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필리핀행이 확정되고 나서 걱정이 앞섰다. 그 이유는 얼마 전 필리핀에서 일어났던 버스 납치 사건 때문이었다. 또한 학교에서 있었던 수차례의 OT를 통하여 저희가 받았던 교육은 상당수가 안전에 관한 교육이었기 때문에 가족들과 친지들 그리고 친구들은 저를 축하해 주기도 했지만 항상 마지막에는 신변의 안전을 걱정했다.

필리핀이 우리나라보다 후진국이라는 생각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그 나라의 국민들까지 낮게 보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필리핀을 다녀온 지금에서는 정말 부끄럽다. 필리핀 사람들이 오히려 한국 사람들보다 정이 많다고 느꼈다.

필리핀 유학생활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저에게 진정을 다하여 대해주었고 특히 어학당의 선생님들은 15일 오전 저희가 기숙사를 출발할 때에 찾아오셔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배웅해주었다.

제가 느낀 바로는 국민의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교통 및 준법의식 같은 경우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혹자는 필리핀 사람들이 항상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갑을 노리는 날강도라고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했다. 내가 경험해본 바로는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인 필리핀에 나가서 주인의식을 갖고 그들을 무시하며 막 대하기 때문에 그들도 우리를 다르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 대 사람으로서 다가갔을 때 진정한 상호관계를 만들 수 있음을 배우게 된 기간이었다.

필리핀에 도착한 뒤 그다음 주 월요일부터 바로 1:1 수업 4시간과 그룹수업 4시간씩 총 8시간의 영어 수업을 했다. 대화수업의 경우 영어로 말하는 것에 있어서 자신감을 불어넣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며 그룹수업 중에 하는 발표수업의 경우 미흡하지만 영어로 사람들을 리드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에 더욱더 예습을 철저히 해야만 했다.

15주라는 기간은 솔직히 영어회화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아쉬움이 많았다. 물론 타지 생활이 힘들기는 했지만 우선 목표가 개인 영어실력 향상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기숙사 안에서는 그다지 영어를 쓸 일이 없었지만 그래도 밖에 나갔을 경우 현지인들과 영어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해외어학연수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문법 수업의 경우 영어 문법 자체를 영어로 설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가 잘 되었던 것 같다. 이유는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의 애매한 표현들의 경우 차라리 영어로 설명을 듣는 것이 상황을 이해한 뒤 문법을 이해하는 방법이라 부분부분이 아닌 흐름으로써 영어를 이해할 수 있어 더욱 영어가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어학당의 교육과정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배우는 학생의 입장으로서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필리핀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나의 대학생활에 소중한 추억과 더불어 내 인생에 있어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홍승재 대전대 패션디자인비즈니스학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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