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살면서 기초노령연금 받다니….’

2011년 6월 28일자 ㅈ일보의 머리글 기사이다.

이어진 내용은 ‘…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당정협의에서 “장기적으로 기초노령연금의 (설계를 바꿔) 수급자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한 참석자는 “타워팰리스에 사는 사람 중 20여 명이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더라”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하 생략).’

이렇게 부적절하게 낭비되는 세금에 관한 글은 대중매체를 통해 수시로 접하게 되는 내용이 된 지 오래다. 타워팰리스는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부의 상징으로 인식될 정도의 주택이다. 그런 집에 살면서도 국가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이해하려 노력해도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해가 아닌 화가 날 내용이다.

정말 어려운 처지이면서 국가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이 있는 반면 일반 서민이 얻기 힘들 정도의 재산을 가진 재력가이면서도 국가의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는 모순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또한 울산 태화강변의 축구장 조명탑같이 생각 없이 얻어진 결정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설치하고 단 한 번의 사용도 못 하고 또다시 비용을 들여서 철거해야 하는 야간 조명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고, 이러한 세금의 낭비에 관한 글은 최근에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생각을 넓혀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심각한 담론으로 등장한 대학 등록금 반값 투쟁도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우리 지역에서도 ‘반값 등록금’을 위한 촛불 집회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 번 더 생각을 한다면 근본적으로 학업을 위한 대학생이 존재하기에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을 위해 지원되는 것이 아님을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학문을 추구하고 국가의 동력원으로 키워질 대학생들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학문을 소홀히 하고 아르바이트에 매여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지원금이 국민 세금으로서의 용도로 제대로 쓰여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아니면 나라 살림을 위해 납부한 세금 부담자의 시각에서 볼 때, 그네들이 부담한 세금은 장마철의 빗물보다 못하게 쓰여지는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다. 더 나아가 국가가 ‘또 걷으면 되는 돈이니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되더라’라고 여기게 되고, 이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임을 자처하는 공무원들의 무능함과 무책임성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필요한 돈의 크기가 1조 5000억원이 필요하든지 아니면 다른 정당의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6조~7조 원이든지 간에 그 돈은 국민들의 세금을 통해서 얻어지는 비용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엄청난 액수가 필요한 정책들을 정치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쉽게 말하는 엄청난 크기의 돈들은 알고 보면 대부분이 우리 부모님들이 납부하는 혈세로 만들어진 나라 살림에 쓰여지는 재정의 일부인 것이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생각해 보자. 단 한 번이라도 편한 마음으로 맛있는 음식 드시며 예쁜 옷을 입으시며 여유있게 생활하면서 납부한 세금인가 말이다. 밤늦게까지 고생하시며 아끼고 아끼시면서 얻어진 소득에서 납부하는 혈세로 만들어진 나라 살림인 것이다. 이런 소중한 세금이 부당하게 쓰여지거나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이에 화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

1만원의 크기를 이렇게 생각해 보자. 1만원은 등록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 2시간 이상의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금액에 해당된다. 아니면 2시간을 도서관에서 학습할 수 있는 크기이며,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는 시간만큼의 금액에 해당된다. 1만원의 크기가 이렇게 소중한 금액인데 대학 등록금은 1000만원에 가깝다니 그 누구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며, 그 누가 등록금 반값에 찬성하지 않을 것인가?

이런 귀하디 귀한 대학 등록금을, 낭비되는 세금을 줄여서 반값에 할 수 있다면 나는 언제든지 찬성할 것이다. 좁은 소견이지만 국민의 피와 땀으로 얻어진 나라 살림을 낭비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여야 한다. 처음 거론된 타워팰리스 거주자들의 기초연금 수령이 불법이 아니라면 관련 법규를 제대로 정비하여 앞으로는 그런 부당한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조처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법이라면 혜택받은 만큼의 비용을 회수 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그 때문에 생겨난 국가 운영의 불신, 국가 조직의 낭비 부분에 대해서 벌금을 부과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울산 태화강변의 축구장 조명탑과 관련된 사실도 엄격하게 확인하고 추후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운영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움직임에 비해 사회복지와 관련한 세금의 지출은 지극히 일부의 사안이고 사소하게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은 조그만 일에서 시작되어 거대한 움직임이 되는 것이다. 나아가 잘못임에도 그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국가가 스스로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냉소주의를 만들어낼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국가 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으며 그 취지는 제대로 빛을 발휘하지 못할 것임을 장담할 수 있다. 그러한 정부나 국가 역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음을 잘 알 수 있다. 이는 엉성한 기초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누구나 똑같이 어렵지 않게 공통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엄격하게 국가 살림이 운영되어야 국민들이 납부하는 세금이, 아니 우리 부모님들이 부담한 혈세가 아깝지 않게 쓰여지는 길이 될 것이다.

김선정<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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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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