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오정동 복지만두레

대전 대덕구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은 매년 독거노인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열고 있다. 사진=오정동 주민센터 제공
대전 대덕구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은 매년 독거노인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열고 있다. 사진=오정동 주민센터 제공
대전 대덕구 오정동은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의 분기점으로 공업시설과 주거시설이 혼재한 곳이다. 1970년대까지만해도 대전천을 따라 대부분이 농사를 짓는 지역이었지만 한남대학교가 들어서고 1980년대 후 신 시가지가 들어서면서 대덕구의 중심지가 됐다.

하지만 오정동에는 점차 서구와 유성구 등 신도심의 비싼 집값을 피해 반전세, 월세를 찾아 독거노인들이 모여들었다.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은 운영위원 40명과 봉사자 20명이 한 마음으로 뭉쳐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친자식같은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효자 만두레=김영태(53) 오정동 복지만두레 부회장은 “독거노인이 많다보니 우리들이 제2의 자식이 된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한다”며 “내 것을 베풀며 타인과 함께 할 수 있으니 행복하고 남을 섬김으로서 진정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은 철길 아래 들어앉은 쪽방부터 월세방을 전전하는 복지사각지대의 독거노인들을 봉사활동의 주된 대상으로 삼는다. 서류상 자녀가 있어도 사실상 버려지다시피한 독거노인들은 봉사자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굳게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원들은 그들에게 밑반찬을 전달한다는 명분으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그동안 쌓인 빨래와 설거지, 청소 등 잡일을 도맡아 한다. 더이상 손쓸 방도가 없을 정도로 낡은 침구와 곰팡이만 잔뜩 피어있는 냉장고, 밥통을 치울때마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함을 새삼 느낀다.

회원들이 처음 독거노인세대를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펼때는 주위에서 이런 마음을 몰라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제는 복지만두레 활동이라면 절로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고 있다.

◇오정 희망나눔센터=오정동 복지만두레는 다른 지역 복지만두레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밑반찬 전달이며 매년 명절마다 송편전달, 독거노인을 위한 생일잔치, 김장김치 담그기 등을 거르지 않고 실시한다. 오정동 복지만두레는 다른 동과 달리 행사를 위한 장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덕구에서 마련해 준 오정 희망나눔센터가 있기 때문이다. 오정희망나눔센터는 복지만두레 회원들이 대덕구의 지원을 받아 반찬을 만들기 위해 요리를 하거나 생신잔치를 하기 위한 상차림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처음 만두레 활동 초기에 마땅한 장소가 없어 동 주민센터 복도에서 김치를 담그곤 하던 회원들에게는 요긴한 공간이자 복지 서비스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전국적인 사랑의 손길=오정동 복지만두레는 회원들이 1년 간 집행하는 후원금 예산만 해도 3000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통이 큰 만두레로 유명하다. 회원들은 오정동에 자리한 산업체들을 하나하나 방문해가며 후원을 호소하는가하면 오정동에 지사를 두고 있는 타 지역 업체에까지 후원을 받아내면서 만두레의 재정적 기반을 튼튼히 다졌다. 처음에는 본사도 아닌 지사가 있는 지역의 후원을 내키지 않던 업체들도 하나 둘 복지만두레의 진정성을 알아가면서 ‘후원한 만큼 우리에게도 복이 오는 것 같다’며 자발적인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지역 내 한 웨딩홀을 빌려 마을 독거노인 중 칠순이 된 사람과 생일을 맞은 사람 50여명을 한 자리에 초대해 큰 잔치를 열고 독거노인들을 모시고 소풍 떠나기, 1가정 1결연 맺기 등 봉사활동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오정연 기자 ohsurprise@daejonilbo.com

사진=대전 대덕구 오정동 주민센터 제공

사진설명1=대전 대덕구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이 독거노인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마련했다.

사진설명2=대전 대덕구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이 지난 18일 지역 내 독거노인들과 함께 효도관광을 다녀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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