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로 옷깃을 여미는 때가 없지 않지만,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햇살은 따뜻하고, 새싹과 꽃망울은 소리 없이 부산하다. 얼마나 기다렸던 봄인가? 몸과 마음이 다 함께 기지개 펴는 봄을 맞아, 나무 심기를 제안한다. 푸른 강물의 더욱 유유한 흐름을 위하여, 그 곁을 거니는 더욱 행복한 우리와 우리 후손을 위해.

우리는 해마다 나무를 심는다. 전국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민둥산이었던 우리의 금수강산이 제 면모를 되찾은 것도 이러한 국민적 나무 심기 덕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같은 무조건적 나무 심기에도 일종의 변화가 필요하다. 어떻게 심는 것이 국민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올해 식목일을 전후하여 벌어지는 ‘희망의 숲’ 조성이 좋은 예다. 희망의 숲은 4대강 주변에 국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어 수변 생태공간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범정부 차원으로 추진하는 국민운동이다. 행안부와 국토부, 산림청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여 진행된다.

‘4대강 희망의 숲 나무 심기’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나무를 심음으로써 스스로가 속해 있는 공동체, 바로 우리 지역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희망의 숲’ 조성은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기획되었다. 우리나라 국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해당지역에 식재 예정인 수종 가운데 개인이나 단체가 소유한 것을 옮겨 심을 수 있다. 나무가 없을 경우에는 산림조합이 운영하는 전국 130군데 나무시장에서 싼 가격으로 구매해 심을 수 있다.

참가 신청서 접수 시 숲 이름을 공모해서, 최종 선정된 숲 명칭과 의미에 대한 설명을 알림표지판에 적어 조성구간에 설치할 계획이다. 참가자들의 메시지를 담은 표찰을 개인, 가족, 단체 명의로 나무에 달 수도 있다. 아울러 참가자들이 제출한 추억과 사연 등을 타임캡슐에 담아 20년 동안 보관해 준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환경을 복원해 생명이 넘치는 강을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문화, 레저, 스포츠 활동이 가능한 친수공간 조성을 통해 후손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을 만드는 국토 재창조 프로젝트로,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우리는 21세기형 생태 숲을 만나볼 수 있다. 느티나무, 이팝나무, 왕벚나무, 배롱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팽나무, 산철쭉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4대강 주변이라니 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일인가.

희망의 숲 만들기에 동참하자. 우리 모두의 금강을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강으로 만들자. 전 국민의 동참은 곧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줄 훌륭한 관광명소이자 시민 휴식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그것도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타임캡슐에 추억을 담고, 스스로의 이름과 희망을 새긴 표찰을 단 나무를 심어 보자. 이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의무요 특권이다.

박언상<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사업처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