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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등재 소멸왕조 도시 유적

2011-02-10기사 편집 2011-02-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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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시리아 ‘다마스쿠스’

공주·부역역사유적지구처럼 소멸한 왕조의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례는 더러 있다. 인도 함피유적(1986년), 베트남 후에(1993년), 시리아 다마스쿠스 구 시가지(1979년)가 대표적이다.

특히 인도 함피유적은 수도 기능과 함께 번영했던 역사 흔적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주·부여유적의 유력한 비교대상이다.

함피는 6세기부터 힌두왕조의 성지였다. 1336년 비자야나가라 왕국의 수도로 인구 50만의 대도시였고, 1565년 무슬림에 정복되기 전까지 면화, 향신료 무역으로 번성했다. 도시 곳곳에 남은 남인도 드라비다양식의 사원 12곳과 신전, 목욕탕이 대표적인 유적이다.

머리 부분이 층을 이룬 피라미드식 지붕의 사원들과 악사, 동물, 병사 등의 부조가 새겨진 담장이 일품이다. 궁정지역은 왕의 기단과 왕비의 목욕탕, 아치형의 복도 천장을 지닌 로투스마할 등의 유적이 있다.

베트남 후에기념물 집중지대는 마지막 왕조인 응우엔의 수도다. 1949년 수도가 사이공으로 이전하면서 기능을 잃었고, 1차 인도차이나 전쟁과 60년대 내란, 베트콩의 공습으로 파괴됐지만 재건 작업을 거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왕궁, 박물관, 도서, 불교사원과 무덤이 곳곳에 산재돼 있다. 2003년에는 궁정음악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대표적인 유적인 후에성은 동아시아 도성사에서 가장 마지막에 구현된 중국식 도성이지만 같은 시대 유럽의 영향을 받는 독특한 양식미를 갖췄다. 카이딘 황제릉과 민망 황제릉의 명루정, 드넓은 흐엉강(香江) 등이 볼거리다.

‘동양의 진주’라는 별칭을 가진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는 지구상 현존하는 도시 중에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3500년 동안 인적이 끊긴 적이 없다.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히랍, 나바티안, 로마, 비잔틴, 이슬람 문명까지 각각의 문화를 간직한 유적들이 집결돼 문명의 흐름을 알수 있는 귀중한 곳이다. 다마스쿠스의 상징인 오미아드 모스크는 각 문명의 성전으로 사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기원전 2000년까지 아랍인들의 폭풍과 번개의 신 ‘하다드’의 신전으로 사용했고, 로마시대에는 주피터 신전, 비잔틴 시대에는 세례 요한의 사원이 됐다. 이후 아랍의 지배 아래 이슬람 제4의 성적(聖蹟)인 우마이야 모스크로 이름이 바뀐다.

여러 문명의 교차 속에서 현재 이슬람 도시이면서도 기독교 교회와 유대교 사원이 공존하며 각 종교 공동체가 자치권을 가진 곳이다. 사도 바울이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려고 왔다가 성스러운 예수의 발현 모습을 보고 뉘우쳐 독실한 사도가 됐다는 사도 9장의 도시이기도 하다.

권성하 기자 nis-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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