 이와는 좀 다른 풍경을 보였다. 머슴, 소배(少輩)들이 모인 곳이면, 신 삼기, 둥우리 만들기에 질화로를 에워싸 한창 분주하지마는, 팔씨름이라도 벌어지는 때에는 쌍방이 엎디어 서로 버티는 서슬에 화로를 발로 차 온 방 안에 재를 쏟아 놓기가 일쑤요, 노인들이 모인 곳이면, 고담 책* 보기, 시절 이야기, 동네 젊은 애들 버릇없어져 간다는 이야기들이 이 질화로를 둘러서 일어나는 일이거니와, 노인들의, 입김이 적어서 꺼지기 쉬운 장죽은 연해 화로의 불돌 밑을 번갈아 찾아갔었다. ㉣그리하여 기나긴 겨울밤은 어느덧 밝을 녘이 되는 것이다.

돌이켜 우리 집은 어떠했던가? 나도 5, 6세 때에는 서당 아이였고, 따라서 질화로 위에는 나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찌개 그릇이 있었고, 사랑에서는 밤마다 아버지의 담뱃대 터시는 소리와 고서(古書)를 읽으시는 소리가 화로를 둘러 끊임없이 들렸었다. 그러나 내가 다섯 살 되던 해에 ㉤그 소리는 사랑에서 그쳤고, 따라서 바깥 화로는 필요가 없어졌고, 하나 남은 안방의 화로 곁에서 어머니는 나에게 『대학(大學)』을 구수(口授)*하시게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마저 내가 열두 살 되던 해에 그 질화로 옆을 길이 떠나가시었다. 그리하여 서당 아이는 완전한 고아가 되어, 신식 글을 배우러 옛 마을을 떠나 동서로 표박(漂泊)*하게 되었고, 화로는 또다시 찾을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과 함께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

질화로의 찌개 그릇과 또 하나의 질화로에 깊이 묻히던 장죽, 노변(爐邊)의 추억은 20년 전이 바로 어제와 같다.

- 양주동, 「질화로」 -



*목불식정: 글자를 한 자도 모를 정도로 무식함.

*의의를 삽한즉: 의문을 제기하니.

*고담 책: 옛날이야기 책.

*구수: 학문이나 지식 따위를 말로 전하거나 가르쳐 줌.

*표박: 일정한 주거나 생업이 없이 떠돌아다니며 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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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다)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상황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가 나타나 있다.

②대상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가 드러나 있다.

③작품의 바탕에 절대자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④부정적인 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⑤일상적 소재를 위주로 하여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 주고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세 작품의 공통점을 물어보는 문제이다. ‘시’에서는 ‘시적화자의 태도나정서’를, 수필에서는 ‘수필적 자아’의 태도를 중심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②번이다. (가)에서는 초장의 ‘이별한 임’을 중장에서 ‘저도 날 생각는가’ 라며 그리워하고 있다. (나)에서는 ‘임의 집 창 밖에 외나무 매화 되어’ 라는 심정으로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고, (다)에서는 마지막 문장에서 ‘20년 전이 바로 어제와 같이’처럼 아련함을 표현하고 있다.



2. (가)와 (나)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표현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계절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② 감정을 절제한 표현으로 화자의 처지를 부각하고 있다.

③ 점층적 강조를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④ 동일한 시어를 반복하여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⑤ 단호한 어조로 화자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가)와 (나)의 표현상 특징이 같은 것을 찾아야 한다. 답지의 왼쪽은 ‘특징’을, 오른쪽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①번이다. (가)에서는 ‘이화우(=이화는 배꽃이므로 배꽃이 비처럼 떨어지다의 뜻)’를 통해 헤어진 계절이 봄임을, ‘추풍’을 통해 현재의 계절이 ‘가을’임을 알 수 있다. (나)에서는 ‘가을 달’과 ‘설중’이라는 계절적 이미지를 통해 슬픈 시적화자의 주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3. (가)의 ‘꿈’과 (다)의 ‘추억’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꿈’과 ‘추억’에는 모두 교훈적 의미가 담겨 있다.

② ‘꿈’의 내용이 현실적이라면, ‘추억’의 내용은 환상적이다.

③‘꿈’과 ‘추억’ 모두 화자의 현실적 고난을 극복하는 계기가 된다.

④‘꿈’이 하나의 대상에 집중된다면, ‘추억’은 다양한 대상과 연관된다.

⑤‘꿈’과 ‘추억’은 모두 화자가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문제읽기를 통해] (가)의 시어와 (나)의 단어 의미를 물어보는 문제이다. 각각의 앞 뒤 문맥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④번이다. (가)의 꿈은 ‘이별한 임’이라는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고 있고, (다)의 추억은 마지막 문장에서 질화로를 중심으로 한 ‘찌개그릇, 장국, 노변의 추억’ 등 다양한 대상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4. (나)의 시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옥황상제’는 화자가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드러내기 위해 설정한 존재이다.

