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날개를 달고 있다. 5월까지 누적수출액은 2272억 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 1793억 달러에 비해 26.7%가 늘었다. 수출품목도 석유제품과 무선통신기기, 선박, 자동차 등 다양한 품목에서 최고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수출은 5월에만 24.7% 증가한 51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중국 19.8%, 일본 36.8% 등 각국과의 수출성장세도 눈부시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가 올해 목표한 수출 1조 달러를 넘어 1조 1000억 달러 시대를 열게 될 전망이다. 세계 9번째다.

지역업체들의 수출실적은 더 눈부시다. 대전 17억 달러, 충남 237억 달러, 충북 59억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13억 달러, 205억 달러, 38억 달러였다.

무역수지만 보면 지역이 대한민국을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무역흑자 규모는 107억 달러.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 128억 달러의 90% 규모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중요한 것은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올 1분기 대외의존도가 9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을 통해 먹고 사는 우리 입장에서 수출은 국가경쟁력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초 정부나 민간연구소 모두 수출을 낙관적으로만 보지는 않았다. 지금도 그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원자재값 상승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는 여전하고 미국경제는 상당기간 침체가 지속되는 ‘러프패치’에 빠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반기에 우리 수출전선에 언제든지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다.

불안한 대외요인 속에서 우리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타가 FTA의 활용이다. FTA를 통해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을 뿌리치고 우리만 달릴 수 있는 ‘FTA 고속도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EU FTA가 발효되는 1일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FTA 효과는 지난해 수출에서도 나타난다. 우리가 맺은 FTA 체결국가나 경제권은 모두 16개. FTA 체결국과의 지난해 수출은 711억 달러로 33.8%가 늘었다. 수입은 597억 달러로 30.2%가 증가했다.

FTA의 성과 속에 7월 시작되는 한-EU FTA가 우리 경제에 던지는 의미는 클 수밖에 없는데 지금까지 EU시장은 우리에게 그리 낙관적이지가 않았다. 한국의 EU시장 점유율도 2% 후반대에서 수년째 정체되고 있다. 지난해 EU시장 점유율은 2.6%다. 전년에 비해 0.1%떨어졌다. 중국은 19%로 매년 2%가량 성장하고 있다. 미국은 11.4%, 일본은 4.3%로 우리보다 더 큰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인구와 GDP, 국민소득 기준에서 EU 전체를 이끌고 있는 서유럽 15개국에 대한 비중은 줄고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동유럽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EU와의 FTA가 시작되면 이러한 시장환경에 큰 변화가 올 것은 분명하다. FTA를 제대로 활용하면 우리 경제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향후 10년간 5.6%가 늘어나고 서비스업 22만 명과 제조업 3만3000명 등 25만여 명의 고용증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제 시작된 FTA를 통해 장밋빛 전망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FTA를 통해 EU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FTA를 체결한 만큼 이들보다 앞서 싼 가격으로 유럽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도 우리의 FTA에 자극받아 EU와의 FTA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이 체결하는 데에는 대략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야 FTA 효과를 거둘 수 있다.

FTA를 통한 수출증대는 다시 성장으로 이어지고, 경제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면 청년실업문제의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10년 내 수출입이 아닌 수출로만 1조 달러도 기대해볼 수 있다.

우리 수출은 10년 전 세계 13위에서 FTA 체결 후 지난해 세계 7위에 올라섰다. 이제는 EU, 미국과의 FTA를 통해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제치고 수출 ‘글로벌 톱 5’에 올라설 수 있다. 수출의 새 날개가 FT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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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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