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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성과 약속

2011-03-09기사 편집 2011-03-08 06:00:00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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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봄이 왔다는 설렘 끝에 만난 추위는 더욱 사람들을 움츠리게 한다. 하지만 그 추위에는 봄의 기운이 스며 있다. 따뜻한 봄의 전령이 그 안에 녹아 봄을 재촉한다. 그래서 꽃샘추위에는 희망이 있고 즐거움이 있다.

중동이 한창 꽃샘추위다. 자유의 꽃천지로 한껏 부풀어 오르는 열망처럼, 꽃샘추위 앞에선 중동인들은 그 추위가 더욱 춥게 느껴질 것이다. 추위가 아무리 춥고 단단해도 봄은 온다. 30여 년 기다려왔던 갈망의 봄처럼 화려하게 봄꽃은 우리 앞에 그렇게 노래하고 드러낼 것이다. 우리 역시 그런 과정을 겪지 않았는가.

중동의 낯선 나라였던 작은 튀니지에서 시작된 북아프리카 및 중동 사태의 여파가 이집트에서 큰 홍역을 치렀다. 시작은 작은 물 잔의 흔들림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가면서 거세지는 폭풍 같은 민주화의 열망은 30년 장기집권을 유지해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하야시켰다.

이에 인접한 리비아 국민들은 카다피 정부의 독재에 저항하여 자유의 분출과 민주화의 갈망으로 전 세계의 집중을 받고 있다.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리비아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역시 급변하고 험난한 시기를 겪고 왔음을 새삼 느낀다. 이제 되돌아보니 참으로 먼 기억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다. 대학생들과 자랑스런 시민들이 민주화와 독재를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들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세월의 흐름으로 사라져 되돌아 생각하는 것도 어렵다. 먼저 경험한 우리이기에 차분하게 중동의 꽃샘추위를 지켜볼 수가 있다. 그리고 마음으로 응원한다. 봄이 오고 있다고, 봄은 이미 여러분들의 가슴에 왔음을 말이다.

중동은 늘 세계인에게 있어 관심의 대상이다. 중동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원유 가격이 춤을 추기 때문이다. 중동의 기침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인에게는 독감이 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지각 있는 사람들은 우려를 한다. 몇십 년 전에 힘들었던 오일 쇼크를 떠올리며 중동을 바라보면서 좋은 결과로 하루속히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도 지나간 겨울에 큰 홍역을 치렀다. 전국 일부 지방만 제외하고는 구제역으로 많은 국민들이 가슴 아파했고, 생매장으로 파묻은 동물들을 동정하는 소리가 높다. 인간의 소비성향이 무고한 동물들의 생매장으로 돌아왔다. 경제적 타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자신보다 더 소중히 생각하고 아끼던 짐승을 보낸 농민들의 가슴은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 지금 그들에게는 우리의 따뜻한 배려가 가장 필요할 때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이런 대화를 하다 보면, 냉소적이지만 답은 하나다. 바로 정치인들이다. 어쩌면 우리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역시 정치인이지만, 가장 지탄을 받고 있는 직업 역시 정치인이다. 그리고 그 정치인들이 우리나라를 잘 살게 하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더욱 우리의 관심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나라 살림을 잘하는 국민의 심부름꾼인 정치인이라는 것보다는, 탈없이 말없이 우리 지역과 우리 생활을 잘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지도자들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약속을 잘 지키고 성실하며 모범이 되는 정치인을 기대한다. 그 기대치가 클수록, 기대에 못 미치기에 우리는 더욱 속상해하고 걱정 아닌 걱정으로 정치인을 본다.

부처님은 대중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크게 네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국민과 주위의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 은혜는 물질적인 것보다도 서로 격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예의로 서로 위해주면서 은혜를 베푸는 것이 정치인의 덕목이다.

또한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부드럽고 고운 말을 쓰고,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국민들을 따뜻하게 재우고 일을 주어 국민 모두가 모든 일을 같이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약속은 쉽게 잊혀지지 않아야 하고, 약속을 한 이상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지도자들은 약속은 어기는 것이 당연한 듯, 자신들의 약속을 지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언제 우리가 그런 약속을 했냐는 듯 약속 지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하는 공약을 약속이라 생각하고 늘 그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기대한다. 정부가 충청권 국민에게 한 약속이 정당한 것을 우리는 믿는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다린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했던 충청권으로 약속한 과학벨트는 이뤄져야 할 약속이다. 실천만이 남았을 뿐이다. 우리는 그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차분히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대전 광수사 장도정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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