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9년 7월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 1억 원을 받은 신모(42)씨는 요즘 대출이자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당시 이자는 연 5.07%로 1억 원을 만기 일시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 이자는 월 42만2500원으로 부담은 됐지만, 집을 장만했다는 생각에 참고 견딜 수 있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CD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어느새 연 6.26%가 됐다. 이자는 월 52만6666원으로 전보다 10만4166원 늘었고, 연간 124만9992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는 것.

신씨는 “금리가 계속 오른다고 하는데 앞으로 내야할 이자를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2. 지난해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사 온 직장인 이모(53)씨는 서울의 아파트를 처분한 뒤 대전에서 30평대 아파트를 구입하고도 남은 1억2000만원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주위 사람들 중에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아서인지 주식투자 만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아내와 약속을 했고, 그렇다고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금액이 부족했다.

마땅히 돈을 보관할 곳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연 3%대의 은행 정기예금에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은행의 예금금리가 4%대를 회복하고 점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고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예금금리가 너무 낮아 은행예금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금리가 점점 오르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이 돈은 퇴직 후 아내와 함께 생활할 밑천이기 때문에 함부로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없었는데 은행 금리가 올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연일 상승세다.

여윳돈이 있어 현금을 보유하고도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사람들이야 쾌재를 부르겠지만, 적게는 수 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 만원까지 은행 대출을 끼고 있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저점을 찍고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는 현재야 말로 재테크 전략을 새로 짜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달 정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견은 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어 한은이 1분기 중으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고, 연내 2-3차례 인상이 예상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상품 금리가 덩달아 오르고 있고,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은 단기로, 대출은 고정금리로 바꾸는 것이 재테크의 상식이다.

전문가들도 “정기예금의 만기를 짧게 가져가라”거나 “급격히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면 단기예금 가입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라”, “주식과 연계된 재테크 상품에 투자하라” 등의 조언을 내놓고 있다.

예금은 만기가 짧은 상품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굴리는 게 금리상승기 투자의 정석이다. 만기가 긴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할 경우 향후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이 나올 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은행예금이 만기가 돌아왔거나 여윳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가 금리상승을 노려 단기 회전식 예금을 이용할 만하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시중은행이 연 4%대 초반, 저축은행은 4%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금융권의 화두 중 하나가 ‘실질금리 마이너스’였던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된 셈이다.

또 최근 주가 상승세를 반영한 주가연동예금(ELD)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데 다른 부담감으로 하락할 수도 있는 만큼 되도록 원금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

통상 금리 상승은 주식 투자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현 시점을 금리상승기라기보다는 금리 인하 국면이 마무리된 시점으로 보게 되면 오히려 주식을 투자하기에는 좋은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보다 대외변수에 더 취약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적립·분산식 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안전하다는 조언도 많다.

문제는 여윳돈 없이 대출금만 있는 서민들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처럼 대출 규모가 큰 경우에는 꼼꼼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금리상승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출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 대출도 있고, 예금도 있는 가정이라면 예금을 해지해 대출을 갚는 게 일반적인 재테크 상식이라는 설명이다.

또 대출 갈아타기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시장금리가 바로 연동되는 CD금리 연동 대출보다 금리 변동성이 작은 코픽스 연동 대출로 전환하는 방법이나, 고정금리로 묶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좋다고 권유한다.

은행과 신용등급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CD금리 연동 대출 금리가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 금리보다 0.5-1.0%포인트 가량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더라도 변동금리 대출보다 연 1.0%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충분히 오르지 않으면 이익을 보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해 전략을 짜야 한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 5년 이하 단기 대출은 변동금리가, 그 이상 장기 대출이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종구 기자 sunfl1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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