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야 듬뿍 매콤한 전복물회 “입맛도네”

부산, 포항 등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서는 삼계탕, 보신탕이 아닌 ‘물회’를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손꼽는다. 물회는 어부들이 배 위에서 허기와 숙취를 달래기 위해 갓잡은 고기를 채로 썰어 고추장과 된장에 비벼 먹은 데서 유래되었는데, 물회 중에서도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전복을 넣은 ‘전복물회’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제일로 쳐주는 명품 요리다.

대전에서도 ‘원조 물회’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작년 4월 중구 선화동에 문을 연 ‘참물회’는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꾸준히 입소문을 타면서 초저녁만 되면 주변 직장인 등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자연산 전복을 가늘게 썰고 오이, 배, 모듬 새싹 등 싱싱한 채소·과일에 양념장을 얹어내는 ‘전복물회‘는 이 집의 명실상부한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 했다.

전남 완도에서 매일 공수해 온 전복을 넣어 만든 ‘전복물회’는 해파리, 멍게, 개불 등 수산물과 채소·과일, 그리고 전복회 위로 양념장이 가득해 입맛을 돋우는 특유의 붉은빛이 ‘자르르르~’. 3-4명이 먹기에 충분할 정도로 양도 푸짐하니 더 바랄 것이 없다. 다른 집과 달리 양배추와 양파는 넣지 않는데, 이유인 즉 이들 재료의 향이 강해 다른 식재료의 질감을 떨어뜨리고 수분이 빨리 없어지기 때문에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즐기는 재미가 반감된다고 한다.

보통 물회는 얼음이나 물의 양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데, 이 집의 물회는 나중에 얼음이 녹는 것을 감안해 미리 얼음과 양념장을 최적의 비율로 맞춰 내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 양념장은 태양초고추장에 마늘, 청양고추, 홍고추 등 각종 양념을 갈아 넣은 뒤 24시간 숙성시킨다. 다른 집 물회보다 더 깊고 시원한 맛이 나는 비결이다.

젓가락으로 양념장과 채소를 비빈 후 한 숟가락 입에 넣으니 바다의 향을 품은 전복의 쫄깃한 질감과 아삭아삭한 채소가 매콤새콤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자아낸다. 전복회와 채소를 적당히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국수나 밥을 말아 후루룩, 훌훌 마시니 칼칼하고 시원한 맛에 무더위에 지쳐버린 온몸에 활력이 불끈불끈 솟아오른다. 특히 찬 국물에 말아먹는 따스한 흰 쌀밥은 고슬고슬하고 달짝지근해 입에 착착 달라붙으니 최고의 별미가 따로 없다. 국물에 ‘잠깐’ 묻혀 먹어도, ‘충분히’ 말아 먹어도, 같은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느낌의 참맛에 입은 그저 즐겁기만 하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손님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시래깃국이 같이 나오는데 속을 달래주기에 손색이 없으니 매콤한 물회와 환상궁합을 자랑한다.

한 가지 더. ‘막회’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외모는 못생겼지만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자연산 삼식이’를 맨손으로 직접 마사지해 손질한 덕분에 물기가 싹 빠진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고추된장참기름에 ‘쿡’ 찍어 특제 양념장에 버무린 채소와 함께 깻잎에 싸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이다. 이번 여름엔 포항식 ‘물회’ 요리로 입맛도 살리고 더위도 날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는 건 어떨까. 영업시간 오후 4시-오전 4시

△전복물회 4만5000원 △특안주물회 3만8000원 △안주물회 2만8000원 △막회 5만5000원 ☎042(252)5789 70석 가게앞주차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먹으면 먹을수록 매콤한 맛에 중독되는 게 ‘물회’의 진정한 매력이죠. 대전시민들이 포항 원조 물회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설인수(52) ‘참물회’ 사장은 초심이 깃든 변함없는 서비스와 맛으로 손님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한정식 등 15년의 경력을 지닌 베테랑 요리사 김남식(39) 실장은 지역민의 입맛에 맞는 특화된 고추 양념장을 개발해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김 실장은 “물회는 새콤한 양념장과 상큼한 채소를 곁들였기 때문에 회를 잘 못 드시는 분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며 “앞으로도 오직 최고의 맛과 정성으로 승부하겠다”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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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수(52) ‘참물회’사장
설인수(52) ‘참물회’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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