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미 백숙·야채볶음 훈제 색다른 담백한 맛 일품

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대전예술의 전당 인근에 맛깔스런 손맛이 빚어낸 천연 오리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명품 음식점이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대전 서구 만년동에 지난해 11월 개점한 오리구이 전문점 ‘오리 사랑채’가 바로 그곳. 가게 입구를 들어서니 토속적인 느낌의 초가 원두막과 알록달록한 민속 벽화로 꾸며진 깔끔하고 청결한 인테리어가 동심과 향토색 가득한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집은 충북 청주의 직영농장 업체에서 매일 들여온 와인숙성 국내산 오리만을 사용,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고 요리해 맛과 영양을 한층 높여 미식가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상의 웰빙 식재료로 만든 산채 샐러드, 배추 겉절이, 우거지, 약밥, 묵은지, 나박김치, 쪽파버무림, 잡채 등 갖가지 즉석 밑반찬은 직접 손으로 빚어 구워낸 고풍스런 접시에 담겨 한상 가득 정갈하게 차려 나와 메인요리의 입맛을 한껏 돋운다. 정철희 사장의 구수한 인심과 깔끔한 반찬 맛에 반한 손님들이 3-4번 리필하는 것은 다반사일 정도다.

이 집의 주 메뉴는 오리훈제와 흑미오리백숙. 오리훈제는 큼지막한 불판에 콩나물, 시금치, 부추 등 신선한 채소와 곁들여 나오는데, 기름기를 쏙 뺀 오리훈제는 고기 맛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며 한약재를 첨가한 덕분에 오리에서 날 수 있는 군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고소하다. 갖가지 채소와 훈제 속살을 흑임자, 땅콩, 배 등을 갈아 만든 특제소스에 찍은 후 삭힌 고추와 함께 김에 싸서 한입에 넣으니 달콤한 육즙, 새콤한 소스와 채소의 아삭아삭함이 한데 어울려 최고의 진미를 자아낸다. 때때로 칡거리, 쑥, 봄동을 무쳐낸 산채 샐러드나 겉절이와 같이 즐겨도 별미로 손색이 없다.

오리를 깨끗하게 손질한 뒤 황기, 당귀 등 각종 자연산 약재와 함께 9-10시간 푹 고아낸 진한 육수를 넣고 은행, 인삼, 대추, 밤, 그리고 공주산 찹쌀을 한꺼번에 끓여낸 흑미오리백숙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약재와 고기, 흑미에서 우러난 맛으로 간을 맞춰 느끼하지 않으며 뒷맛이 개운하고 담백하다. 또한 한약재 덕분에 고기가 풀어지지 않고 쫄깃하면서도 고기 사이에 은은한 향이 배어 있다. 끓일수록 진해지는 국물을 한술한술 뜨다보면 전신에 온기가 확 퍼지며 원기가 회복되는 느낌. 국내산 찹쌀만을 사용한 쫀득쫀득한 찰밥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국물에 말아먹으면 더욱 일품이다. 배, 사과, 키위 등 과일과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한 오리 주물럭은 살짝 매콤한 맛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또 오리고기를 갈아 한약재와 채소, 다시마로 육수를 내 끓여낸 뚝배기탕의 얼큰한 맛도 해장을 위한 직장인들에게 대박 예감이다.

△오리훈제(1인) 1만원 △오리백숙 4만3000원 △뚝배기탕 6000원 △오리주물럭(1인) 1만2000원 △들깨수제비(후식 2인 이상) 2000원 ☎042(476)5292. 100석 전용주차장.

글·사진 이지형 기자 ljh80@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개점 준비를 위해 2년간 전국 오리 음식점만 300여 군데를 다니며 오리요리 연구에 매진해 온 만큼 이제는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명품 음식으로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일만 남았네요”

정철희 사장은 국내 유명 호텔 조리사를 찾아가 흑임자 특제소스의 비법을 전수받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장모님도 인천에서 청정 고기집을 운영하며, 주방 조리사들도 친지분들이라 명실공히 ‘웰빙음식 가족’. 정 씨는 “앞으로도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방문객들이 믿고 즐길 수 있는 오리요리의 맛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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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희 사장
정철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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