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즐기는 ‘100% 국내산 도토리’ 일품

도토리란 훌륭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얼마나 맛깔난지 실감할 수 있는 곳이 시골 아닌 대전 도심에도 있다. 작년 5월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법원 후문 인근 빌딩에 문을 연 ‘도토리나무’에 가면 누구나 부담없는 ‘착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묵밥’, ‘묵채’, ‘묵비빔밥’ 등 다양한 도토리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과거 상수리나무가 많이 있던 시골에서 쑤어먹었던 묵 맛이 그립다면 한 번 방문해 봐야 할 음식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웰빙음식’인 도토리는 허준의 ‘동의보감’에 건강식으로 소개된 바 있으며, 자주 먹으면 몸 안에 쌓이는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고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국내에서는 국립공원 등지에서 자라나는 도토리의 무단채취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전국 어느 도토리묵 음식점을 다녀 봐도 국내산을 사용하는 곳은 찾기가 힘들다고. 이 집에서는 사장 조영기씨가 충북지역 사유림에서 생산한 ‘100% 국내산 도토리’를 지역농협을 통해 전량수매해 신선도는 높이고 가격거품은 쏙 뺐으며, 방문객들이 청정지역에서 채취한 ‘명품 도토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 집의 대표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묵밥’이다. 멸치육수를 우려내지 않고 소고기의 한 부위인 양지육수로 국물을 내는 것이 특징인데, 3개월간 연구 끝에 탄생한 요리이다. ‘멸치육수’는 면을 위한 육수인데 반해 ‘양지육수’는 고유의 향과 담백한 맛을 지닌 도토리묵과 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육수라고 한다. 은행·찹쌀·흑미·당근·대추·고구마·검정콩·조·해바라기씨·쌀 등 10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영양돌솥밥과 특제육수로 맛을 낸 국물, 담백한 도토리묵이 만나면서 세계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최고의 향토 ‘묵 요리’가 탄생하는 것이다.

육수에 밥을 말아 먹으니 아주 개운한 국물과 함께 씹히는 묵 맛이 최고다. 콩나물·새싹·당근채·묵 등 각종 싱싱하고 푸짐한 채소들로 둘러 싸여있어 눈부터 즐거워지는 ‘도토리비빔밥’은 방문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도토리묵 요리와 함께 선보이는 메뉴가 바로 ‘흑돼지삼겹살’과 ‘보쌈정식’인데, 산지에서 매일 공급받아 저온숙성시켜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잡냄새를 없앤 지리산 흑돼지삼겹살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일반 삼겹살구이와는 비교를 거부한다. 상추에 기름장을 푹 찍은 삼겹살과 마늘·쌈장까지 듬뿍 얹어 한입 가득 넣으면 고기와 채소에서 흘러나오는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 보쌈정식은 배춧속 위에 고기 한 점과 무김치를 올리고, 알싸한 마늘 한 조각을 얹은 다음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으면 아삭아삭, 부들부들, 담백 고소한 맛이 금상첨화다.

△묵밥 8000원 △묵비빔밥 8000원 △묵채 5000원 △묵무침 1만5000원 △도토리해물파전 1만원 △보쌈정식 9000원 △지리산 흙돼지삼겹살(150g) 1만원. ☎042(486)3811. 150석 지하주차장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고객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스스로를 속이지 않겠다는 ‘신독(愼獨)’ 상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도토리나무 조영기(45) 사장은 시민들이 100% 국내산 도토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최고의 맛과 친절하고 푸짐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의 도토리요리는 대중들에게 소외된 면이 없지 않다”는 조 사장은 “‘묵 커리’, ‘묵 파스타’ 등 퓨전 메뉴로 외국인들에게도 인정받는 묵 요리를 개발해 세계화·대중화시키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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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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