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 명품에 대한 집착 대단합니다.

명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만 유별난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일정한 경제적 수준이 되면 인간이면 누구나 명품에 대한 욕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들 합니다. ‘비싼 만큼 제값 한다’는 경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철리인 모양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조금 그 도가 심한 모양입니다.

일전에 샤넬이라는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르기 전에 물건을 사둔다는 사람들이 백화점에 몰려 백화점 매출이 급상승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명품의 경우 보통 국내 소비자가격이 유럽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해외 원정 쇼핑’을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명품 업체가 국가별로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리기 때문에 ‘안 오른 곳’을 찾아 원정 쇼핑을 떠나는 것입니다. 강남의 한 주부는(통상적으로 유한마담, 돈 많고 사치하면서도 제 실속 악착같이 챙기는 사모님들을 흔히 강남 주부라고 표현하기에 적었습니다) “샤넬 핸드백이 한국에선 이미 5월 1일자로 다 올랐는데 미국에선 6월 1일자로 오른다고 해서 5월 중순에 원정 쇼핑 다녀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가방 하나만 해도 소비자가격이 1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데다, 액세서리 등 다른 제품 몇 개를 더 구입하면 ‘비행기표 값’은 충분히 뽑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필자 역시 평범한 소시민인지라 시대 사회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명품이라는 신기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사회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명품이라는 단어를 요즈음에는 교육현장에서도 흔하게 듣습니다. ‘명품 수업’, ‘명품 급식’, ‘명품 방과후학교’ 등.

그런데 교육현장에서 사용하는 ‘명품’이라는 말은 범속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명품이라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교육자들이 사용하는 명품이라는 단어의 다른 의미는 ‘모범’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전적 의미로 ‘본받아 배울 만한 본보기’라는 모범이 된다는 것, 타인의 본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시대사회상에 따라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의미는 변해왔습니다.

세계화시대를 사는 오늘 21세기 교육현장에서 사용되는 모범의 의미는 종전의 모범의 의미까지 담고 있는 확장된 단어인 명품이라는 어휘가 더욱 적절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학교라는 장에서 만나고 있는 아이들은 각자가 유·초·중등 시절을 한 번밖에 가질 수 없는 소(小)우주들입니다. 그래서 교사는 아이들 앞에서만은 매사에 완벽한 명품 교사가 되어야 할 책무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명품 교사는 인간에 대한 배려,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는 따뜻한 감성의 감정 이입 능력과 사랑과 헌신이라는 평범하지만 본질적인 자질이 필요합니다.

마주 대하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마다의 삶은 저마다 다르기에 하나하나의 존재의 차이를 다르게 감지할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갖추는 것이 명품 교사로 거듭나는 필요충분조건인 것입니다. 명품 교사는 시대를 읽는 안목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바탕이 된 교육적 처방들을 자신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의 자아실현을 돕는 교사, 존경받는 선생님으로서 변화된 시대사회상에 부합되는 교사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수업을 받는 것이 아니고 교사를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수업 내용이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심지어, 교과목마저 잊어버린 때라도 여전히 학생들은 교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교사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지 수업 내용이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교사는 교육의 알파요 오메가이며 교육의 성패는 바로 교사에게 달려 있다고 할 것입니다.

2011년 오늘은 교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습조력자 및 훈육자, 불안제거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며 동일시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식자원으로서의 역할과 아울러 집단지도자로서의 충실한 역할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그들의 꿈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그들이 마음껏 뛰고 웃으며 다음 세대로서 역량과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명품 교사 노릇을 하는 것입니다.

기왕에 교직에 입문하였으면 제대로 된 명품 교사로 기억되도록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명품 교사로서의 살이를 살아야겠습니다. 이병노<서림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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