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반포면 봉곡리에 위치한 ‘엄마의 식탁’은 우리 농산물과 천연재료를 이용해 정성과 노력이 깃들어 만들어진 ‘갖가지 웰빙 자연식 코스 요리’를 선보이며 다채로운 ‘한국의 맛’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동학사 박정자 삼거리 인근에서 5년간 영업을 해오다 최근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집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음 속에 그리던 바로 그런 맛들을 고풍적인 분위기에서 편안하고 조용하게 즐길 수 있다.

보통 식당에선 양념 맛이지만 ‘엄마의 식탁’에선 조미료 사용을 전혀 하지 않아 재료 그대로의 맛이 살아있어 모든 음식이 담백하고 맛깔스럽다. 때문에 모든 음식들이 연세 지긋하신 분들도 단번에 매료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연잎정식’, ‘청포정식’, ‘우엉솥밥정식’. 음식을 주문하면 따뜻한 결명자차와 함께 입맛을 돋우게 하는 해파리냉채, 녹두전, 우엉채조림, 가지조림, 버섯조림, 달랭이무 짱아찌, 흰콩자반, 된장소스 고추, 연근 초절임, 배추김치, 된장찌개 등 한정식을 방불케 하는 맛깔스럽고 정갈한 반찬들이 한 상 가득 수놓는데 색다른 맛과 함께 푸짐한 양이 마음에 쏙 든다.

잣, 은행, 대추, 강낭콩, 밤, 호두, 팥 등 갖가지 견과류와 찹쌀을 연잎에 싸서 지은 연잎영양밥은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맛에 연잎의 은은한 고유의 향과 찹쌀의 쫀득쫀득한 맛까지 더해져 그 맛이 일품이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밥을 한 술 뜨면 ‘달콤·고소·향긋·쫄깃’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맛이 입안을 더욱 즐겁게 한다.

청포정식은 야들야들하고 탱글탱클한 청포묵과 김, 미나리 등 오색 고명을 얹어 가정 식단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청포묵밥을 맛깔스럽게 재현해 냈다. 간장을 살짝 얹어 살살 비빈 후 입에 떠 넣으면 부드러운 청포묵과 갖가지 고명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파릇파릇한 자연을 머금은 듯 싱그럽고 상큼하다. 우엉을 잘게 채썰어 은행, 목이버섯을 함께 넣고 지은 ‘우엉솥밥’도 간장을 넣고 쓱쓱 비벼먹으면 아삭아삭 우엉의 은은하고 깊은 향이 코끝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진다.

여유와 평온함이 넘치는 전원농촌 풍경을 곁에 두고 친정엄마의 마음과 손맛으로 준비한 갖가지 웰빙 음식들을 한 접시 한 접시 비우다 보면 어느새 가슴 속까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 ‘엄마의 식탁’에서 이번 주말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한국 전통의 맛을 다양하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연잎정식(1인분, 2인이상 주문) 1만5000원 △청포정식(1인분, 2인이상 주문) 2만원 △솥밥정식 1만5000원. ☎041(881)8212. 60석 가게앞주차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음식은 무척 예민해요. 요리를 만드는 사람의 자세와 컨디션에 따라 고유의 맛을 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거든요. 쌀 한 톨 한 톨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조리하면 재료 속에 머금은 본래의 맛이 살아나고 먹는 사람들도 즐거워지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죠”

‘엄마의 식탁’ 주인 임정례 씨는 음식은 요리사와 식객을 하나로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요리사가 정성껏 조리한 음식은 손님들이 천천히 여유를 가지며 음미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슬로 푸드 예찬론’도 잊지 않았다. 우연히 접한 자연음식 요리를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임 씨는 “제가 만든 음식이 환경을 보존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자연주의 정신을 새롭게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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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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