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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수능-현대시

2011-07-12기사 편집 2011-07-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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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쌤의 언어, 그 이상!

첨부사진1
(가)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





(나) 크낙산 골짜기가 온통

연록색으로 부풀어 올랐을 때

그러니까 신록이 우거졌을 때

그곳을 지나가면서 나는

미처 몰랐었다



뒷절로 가는 길이 온통

주황색 단풍으로 물들고 나뭇잎들

무더기로 바람에 떨어지던 때

그러니까 낙엽이 지던 때도

그곳을 거닐면서 나는

느끼지 못했었다



이렇게 한 해가 다 가고

눈발이 드문드문 흩날리던 날

앙상한 대추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 있던

㉡나뭇잎 하나

문득 혼자서 떨어졌다



저마다 한 개씩 돋아나

여럿이 모여서 한여름 살고

마침내 저마다 한 개씩 떨어져

그 많은 나뭇잎들

사라지는 것을 보여 주면서

- 김광규, 「나뭇잎 하나」 -





(다) 삼경에 못 든 잠을 사경 말에 비로소 들어

상사(相思)하던 우리 님을 꿈 가운데 해후하니

시름과 한(恨) 못다 일러 한바탕 꿈 흩어지니

아리따운 고운 얼굴 곁에 얼핏 앉았는 듯

어화 아뜩하다 꿈을 생시 삼고지고

잠 못 들어 탄식하고 바삐 일어나 바라보니

구름산은 첩첩하여 천리몽(千里夢)을 가려 있고

흰 달은 창창하여 두 마음을 비추었다

좋은 기약 막혀 있고 세월이 하도 할사

엊그제 꽃이 버들 곁에 붉었더니

그 결에 훌훌하여* 잎에 가득 가을 소리라

새벽 서리 지는 달에 외기러기 슬피 울 제

반가운 님의 소식 행여 올까 바라더니

아득한 구름 밖에 빈 소리뿐이로다

지리하다 이 이별이 언제면 다시 볼까

어화 내 일이야 나도 모를 일이로다

이리저리 그리면서 어이 그리 못 가는고

약수(弱水)* 삼천 리 멀단 말이 이런 곳을 일렀구나

산 머리에 조각달 되어 님의 낯에 비추고자

바위 위에 오동 되어 님의 무릎 베고자

빈산에 잘새 되어 북창(北窓)에 가 울고자

지붕 위 아침 햇살에 제비 되어 날고지고

옥창(玉窓)의 앵두화에 나비 되어 날고지고

태산이 평지 되도록 금강이 다 마르도록

평생 슬픈 회포 어디에 견주리오

- 작자 미상, 「춘면곡(春眠曲)」 -





* 훌훌하여: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 약수: 신선이 사는 땅에 있다는 강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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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포인트]

- (가)의 시는 임이 떠나버린 슬픔을 독백의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나)의 시는 겨울이 되어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를 보면서 소멸의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다)의 시는 남자의 입장에서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한 평민가사이다.



1. (가)~(다)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과거의 상황을 환기하며 화자의 정서를 드러낸다.

② 자연의 변화를 표현하여 화자의 미래를 암시한다.

③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적 대상을 예찬한다.

④ 관조적인 자세로 대상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⑤ 섬세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애상적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문제읽기를 통해]

-각각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문제이다. 답지의 앞부분은 ‘특징’을 뒷부분은 그에 따른 ‘효과’임을 잊지 말자.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 정답은 ①번이다. (가)에서 ‘굳고 빛나던 옛 맹서’ ‘첫 키스의 추억’ 등 과거의 상황을 환기하는 구절이 나오며 이별의 슬픈 정서를 드러낸다. (나)에서는 ‘신록이 우거졌을 때’ ‘낙엽이 지던 때’ 등 과거의 상황과 ‘나는 느끼지 못했었다’의 정서가 나타난다. (다)에서는 ‘상사하던 우리 님’이라는 표현에서 과거의 상황이, ‘평생 슬픈 회포 어디에 견주리오.’에서 화자의 슬픈 정서가 드러난다.





2. ㉠과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과 ㉡에서는 시상이 확산되고 있다.

② ㉠과 ㉡ 모두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③ ㉠은 ㉡과 달리 화자의 의지가 투영되어 있다.

④ ㉡은 ㉠에 비해 역동적인 느낌이 두드러진다.

⑤ ㉠은 사실의 기술이, ㉡은 관념의 표현이 부각된다.



[문제읽기를 통해]

-시 구절의 의미를 물어보는 유형이다. 밑줄 친 ㉠과 ㉡은 물론 그 주변의 시어들까지 관심을 가지고 풀어보아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③번이다. ㉠에서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 부었습니다’라는 표현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겠다는 화자의 의지가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 그러나 ㉡은 바로 앞에서 ‘매달려 있던’ 나뭇잎이 떨어진 것이므로 객관적 관찰일 뿐이다.





3. (가)와 (다)를 대응시켜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의 첫 번째 ‘아아’와 (다)의 두 번째 ‘어화’는 부정적 상황에 대한 비탄의 표현으로 볼 수 있군.

② (가)의 ‘차디찬 티끌’과 (다)의 ‘새벽 서리’는 허무하게 깨진 인연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통하네.

③ (가)의 ‘꽃다운 님의 얼굴’과 (다)의 ‘아리따운 고운 얼굴’은 화자가 사랑하는 대상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④ (가)의 ‘눈물’과 (다)의 ‘시름과 한’은 이별로 인해 생겨난 슬픔이라 할 수 있어.