②‘공산 촉루’, ‘외나무’는 화자의 외로운 심정을 보여 준다.

③‘만장송’, ‘금강산 학’은 임을 향한 화자의 변치 않는 마음이 투영된 대상이다.

④‘바람비 뿌린 소리’, ‘두어 소리’는 임에게 전하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을 담고 있다.

⑤‘침변에 시드는’은 임이 처한 현재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문제읽기를 통해] 시어의 상징적 의미를 물어보는 유형이다. 각각의 시어들이 화자의 심정과 관련이 있는지, 임과 관련이 있는지 잘 살피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⑤번이다. ‘침변에 시드는’은 임이 처한 현재의 상황이 아니라 시적화자의 마음을 표현한 시어이다. 왜냐하면 ‘침변에 시드는’ 바로 앞 시구에 ‘외나무 매화 되어~ 혼자 피어~ 시드는 듯’이라는 표현으로 보아, 시적화자가 매화가 되어 피고 시드는 과정을 노래했기 때문이다.



5. ㉠~㉤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한’과 ‘눈물’의 관계를 ‘뿌리’와 ‘가지’에 비유하여 형상화했군.

②㉡: 화자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군.

③㉢:아버지가 아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야.

④㉣: 겨울밤이 무척이나 길고 무료했다는 뜻이군.

⑤㉤: 화자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문제읽기를 통해] 복합지문에서 각 시구와 수필 속 구절의 의미를 감상하는 문제이다. 전체적 의미보다는 부분적인 감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지를 평가하는 유형이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④번이다. ㉣은 ‘겨울밤이 무척 길고 무료했다’가 아니라 본문에 나오듯 ‘질화로를 에워싸 한창 분주하게’ 보내느라 ‘겨울밤이 어느덧 밝을 녘’이 된 것이다. 즉 재미있고 바쁘게 보내느라 시간이 그만큼 빨리 흘렀다는 뜻이다.



6.(다)의 ‘질화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글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하고 있다.

②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물이다.

③ 가난을 환기하는 소재로 설정되어 있다.

④ 정감이 넘치는 풍경을 연상시키고 있다.

⑤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와 결합되어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중심소재인 ‘질화로’에 대한 이해를 측정하는 문제이다 .각각의 답지를 잘 보고 본문에서 설명하지 않는 것을 정답으로 찾아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③번이다. 이 수필은 ‘질화로’를 중심으로 ① 통일감과 ② 유년시절의 매개물의 역할을 하고 있고 ④ 질화로를 둘러싼 정감이 넘치는 장면 ⑤ 다양한 감각적(따뜻한, 밝은 녘) 이미지들이 있다. 그러나 가난을 환기하는 소개로써의 기능을 하고 있지는 않다.







[어휘력tip]



1. ‘타일르다’가 맞아요? ‘타이르다’가 맞아요?

-‘타이르다’가 맞습니다. 동사 ‘타이르다’는 ‘잘 깨닫도록 일의 이치를 밝혀 말해주다‘의 뜻으로서 ’아이를 아무리 타이르고 가르쳐도 소용없다‘에 쓰입니다.



2.‘언덕 넘어 저편’이 맞아요? ‘언덕 너머 저편’이 맞아요?

- ‘언덕 너머 저편’이 맞습니다. ‘ 너머’는 ‘높이나 경계로 가로 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의 뜻으로서 ‘산 너머 남촌에는’에 쓰입니다.



3. ‘선생님께서 쿠사리를 주셨다.’가 맞아요? ‘선생님께서 핀잔을 주셨다’가 맞아요?

- ‘핀잔’이 맞습니다. ‘쿠사리’는 일본말로서 ‘썩음, 썩은 것, 썩은 정도’를 뜻합니다. 그래서 우리말 ‘핀잔’이나 ‘꾸지람’ ‘지청구’로 순화시켜 사용해야 합니다.



4. ‘잘 단도리를 해라’가 맞아요? ‘잘 준비를 해라’가 맞아요?

- ‘잘 준비를 해라’가 맞습니다. ‘단도리’는 일본말로서 ‘일을 해 나가는 순서나 방법 또는 그것을 정하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말 ‘준비, 채비, 단속’ 등으로 순화시켜 사용해야 합니다.



5. ‘원상 복귀’가 맞아요? ‘원상 복구’가 맞아요?

- ‘원상 복구(復舊)’가 맞습니다. ‘원상 복구(復舊)’는 ‘손실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다’의 뜻으로서 ‘원상복구’ 등에 쓰이며 ‘복귀(復歸)’는 ‘본디의 자리나 상태로 되돌아 감’의 뜻으로서 ‘원대 복귀’, ‘정계 복귀’등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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