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생각해 보지 않던 나는 우연한 기회에 한국말을 배우게 되었다. 모음 21개, 자음 19개를 알면 모든 글자를 쓸 수 있고, 문장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한국이라는 곳이 궁금해졌고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한국생활에서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비싼 음식값이었다. 나는 돈을 아끼기 위해 학교 식당에서 제일 싼 라면으로 주로 끼니를 때웠다. 사실 이 라면 값도 나에게는 부담이 되는 큰돈이었다. 한국의 라면 한 그릇 값이 중국에서는 라면 세 그릇의 값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어려움은 언어소통의 문제였다. 중국에서 나름대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 학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신감은 자만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나의 어색한 한국어에 손님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을 느꼈다. 창피해서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 한국행을 결정했을 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정신을 가지고 즐기면서 생활하겠다’라는 다짐을 기억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말을 잘해야 된다는 마음을 먹었다. 나는 ‘수저’와 ‘숟가락’이라는 간단한 용어부터 구별하고 착실하게 배워 나갔다. 어색하게 발음하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수천 번이고 연습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서 한 개의 단어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했다. 다른 환경에서 여러 사람과 접촉해서 말을 배우기 위해서 아르바이트 장소를 바꾸기도 했다. 수업시간에 졸지 않기 위해 아침부터 공복에 커피 두 잔씩 먹기도 했다. 그러한 노력으로 지금은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나를 한국사람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생겼다.

다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다녔다. 서울의 남산타워, 전주의 한옥마을, 백제유물이 남아 있는 부여, 그리고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 제주도 등 여러 곳을 다니면서 한국의 문화를 느끼고 경험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여러 지방의 방언을 듣게 되었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말투와 단어들로 나의 여행은 더욱더 재미있었다.

시간이 유수같이 빨리 지나갔다. 이젠 한 학기만 더 있으면 졸업이다. 한국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그래서 요즘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꿈은 넓은 세상을 보고 배우는 것이었다. 한국유학을 통해 나의 꿈은 이미 실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더 큰 꿈이 생겼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 준 한국유학생활을 바탕으로 나는 인생을 즐기면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전진할 것이다.

동반반 건양대 문학영상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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