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학습에 나타나는 아이 특징

Learning Style 3

지난 칼럼에서 필자의 어린 시절의 학습유형을 예로 들며 각자의 학습형태가 다른 것에 대해 깊이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과거 필자는 소리언어를 문자언어로 배움의 과정이 전환될 때 보통의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어려움을 겪었다. 늦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글을 읽을 때 아직도 속도를 내어 읽지 못하고 천천히 읽으면서 내용을 모두 파악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또한 글을 읽으면서 공부를 하는 것 보다 공부의 상황이나 그림 등 연관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연상하며 외우기를 좋아하고, 그렇게 해야 기억하기 쉬웠다.

이런 필자의 학습 방법은 많은 장점이 있다. 많은 양을 학습할 수는 없지만 학습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번 반복하지 않아도 되고 오래도록 기억한다는 것을 다른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학습한 부분에 대해 이해를 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공부하는 동안 눈을 자주 감고 연상을 했다. 때론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를 했다.

시험공부를 한다고 방에 들어간 딸이 무엇을 하는지 몸을 가만히 두지 않고 계속 흔들어 대고 소리를 내는 것을 필자의 어머니께서 보시고는 “너는 공부를 하는 거니, 지휘를 하는 거니?(한참을 빤히 쳐다보시더니) 지휘자가 되든지….”하시고는 알아서 하라는 듯이 자리를 피하곤 하셨다.

몸을 많이 움직인 이유는 책을 읽으며 잘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을 때, 마치 눈앞에 도화지가 있는 것처럼 그림과 상황을 정리하며 허공에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누구든 이 모습을 보면 헛웃음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지금도 학습으로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특별히 정확하게 해야 하는 일들이 있으면 이렇게 하곤 한다. 그러면 정말 ‘그림처럼’ 머릿속에 정리된다.

필자와 같은 유형은 지극히 문자학습에 약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글쓰기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 이유는 머릿속에 그림처럼 그린 내용을 글로 표현할 때 상대방이 나의 생각을 그림처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 글을 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것 같다.

필자의 예를 보더라도 교과부에서는 필자와 같은 우뇌활용 학습자들이 어느 정도의 비율을 차지할까 정확한 통계를 산출해 보고 교육형태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가정에서도 내 아이의 학습형태가 어떤지 유심히 관찰하고 그 유형에 맞는 학습을 제시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그렇다면 모국어 교육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이 영어학습에도 영향을 줄까?

그것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뇌를 활용하는 방법, 뇌에 저장하는 방법, 자극에 반응하는 방법 등이 뇌가 기억하고 있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 아이가 어렸을 때 모국어 소리언어를 배울 때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어떤 방법으로 접근 할 때 더 흥미를 보이고 효과적이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영어학습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더욱 중요한 시기는 문자를 처음 배울 때이다. 한글을 배울 때 나타내었던 현상들을 Phonics를 배울 때 거의 같은 반응과 결과를 나타내곤 한다. 다만 대체로의 아이들이 Phonics를 배울 때 더 힘들어하고 결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어린연령에 맞는 교수법을 제시하지 못 하였기 때문이다. 학자들에 의하면 모국어의 문자를 학습할 수 있는 연령은 외국어의 문자를 해독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외국어 문자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습을 하는 스스로의 체계가 모국어 학습 시나 외국어 학습 시에 거의 같은 형태로 작동을 한다면, 모국어의 학습유형을 유심히 관찰하여 영어학습에 활용함으로써 예측이 가능한 교육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김선경 EST어학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