⑤ (가)의 ‘다시 만날 것’과 (다)의 ‘좋은 기약’은 ‘님’과 만나고 싶은 소망과 관련되겠군.



[문제읽기를 통해]

- (가)와 (다)의 시어와 시구의 상징적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문제이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 정답은 ②번이다. (가)의 ‘차디찬 티끌’은 임과의 깨진 인연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시는 마지막에서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고 하면서 영원한 인연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임과 인연이 깨지는 시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의 ‘새벽서리’ 역시 화자의 감정상태를 드러내는 자연물이므로 깨진 인연과는 관련이 없다.



4. <보기>를 바탕으로 ⓐ를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님의 침묵」에서 ‘노래’와 ‘침묵’은 화자와 ‘님’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는 시어이다. 한용운은 시 「반비례」에서 “당신이 노래를 부르지 아니하는 때에 당신의 노랫가락은 역력히 들립니다그려 / 당신의 소리는 침묵이에요”라고 했다. 침묵이라는 부재의 상태에서 ‘님’의 실재를 본 것이다. 화자는 ‘님’을 향해 ‘노래’를 부르는데, 시 「나의 노래」에서 “나의 노래가 산과 들을 지나서 멀리 계신 님에게 들리는 줄”을 안다고 했다. 이는 화자가 자신의 노래에 ‘님’과 근원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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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노래가 제 곡조를 못 이긴다는 것은 ‘님’이 침묵하는 상황을 화자가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야.

② 노래가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돈다는 것은 화자가 부재 속에 실재하는 ‘님’과 깊이 교감 한다는 뜻이야.

③ ‘나의 노래’가 산과 들을 지나서 멀리 나아간다고 한 데서 ‘사랑의 노래’가 자연 친화적 임을 알 수 있어.

④ 침묵을 휩싸고 도는 노래가 ‘사랑의 노래’라는 것은 침묵이 끝나야 사랑이 비로소 시작 되리라는 것을 말하고 있어.

⑤ 침묵하는 ‘님’에게서 노랫가락을 역력히 듣는다는 데서 ‘사랑의 노래’가 화자의 노래가 아니라 ‘님’의 노래임을 알 수 있어.



[문제읽기를 통해]

-<보기>의 시는 ‘반비례’라는 한용운의 또 다른 시이다. 이 시를 바탕으로 ⓐ를 이해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②번이다. <보기>의 ‘침묵이라는 부재의 상태’가 ②번의 ‘화자가 부재 속에 실재하는’과 일대일 대응하며, <보기>의 ‘님과 근원적으로 소통한다.’가 ②번의 ‘님과 깊이 교감한다.’와 역시 일대일 대응한다.



5. (나)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1연, 2연에서 유사한 구조의 문장을 사용함으로써 대상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화자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② 1~3연에서 ‘골짜기’→‘길’→‘대추나무’→‘나뭇잎 하나’로 시적 대상이 바뀌면서 화자와 대상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③ 1~4연에서 ‘그러니까’, ‘문득’, ‘마침내’와 같은 부사는 독자로 하여금 화자의 인식에 주 목하게 하고 있다

④ 4연에서 ‘저마다 한 개씩’이라는 시구를 반복함으로써 세상과 화합할 수 없는 존재의 고 뇌를 강조하고 있다.

⑤ 4연에서 화자는 생성에서 소멸에 이르는 자연물의 변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 하고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나)에 대한 시어·시구의 상징적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문제유형이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 정답은 ④번이다. 이 시는 ‘세상과 화합할 수 없는 존재의 고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저마다 한 개씩’의 의미는 ‘생성과 소멸’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표현한 것일 뿐이다.



6. <보기>를 참고하여 [A]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시조나 가사에는, 임과 헤어져 있는 화자가 어떤 특정한 자연물로 다시 태어나서 임의 곁에 머물고 싶다는 진술이 흔히 나타난다. 이러한 진술은 화자의 소망을 강조하기 위한 관습적 표현인데, 그 속에는 당대인들의 세계관이 투영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이 깊은 관련을 맺으며 조화를 이룬다는 인식, 현세의 인연이 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순환적 인식 등이 그것이다. 시가에 담긴 이러한 인식은 화자가 현실의 고난이나 결핍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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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관습적인 표현을 활용한 것은 개인적 정서를 보편적인 것으로 느끼게 하는 데 효과적이 었겠어.

② 비슷한 의미 구조를 지니는 구절을 거듭 제시함으로써 화자의 소망이 간절함을 강조하 고 있어.

③ ‘오동’, ‘제비’, ‘나비’ 등이 사용된 데서, 인간과 자연이 관련되어 있다는 화자의 인식을 엿볼 수 있어.

④ ‘조각달’이나 ‘잘새’ 같은 소재에는 ‘님’과 함께 크고 넓은 세계로 도약하려는 화자의 희 망이 담겨 있어.

⑤ 자연물로 변해서라도 ‘님’과 만나려 하는 것을 보니 화자가 ‘님’과 만나기 어려운 상황 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어.



[문제읽기를 통해]

- ‘관습적 표현’이 ‘당대인들의 소망을 담고 있으며 현실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라는 보기의 내용을 잘 이해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 정답은 ④번이다. ‘조각달’이나 ‘잘새’는 다른 자연물들과 함께 이별한 임과 만나고 싶어하는 화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관습적 표현’이다. ‘크고 넓은 세계로 도약하려는 화자의 희망’과는 관련이 없다.







< 이번 주 어휘력은 쉽니다.>

이상 언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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