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의좋은 형제’, 태안군 ‘꽃다지’

태안군 ‘꽃다지’
태안군 ‘꽃다지’
◇예산군 ‘의좋은 형제’

벼 베기가 끝난 가을 밤 예산군의 어느 논. 야음을 틈타 두 사내가 볏단을 등에 둘러 메고 왔다갔다 한다. 흡사 모양새는 양산군자와 다름없지만 이들 두 사내는 형제지간. 서로 상대편의 세간을 걱정해 자신의 볏단을 몰래 가져다주는 중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줄어야 할 볏단이 이상하게 그대로다. 벼 한 섬을 들고 일어나는 순간 낯선 사내와 부딪힌다. 그렇게 마주친 형제는 볏단을 내려놓고 감동에 취해 얼싸안고 울었다. ‘의좋은 형제’로 유명한 이야기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충남 예산군 대흥면 동서리에 살았던 이성만 이순 형제의 실화다.

예산군이 따스한 정성으로 길러 낸 농특산물은 ‘의좋은 형제’로 불린다. 2006년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마치고 이듬해 4월 관련 조례를 마련한 후 쌀, 사과, 배, 수박 등 총 20 종이 의좋은 형제로 선정돼 예산군을 빛내고 있다. 군은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 의좋은 형제 사용권을 부여하고 있다. 의좋은 형제 사용을 득한 제품은 친환경 인증, GAP 인증(우수농산물 인증 제도), 도지차 추천 농산물 등 이력이 화려하다. 각종 품질 시험을 무난히 통과한 의좋은 형제는 연간 생산량이 2만 5000t을 훌쩍 넘어섰고 매출액도 237억 원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팽이 버섯은 군납으로 선정돼 국방을 지키는 장병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동시에 연간 50억 원의 매출을 올려 농가 소득에 효자 노릇을 해내고 있다. 또 의좋은 형제 예산 꿀수박은 겉표면에 축하나 기원문 등 다양한 메시지를 넣을 수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93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예산 꿀수박은 유용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재배와 철저한 사양관리로 일반 수학에 비해 당도가 높고 속이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또 국내 최초로 3기작 생산체제를 구축, 5월부터 11월 말까지 연간 50여 만 통이 전국 소비자를 찾아가고 있다. 농협 예산군지부도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농업기술 교육과 판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나진열 농협 예산군지부장은 “의좋은 형제 품질만큼은 농협의 이름을 걸고 자신한다”며 “더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군 ‘꽃다지’

태안군 농민들의 1년 정성이 담긴 명품 농특산물은 ‘꽃다지’라는 이름표를 단다. 처음 열리는 열매를 뜻하는 순 우리말 꽃다지는 정성과 노력으로 일궈낸 첫 수확의 기쁨을 오래토록 간직해 언제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믿을 수 있는 농특산물을 길러내겠다는 태안군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2007년 4월 특허청에 꽃다지 상표등록을 마쳤으며 현재 태안 6쪽마늘, 호박고구마, 바닷물절임배추, 쌀, 고추, 생강, 화훼, 사과 등 총 8개 품종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꽃다지 사용권을 획득했다. 특히 태안6쪽마늘은 6쪽마늘 주산지로서 태안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군은 유황비료를 사용, 친환경 농법으로 6쪽 마늘을 키워내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에 특효약으로 명성이 자자해 참살이를 추구하는 도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일반 6쪽마늘에 비해 가격이 높게 거래돼 농가 소득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암세포 성장 억제성분인 알린과 인체에 유익한 동시에 세균 증식에 필요한 유리당 및 유기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태안군은 다지 대표선수 6쪽마늘 외에도 고추, 백합 등 군 대표 원예작물의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특허청, 한국발명진흥회, 서산지식센터 등과 함께 태안 원예작물 권리분석 및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전통산업 지식재산권(ip) 경쟁력 제고지원 컨설팅 사업`을 추진했다. 또 태안 대표 농특산물 브랜드인 `꽃다지`의 현 위치를 가늠해 앞으로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브랜드 컨설팅과 농특산물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및 마케팅 교육도 펼쳤다. 꽃다지를 알리기 위한 활동도 다양하다. 지난해 9월에는 꽃다지 이름을 빌린 ‘꽃다지콜’이 출범돼 태안 곳곳을 누비고 있으며 전국 영업용 화물자동차 121대에 태안 농·특산물 공동상표인 ‘꽃다지’를 부착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농협 태안군지부도 든든한 지원을 하고 있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3년째 운영해 보관과 선별작업을 체계적으로 관리 하고 있다. 최규식 농협 태안군지부장은 “초심이 깃든 명품 농산물이 꽃다지”라며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why@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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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 ‘의좋은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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